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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 ‘TROLLS World Tour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2020)

평가: 4/5

2016년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최초의 뮤지컬 영화 < 트롤 >이 알려진 건 음악 덕이었다. 영화를 본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른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주제가 ‘Can’t Stop The Feeling!’은 모두가 알았다. 이 싱글의 인기가 속편인 < TROLLS World Tour >를 탄생시켰다.

자연히 제작사 입장에서는 작품의 성공을 견인한 음악에 더욱 힘을 실어야 했다. < TROLLS World Tour >의 배경부터가 록, 팝, 클래식, 컨트리, 펑크(Funk), 테크노를 상징하는 여섯 트롤 마을이다. 묘사도 구체적이다. 록 마을 요정들은 붉은 모히칸 머리를 하고 있고 펑크 마을 요정들은 팔리아먼트 펑카델릭의 UFO 스타일링을 가져와 번쩍번쩍 빛난다. (레드벨벳도 등장한다.)

< 트롤 >의 일등공신 저스틴 팀버레이크에게 사운드트랙 전체 프로듀싱을 맡긴 것 역시 음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화려했던 ‘Can’t stop the feeling!’과 달리 차분하지만 펑키(Funky)한 디스코 리듬으로 무장한 메인 싱글 ‘The other side’가 우선 귀를 잡아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 디스코 리듬을 덧칠하고 검증된 신예 시저(SZA)의 음색으로 다시금 히트를 조준한다.

저스틴이 선택한 또 다른 파트너는 한국계 미국인 어머니를 두어 우리에게도 알려진 드러머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다. ‘The other side’의 디스코 리듬이 정적인 반면, 그와 함께한 ‘Don’t slack’에선 흥겨운 블루스 리듬 위 그루브한 노래와 랩으로 신나는 분위기를 주도한다. ‘It’s all love’ 또한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에 다채로운 코드 워크와 멜로디컬한 후렴구로 힙합과 발라드를 절묘하게 조합했다. ‘월드 투어’의 흥을 잘 돋운다.

주목할 점은 올드팝의 반가운 귀환. 각기 다른 여섯 마을 요정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히트 팝을 부르며 음악 팬들에게 구애의 춤을 춘다. < 피치 퍼펙트 >의 주인공이자 ‘뮤지컬 장인’인 애나 켄드릭이 주축을 맡은 ‘Trolls wanna have good times’가 대표적인 곡.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t to have fun’과 쉭(Chic)의 ‘Good times’, 원 히트 원더 디라이트(Dee-Light)의 ‘Groove is in the heart’까지 팝, 펑크(Funk), 디스코, 일렉트로닉, 힙합을 유연하게 섞어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남스타일’이 반가운 ‘Trolls 2 many hits mashup’도 놓치면 아쉽다.

대체로 현대적인 재해석이 두드러진다. 1982년 조지 클린턴의 앨범 < Computer Game >에 수록된 ‘Atomic dog’를 샘플링 한 ‘Atomic dog world tour remix’가 그 예다. 원곡의 장난스러운 신시사이저 리프를 전면에 내세워 유쾌함을 강조했고, 소울풀한 코러스 위에 앤더슨 팩의 율동적인 플로우로 곡에 생동감을 더했다.

다프트 펑크의 ‘One more time’ 또한 리듬은 그대로 차용하되, 다양한 신시사이저 음향을 사용해 사운드스케이프를 확장했다. 반면 로킹한 ‘Barracuda’, ‘Crazy train’, ‘Rock you like a hurricane’을 소화하는 트롤 바브(레이첼 블룸 역)는 원곡에 충실하며 파워풀한 보컬로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새로움과 고전의 배합이 조화롭다.

< TROLLS World Tour >는 음악으로 다양성과 화합의 세계를 그린다. 헤비메탈부터 케이팝까지(!) 폭넓은 선곡이 이를 증명하며, 감각적인 신곡과 익숙한 히트곡의 조화로 신구세대를 아우른다. 과연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아이들이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요정 트롤들에게 집중할 때, 우리는 그 뒤에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테니까!

-수록곡-
1. The Other Side
2. Trolls Wanna Have Good Times
3. Don’t Slack
4. It’s All Love

5. Just sing
6. One more time
7. Atomic dog world tour remix
8. Rainbows, unicorns, Everything nice
9. Rock n roll rules
10. Leaving lonesome flats
11. Born to die
12. Trolls 2 many hits mashup
13. Varracuda
14. Yodel beat
15. Crazy train
16. I fall to pieces
17. Perfect for me
18. Rock you like a hurricane
19.It’s all love (history of funk)
20. Just sing (Trolls world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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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 리파(Dua lipa) ‘Future Nostalgia'(2020)

평가: 3.5/5

4년 만에 찾아온 정규 2집에는 그 어떤 징크스도 없다. 데뷔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은 이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소포모어의 부실함도, 그래미 신인상 수상자는 반짝하고 사라진다던 속설도 다 남 얘기다. 영리하게 메시지와 스타성을 모두 챙겼다. 여기에는 여성이자 뮤지션인 두아리파가 일갈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모든 대중을 열광시킬 아찔하고 강력한 댄스 팝이 한 데 섞여 있다. 작품성, 대중성, 스타성의 삼박자가 고루 뒤엉켜 멈춰있는 것만 같은 2020년에 시원한 축포를 쏜다.

시작엔 당돌한 선전포고를 끝엔 여성의 연대를 담았다.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에는 선연히 개인 두아리파의 현재를 세기고 그 안의 본 무대는 말 그대로 팝스타의 현주소가 빼곡하다. 첫 곡 ‘Future Nostalgia’를 배경음 삼아 공연장에 온 그가 ‘You want a timeless song / I wanna change the game’을 선언하며 자신의 등장을 알린다면 첫 번째 리드 싱글로 낙점된 ‘Don’t start now’는 본격적인 댄스 플로어를 개장한다. 펑키한 리듬감을 중심으로 유로 댄스의 쿵짝임을 담은 이 곡은 얼마 전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오르며 최고주가를 달리고 있는 그의 현재를 대변한다.

이후에는 종횡무진 질주다. 대다수의 곡이 4분이 채 안 되는 깔끔한 러닝타임 지녔고 사운드 조합은 신발 벗고 뛰어놀 강약중강약으로 무장했으니 11개의 곡이 저마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1981년 같은 영국 출신 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의 당시 히트곡 ‘Physical’을 레퍼런스 삼아 만든 동명의 곡은 춤추지 않고는 못 배길 복고 성향의 파워풀한 댄스곡이며 찰싹 달라붙는 선율에 클랩 비트로 맛을 낸 ‘Levitating’은 두아리파 표 래핑에 촘촘히 싱어롱 구간까지 갖췄다. 뛰고 걷고 숨 고르고 다시 달릴 입체적인 곡 구조가 눈에 띄는 이 노래에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란 없다.

음반의 중간, 미니멀한 베이스라인으로 전체 얼개를 꾸린 ‘Pretty please’로 한 템포 숨을 죽이곤 다시 뛴다. 그중 그의 매력 포인트인 허스키하고 낮은 보이스칼라를 십분 살린 ‘Hallucinate’는 놓쳐선 안 될 필청 트랙. 얼핏 레이디 가가의 정규 1집 < The Fame >의 스타일이 떠오르기도 하는 이 곡은 반복되는 전자음을 동력 삼아 진행되는데 곡을 끌어감에 있어 오히려 날카로운 소리를 뺀 게 신의 한 수다. 부드럽게 고조되는 힘 빼기의 기술이 곡 제목처럼 이 노래의 중독성을 우아하게 포착한다.

이외에도 아비치(Avicii) 음악이 갖고 있던 비장미 어린 현악기가 곡을 고조시키는 ‘Love again’, 퀸의 ‘Anther one bites the dust’처럼 베이스와 후반부 일렉트릭 기타가 탄탄함을 완성한 ‘Break my heart’를 거쳐 마지막에 당도한 ‘Boys will be boys’로 서사의 완결을 찍는다. 앞선 곡과 달리 댄스의 색을 뺀 발라드로 그는 여성이 갖고 태어난 부당한 편견을 고백하고 ‘소녀는 여성이 됨’을 웅장한 코러스를 덧입혀 드라마틱하게 전한다. 상업적인 노래들 사이 영민하게 불어 넣은 자신의 목소리가 음반의 가치를 높인다.

앨범 유출로 본래 예정보다 1주 먼저 발매됐지만 그 악재가 대수롭지 않을 만큼 잘 만들었다. 완성도에 대한 압박을 복고 지향적인 댄스 팝으로 깨부수고 그사이 알뜰하게 메시지도 가미하니 가히 이건 대중적 승리자 동시에 개인적 승리이다. 앨범의 통일성, 작품의 주도성, 전체의 소화력까지 안성맞춤으로 조합된 21세기 레트로 찬가. 복고와 팝으로 가격한 두아리파의 정공법이 완벽하게 통했다.

– 수록곡 –
1. Future Nostalgia
2. Don’t start now
3. Cool
4. Physical
5. Levitating
6. Pretty pleasure
7. Hallucinate
8. Love again
9. Break my heart
10. Good in bed
11. Boys will be bo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