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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입(P-Type) ‘Mic “The hammer” (Feat. 팔로알토, 친)’ (2022)

평가: 2.5/5

군중을 압도할 냉혹한 일갈의 예고다. < Street Poetry >로 한국 힙합의 실태를 꼬집었던 피타입이 작은 쇠망치를 쥐어 들고 7년 만에 다시 언성을 높인다. 드럼 비트를 타고 흐르는 꾸짖음은 특유의 라임 배치와 어우러지며 과거 기조를 이어가고, 현시대 신구 래퍼인 호미들의 멤버 친과 팔로알토를 피처링 진으로 들여와 다각적인 시선까지 보탠다.

명확한 주제와 전개로 다섯 번째 정규작 < Hardboiled Café >의 기획 의도를 충실히 전달하지만 합을 어그러뜨리는 것은 사운드다. 주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랩보다 날카로운 트럼펫 소리가 귀를 예민하게 자극한다. ‘하드보일드’라는 비정한 문체에 소란스러운 경적은 집중력만 흐트러뜨릴 뿐. 재야의 강자에겐 둔탁한 주무기, 마이크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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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디스 & 팔로알토(JUSTHIS & Paloalto) ‘4 the youth freestyle’ (2021)

평가: 3.5/5

거침없는 래퍼 저스디스와 하이라이트 레코즈 대표에서 뮤지션으로 돌아온 팔로알토가 다시 뭉쳤다. 두 젊은이의 자기 고백을 성공적으로 담아낸 < 4 the Youth >의 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래퍼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 4 the Youth >의 머리말 ‘4 the kids (Intro)’를 닮은 둔탁한 비트 위에서 그 어떤 후렴이나 미사여구도 없이 5분 동안 랩만을 쏟아낸다. 지루함과 진부함으로 치부하기에는 진중함의 크기가 다르다.

과거 앨범을 상기하는 1차 목표로는 충분하니 그 이상의 가치를 찾을 차례. 소절만으로 구성한 음악은 적응하기 어려운 어색함으로 가득하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는 실력은 이를 반증하듯 음악 감상에 있어서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을 보증한다. 즉석에서 자유롭게 랩을 하는 프리스타일(Freestyle)의 의미를 뛰어넘어 음악적 자유를 꿈꾸는 듀오, 저스디스 & 팔로알토가 뭉친 이유를 다시금 증명하는 랩 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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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Paloalto) ‘Let the story begin’ (2020)

평가: 2.5/5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설립자이자 대표로서 10년의 세월 동안 한국 힙합을 지탱해온 팔로알토가 짓누르던 부담을 내려놓고 본업으로 돌아간다. 싱글 ‘Let the story begin’은 사업가로서 모습을 덜어내는 사직서이자 다시 뮤지션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이다.

다만 2분 44초의 짧은 플레이 타임 속 풀어낸 소회는 사뭇 진지하나 메시지에 집중한 나머지 곡의 흐름이 느슨하다. 가사 없이 과거의 순간으로 채운 후렴구와 높낮이의 변화 없이 일정한 플로우로 진행되는 세 개의 절은 명확한 발음 아래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그에게 현재와 다른 뚜렷한 변곡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별할 것 없는 결과물에 아티스트의 고민마저 빛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