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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No reason’ (2023)

평가: 3/5

케미컬 브라더스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전자음악 그룹이다. 일레트로니카 본연의 음향 쾌감에 대중성을 가미해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테크노와 하우스를 인기 장르로 끌어올렸다. 프로디지, 팻 보이 슬림과 더불어 전자음악의 한 조류인 빅 비트의 선구자로 불리며 삼십여 년간 롱런하고 있다.

2년 만의 싱글 ‘No reason’도 신나고 감각적이다. 다프트 펑크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떠오르게 하는 베이스라인에 소리 인장을 채워 넣었다. 깔끔한 편곡이 30년 공력을 발휘했지만 2001년 작 < Come With Us >의 ‘Hoops’나 ‘Star guitar’ 속 인스트루멘탈 마력이나 2015년 곡 ‘Go’의 펀치력이 부재하다. 2021년에 발표한 싱글 ‘The darkness that you fear’와 더불어 신보의 다채로움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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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해리스, 엘리 굴딩(Calvin Harris, Ellie Goulding) ‘Miracle’ (2023)

평가: 2/5

기존의 강렬한 EDM을 덜어내고 펑크(Funk)를 끌어와 휴양의 색채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 Funk Wav Bounces Vol. 1 >는 캘빈 해리스의 커리어의 기록적인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연작의 형태로 발매된 < Funk Wav Bounces Vol. 2 >가 얻은 호응은 결코 직전만 못했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룩한 작법을 반복했음에도 쓴맛을 본 그는 이번 ‘Miracle’을 통해 전환 이전으로의 회귀를 시도한다.

익숙한 이름인 엘리 굴딩을 다시 한번 초대하고 고전적인 유럽식 트랜스로 일관하며 초기 명성을 견인한 작법을 재현하나 결과는 확실히 이전만 못하다. 구성과 색채에서 전형성을 강하게 드러내며 ‘This is what you came for’, ‘Outside’, ‘How deep is your love’ 등 이전 트랙들을 자연스레 연상시키지만 초중반부의 보컬과 비트의 결합이 조화롭지 않을뿐더러 소리가 대단히 신선하지도 않기에 만족도는 보다 떨어진다. 중후반부에 와서야 비로소 구색을 갖추는 특유의 폭발력만이 그의 예전 모습을 상기시켜줄 뿐, 이후 행보에 청신호를 켜기에 아직은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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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리, 민니 ((여자)아이들)(Anne Marie, Minnie ((G)I-DLE)) ‘Expectations’ (2023)

평가: 2.5/5

귀에 쉽게 들어오는 깔끔한 분위기의 팝이다. 기타 사운드가 전개의 중심을 잡아주며 곡의 전반적인 감성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간다. 이러한 전개 위에 주체적인 삶을 향한 의지가 드러나는 가사를 얹고, 기술적인 보컬을 도구 삼아 이를 표현한다. 더 다양한 사운드가 섞인 풍성한 편곡을 상상하게 만드는 후반부는 아쉬운 지점이나 곡의 구조적인 안정감이 괜찮다.

트랙의 완성도에 비해 두 가수의 조합은 다소 어색하다. 기계적인 파트 분배, 뉘앙스가 따로 노는 연결부 등 서로의 보컬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연주가 내내 이어진다. 연주 자체는 훌륭하지만 이 서먹한 앙상블의 겉도는 양상이 가창력보다 먼저 귀에 걸린다. 각자의 솔로 곡으로 발매했으면 더 좋았을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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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스팀슨(Johnny Stimson) ‘Best day ever’ (2023)

평가: 2.5/5

조니 스팀슨이 변화를 꾀했다. 그의 전작은 주로 ‘Gimme gimme’, ‘Flower’와 같이 간결하고 편안한 팝이었지만 이번 싱글은 이례적인 펑크(Funk)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베이스라인이 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가사에 호응하는 백그라운드 보컬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팝 랩을 연상케 하는 보컬 및 전자음이 단출한 알앤비 스타일의 팝 소품을 연출한다.

중후반부 등장하는 변주 구간 역시 또 하나의 승부수다. 그동안 안착해있던 단순하고 평탄한 구조와 달리 ‘Best day ever’은 흥겨운 분위기 중간에 감미로운 발라드를 삽입했다. 같은 앨범의 또 다른 싱글 ‘Look at me now’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이전보다 즐길 요소는 풍부해졌으나 아직 자기만의 색채가 옅다. 최근 많은 아티스트들이 펑크를 시도하며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맘 편히 최고의 날을 노래하기엔 개성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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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슨 분(Benson Boone) ‘Sugar sweet’ (2023)

평가: 2.5/5

미국 태생의 2002년생 뮤지션이다. 틱톡(Tiktok)에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 힘을 빌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 아메리칸 아이돌 >에 출연하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와 낮고 감미로운 음색의 소유자로 일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찰리 푸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데뷔 싱글인 ‘Ghost town’, ‘Before you’와 같은 사랑 노래로 한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 곡 역시 이전 곡들과 비슷한 기조를 띈다. ‘헤어진 연인에게 우리 사랑은 설탕처럼 달콤하지 않았다’며 고백하는 가사 위로 적당히 록킹한 일렉트릭 기타와 적당히 쫀쫀한 멜로디가 얹힌다. 독창적이거나, 인상적이기보단 그저 듣기 편안한 팝송에 가깝다. 이 부분이 작은 장점이자 큰 단점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전형적인 러브송으로 쉽게 귀에 들어오나 깊은 잔상을 남기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