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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거레츠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 ‘Pistol’ (2022)

평가: 2.5/5

슬로우코어의 관건이 배합 비율이라 일컫는 것은, 질감과 분위기가 주가 되는 장르인 만큼 그 미묘한 차이에도 변화가 휙휙 체감되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제에 초점을 둔 1집과 미니멀리즘 노선에 탑승한 2집의 선례처럼, 계속해서 은은한 변화구를 던지고 있는 시거레츠 에프터 섹스의 이번 과녁은 우울하기만 하던 작풍의 소소한 반전이다.

우선 적막에 가깝던 드럼 사운드를 전면으로 부각하며 박자감과 리듬감을 획득했다. 악기의 순번만 바꿨을 뿐인데 외로운 춤사위에서 어느덧 애인과 추는 가벼운 왈츠에 가까워진 셈. 다만 전반적인 구성부터 기본 멜로디 모두 타성에 젖어있는 탓에 전작과의 차별점을 느끼기 힘들다. 전형을 벗어나기 위한 밴드의 꿈틀거림이 반갑기에 아직은 헛헛한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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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올랜도(Johnny Orlando) ‘Blur’ (2022)

평가: 2.5/5

어린 나이와 수려한 외모, 그리고 감미로운 음성이 촉발한 SNS에서의 화학작용까지, 하이틴 스타의 3요소를 충족한 뮤지션 조니 올랜도는 숀 멘데스, 트로이 시반의 뒤를 잇는 차세대 팝 보컬로 부상하고 있다. 신곡 ‘Blur’ 역시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끈 ‘What if’의 기세를 잇는다. 제목처럼 흐릿한 기운이 감도는 코러스와 전기 기타가 미성의 목소리와 대비를 이루며 본인의 음악색을 굳혀 간다.

나름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주류에 안착하는 듯하나 앳된 티는 남아있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소비를 노린 짧은 러닝타임은 매력적인 음색이 선사하는 몽롱한 감상을 막아서고 리듬에 변칙을 준 후반부까지 영향을 미쳐 여운을 흐트린다. 2003년생 싱어송라이터에게 노련미를 바라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풋풋함이란 이름으로 가린 미숙함은 8년차 가수의 성장 기대치를 낮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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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Bones’ (2022)

평가: 2/5

브루노 마스가 카디 비와 < 24K Magic >의 뉴 잭 스윙 곡 ‘Finesse’를 리믹스해 2018년 빌보드 싱글 차트 탑10에 안착시킨 지 4년, 지금 이 복고 장르에 이매진 드래곤스가 도전했다. 록밴드의 시도로는 예상치 못한 퓨전이다. 힙합, 전자음악 등 여러 장르와의 교배가 이들의 특징이지만 1990년대 대한민국을 떠오르게 하는 사운드는 참신하면서도 어색하다.

구식을 신식으로 다듬기 위한 장치는 물론 있다. 초반 30초는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고, 본격 리듬이 나올 때는 뉴 잭 스윙의 타격음을 가볍게 살렸다. 반복적인 타악기의 지루함에서 벗어날 노래의 절정에서는 트레이드마크인 보컬의 샤우팅도 어김없이 넣었다. 노력은 돋보이지만 이러한 작법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빛도, 색도 섞고 섞다 보면 흰색과 검은색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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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Bam bam’ (Feat. 에드 시런) (2022)

평가: 2/5

뮤직비디오의 첫 장면부터 카밀라 카베요는 ‘Fuck’을 외치고 노래를 시작한다. 브라질의 살사를 바탕으로 한 경쾌하고 흥겨운 음악 안에서 그의 표정은 밝고 몸놀림은 가볍다. 이 모든 것들은 이별한 전 연인 숀 멘데스를 저격한다. 헤어져도 자신은 아무렇지 않고 완전히 극복했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며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욕적인 가사 역시 같은 맥락이다.

2019년, ‘South of the border’에 이은 카밀라 카베요와 에드 시런의 두 번째 작업물은 에드 시런이 남미음악에도 재능이 있는 전천후 뮤지션임을 증명했으나 주요 멜로디의 작위적인 선율과 그것을 강조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은 부자연스럽다. 카밀라 카베요의 트레이드마크인 흥얼거리듯 무심하게 내뱉는 가창조차 자신의 심정을 교묘하게 가린다. 카밀라 카베요가 자신의 생일 다음날 발표해서 숀 멘데스에게 한 방 먹인 ‘Bam bam’은 유쾌한 ‘복수(復讐)’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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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Muse) ‘Won’t stand down’ (2022)

평가: 2/5

4년 만에 돌아온 뮤즈가 무겁고도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한다. 1980년대 팝에서 추출한 영감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배합한 전작 < Simulation Theory > 이후, 먼지 쌓인 메탈코어(Metalcore)의 옷을 다시 꺼내 입고 복귀했다.

으르렁거리는 베이스와 강렬한 기타 리프로 메탈 밴드의 면모를 부각하려 했으나 심심하다. 오페라의 질감을 일부 흡수한 하드코어 록 사운드는 이들의 히트곡 ‘Stockholm syndrome’과 달리 정제되지 않아 피로감을 동반한다. 강압과 조종에 적대심으로 맞서자는 서사 역시 마찬가지. 지난 음반 < Drones >의 핵심 메시지와 닮아있다. 녹슨 과거로의 회귀 선언.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야심 차게 재소환한 이면에 파열음이 새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