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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소, 케이티 페리(Alesso, Katy Perry) ‘When I’m gone’ (2022)

평가: 1.5/5

케이티 페리의 마지막 히트곡은 2017년에 공개한 ‘Chained to the rhythm’이고 그로부터 3년 후에 발표한 앨범 < Smile >이 부진하자 그는 초조했다. 유행에 뒤쳐진 것을 직감한 이 ‘캘리포니아 걸’은 트렌드를 전담할 막강한 조력자로 스웨덴 출신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 알레소를 선택해 일렉트로닉 음악 강국인 스웨덴의 음악 감성을 수혈 받았다.

인기의 중심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자신을 의식한 듯 절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직설적인 가사와 클럽을 지향한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는 기성복을 착용한 것처럼 불편하다. 2분 40초라는 짧은 러닝타임에서 선명한 멜로디 훅도 없는 이 곡에서 케이티 페리는 유머를 잃었고 자신감도 상실했다. 초기 레이디 가가의 음악이 연상되는 도입부가 나약해진 자존감의 증거. 한 앨범에서 무려 8곡의 빌보드 탑 텐 히트곡을 배출한 대형 팝스타의 부진을 바라보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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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 스티브 아오키(Alok, Steve Aoki) ‘Typical (Feat. Lars Martin)’ (2021)

평가: 3/5

코로나 19로 움츠러들었던 축제의 주인공 EDM이 여름 페스티벌과 함께 깨어났다. 이 흐름이 힘을 잃기 전에 EDM 스타 알록과 스티브 아오키는 연말 파티 시즌을 겨냥한 ‘Typical’로 다시 움트는 신에 생동감을 더한다. 그러나 2019년 케미컬 브라더스의 ‘Do it again’을 실험적으로 리메이크했던 두 디제이도 얼어붙은 댄스 플로어 앞에선 조심스럽다.

알앤비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라스 마틴의 보컬 피쳐링은 날 선 전자음을 녹녹하게 만들고, 포인트를 집어주듯 ‘Typical’을 반복하는 간결한 구성은 가볍게 즐기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다. 빗발치는 사운드를 정제해 만든 세련미는 페스티벌의 뜨거운 열기를 감당하기에 유약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모인 홈파티에 알맞다. 부드럽게 태세를 전환한 전자음이 우리가 아직 위드 코로나에 머물러 있음을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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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로신크란츠(Claire Rosinkranz) ‘Don’t miss me’ (2021)

평가: 3/5

최근 몇 년간 대중음악 현장에선 소셜미디어 틱톡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릴 나스 엑스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여러 스타를 탄생시켰다. 2004년생 싱어송라이터 클레어 로신크란츠도 1인 미디어를 통한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입지를 다지며 상승기류에 올라탔다. 두 번째 미니앨범 < 6 Of A Billion > 이후 4개월 만인 11월 발매된 신곡 ‘Don’t miss me’ 역시 전작들의 기조를 이어 간결하고 빠르게 Z세대를 겨냥했다.

2분이 조금 넘는 짧은 분량이지만 짜임새 있다. 쉬는 구간 없이 멜로디로 가득 채운 구성과 상처받기 싫어 진지한 사랑을 거부하고 썸만타고 싶은 마음을 풀어낸 직설적인 가사 모두 불필요한 시간 낭비 없이 솔직하게 취향을 소비하는 현재와 닮아있다. 반복되는 편곡의 틈새마다 들리는 전기기타 라인도 재미를 주는 지점. 특정 입맛에 맞춰진 요리답게 다수가 깊게 음미할 여지가 모자라지만 직접 만든 결과물로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은 분명 눈여겨 볼만하다. 흐릿한 소문이 구체적인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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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 ‘Bite me’ (2021)

평가: 2.5/5

돌아왔다. 웰컴 투 2000년! 얼마 뒤 발매할 정규 7집의 선 싱글인 ‘Bite me’는 데뷔 초 에이브릴 라빈의 모습 그대로를 복각한다. 팝 펑크. 달려 나가는 드럼과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가 그때 그 시절을 소환, 향수 가득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Sk8er boi’, ‘My happy ending’, ‘Girlfriend’ 등 비슷한 질감을 가진 곡들이 연이어 떠오르는 와중 이 귀환이 유독 반갑게 느껴진다. 이별, 섹스를 논하는 가사는 어설프게 사랑을 논하지 않고 강하고 세게 이 만남의 주도권이 내게 있음을 말한다. 늘 그랬듯 끌려가지 않고 영합하지 않고 내 것을 하는 팝스타의 행보가 반갑다.

가장 잘하는 것을 손에 쥔 에이브릴 라빈이 서서히 시동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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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라이프(Westlife) ‘My hero’ (2021)

평가: 2.5/5

다년차 아티스트에게 필연적으로 ‘변화’와 ‘고수’라는 기로가 찾아온다고 가정한다면, 2018년 재결성 소식을 알리며 활동을 재개한 팝 보컬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선택은 전자에 가깝다. 에드 시런이 작곡에 참여해 EDM 스타일로의 개편을 꾀한 ‘Hello my love’을 전작 < Spectrum >의 타이틀로 내건 것부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했다. 실제로도 이 작품에 속한 ‘Dance’나 ‘L.O.V.E.’ 등의 트랙은 그룹이 가진 연차와 네임밸류를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당시 현존하는 팝 경향에 맞닿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12번째 정규작 < Wild Dreams >의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My hero’는 중도의 입장에 가깝다. 그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건반과 공명을 버무린 진득한 발라드를 주된 작법으로 내걸었지만, 현 주류 시장에 어울릴 만한 공정을 거쳤다. 이름이 비슷한 히트 넘버 ‘My love’와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팝 신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애드 시런과 초기작부터 연을 맺어온 스티브 맥(Steve Mac)의 참여가 정직하게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창의적인 멜로디나 화음부에서의 임팩트는 조금 부족하다. 다만 향후 발매될 앨범을 위한 소개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20년 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많은 장수 그룹 중 지금의 웨스트라이프는 분명히 자생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