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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김도헌의 Twist And Shout

2021년 음악을 이해하는 키워드

새해의 첫 번째 달도 반 이상이 지나갔다. 여전히 코로나 19의 위협이 개인의 삶을 짓누르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2020년과 달리 백신을 개발하고 비대면 시기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등 희망의 싹을 찾을 수 있는 2021년이다.  

음악 산업 역시 글로벌 팬더믹의 가운데 지속적인 적응과 혁신, 신기술 투자로 활로를 개척했다. 동시에 대중과의 소통 활로가 막힌 창작가들과 공연, 페스티벌 업계는 연일 안타까운 소식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남은 345일 동안 우리는 어떻게 음악을 듣게 될까, 그리고 음악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네 가지 키워드로 2021년 음악 산업을 전망한다. 

스포티파이 국내 진출, 치열해질 오디오 시장 경쟁

지난해 12월 18일, 세계 최대의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올해 상반기 내 국내 서비스 론칭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2019년 3월부터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스포티파이는 약 2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발을 디딘다. 6천만 곡 이상 보유곡, 40억 개 이상 플레이리스트, 3억 2천만 명 이상 유저를 보유한 골리앗의 등장이다. 

적지 않은 음악 감상자들이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을 고대해왔다. 명성, 풍부한 해외 음원, 타 서비스들과 비교 불가능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는 분명한 강점이다. 물론 멜론,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 등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격적인 할인 혜택과 통신사 연계를 통해 고정 이용층을 갖춘 토종 서비스들에 밀려 고전한 애플 뮤직(Apple Music)의 전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의 시선은 그 너머를 향해 있다. 

스포티파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케이팝의 글로벌 인기를 견인하는 스포티파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매년 음원 스트리밍 트렌드를 결산하는 스포티파이 플래그십 캠페인 ‘랩드(Wrapped)’를 통해 자체 ‘2020년 케이팝 결산’ 자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여기에 스포티파이가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팟캐스트다.  2019년 4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팟캐스트 업체를 인수한 이래로 스포티파이는 꾸준히 독점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물론 이 행보에 대한 전망은 해외 시장에서도 찬반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에 음원 서비스 시장 확장의 목적과 더불어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의 케이팝 콘텐츠 선제 확보 및 전초기지 건설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2014년 케이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스포티파이에서 케이팝은 청취 비중을 2,000% 이상 늘렸고, 1,800억 분 이상 스트리밍 되었으며 1억 2천만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확보했다. 

스포티파이 한국 서비스는 케이팝 기획사들과의 기민한 협력과 발 빠른 소통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다. 스트리밍 업계는 물론 팟캐스트, 오디오북, 유튜브 및 OTT 서비스들까지 스포티파이의 등장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기업 + 기획사 합작 플랫폼, 게임과 음악 

동시에 2020년은 케이팝 온라인 플랫폼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해였다. 상호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손을 잡은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비욘드 라이브’를 론칭하며 온라인 콘서트 시장에 발을 디뎠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개발 플랫폼 위버스(Weavers)를 통해 BTS와 산하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콘서트, 굿즈, 홍보 및 뉴스를 포괄했다. 한국 아티스트뿐 아니라 영화감독 JJ 에이브럼스의 딸로 유명한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뉴 호프 클럽, 영블러드 등 신진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위버스에 합류했다. 

NC소프트의 야심작 ‘유니버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CJ ENM과의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알리며 본격적인 행보를 알린 유니버스는 인공지능 음성 합성, 모션 캡처 등 다양한 IT 기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콘서트, 현장 투표 등 팬덤 공간으로의 요소를 동시에 갖췄다. 300만 명 이상의 사전 예약자를 확보한 유니버스에는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아이즈원, 우주소녀, (여자)아이들이 합류 예정이다. 

유니버스에 더욱 시선이 가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음악과 게임의 합작 흐름 덕이다. 소니 뮤직이 2020년 트래비스 스캇의 가상 콘서트로 화제를 모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데 이어, 워너 뮤직은 지난 12일 1억 5천만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 대한 5억 2천만 달러 상당의 투자에 참여했다. 릴 나스 엑스, 에이바 맥스 등이 로블록스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가졌다. 

현재 NC는 유니버스 사전 등록에 참여한 이들에게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프로야구 H2 등 자사 게임 쿠폰을 제공하며 신규 케이팝 플랫폼과 기존 게임 서비스의 융합을 의도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기술의 투자를 확보한 케이팝은 음악을 넘어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 제공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꿈꾼다. 

사라진 콘서트와 공연장, 코로나 이후 전망은?  

분명 빛은 밝다. 하지만 그림자는 더 짙다. 케이팝의 성장은 팬데믹을 기회로 삼은 일부의 경우다. 다수 음악 산업 종사자들은 전례 없는 최악의 시기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대면 콘서트가 사라지며 전 세계 공연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우리의 삶 속 크고 작은 추억과 기억을 안긴 공연장들 역시 속속 문을 닫고 있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음악 팬들을 설레게 했던 대다수 페스티벌과 내한 공연은 연기를 거듭하다 씁쓸한 취소 소식을 남겼다. 1998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재즈 클럽 ‘원스 인 어 블루 문’이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홍대 앞 상징적인 공연장 ‘브이홀’도 코로나 19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퀸라이브홀, 무브홀, 에반스라운지도 문을 닫았다. 이태원의 밤을 책임졌던 소프 서울, 케이크샵 등 다양한 베뉴들도 ‘집합 금지명령’ 앞에 차디찬 한 해를 보냈다.

자연히 온라인 콘서트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빅히트, SM, JYP, YG 등 케이팝 기획사들은 가상현실 및 특수효과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며 온라인 콘서트로 대규모 투어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 인디 신 역시 잔다리 페스타, 테이프 앤 포스트 등 스트리밍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분투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더욱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온라인 콘서트가 모두의 대안이 될 수 없음도 분명했다.

세계적으로 대면 공연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독일에서는 3회에 걸친 거리두기 정책 하의 실내 공연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시험했으며, 1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1,000명의 지원자가 ‘실험’에 참여했다. 영국과 일본은 일찌감치 2021년 자국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유행 종식 이후에도 대면 콘서트가 돌아오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틱톡과 소셜미디어, 카탈로그와 싱글 시대

현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가상의 소셜 미디어다. 15초짜리 짧은 숏-폼 영상으로 출발한 틱톡(Tiktok)은 음악 산업의 핵심 서비스. 국제보건기구(WHO)도 코로나 19 확산을 막는 홍보 플랫폼으로 틱톡을 선택했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 영향력은 거대하다. 우리도 지코의 ‘아무노래’를 통해 틱톡의 인기를 체감한 한 해였다. 

조쉬 685, 메간 더 스탤리온, 트래비스 스캇, 도자 캣, 로디 리치 등 2020년의 뜨거운 이름은 모두 틱톡으로부터 출발했다. 2021년 첫 메가 히트곡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drivers license’ 역시 인기 근간에 틱톡이 있다. ‘바이럴’은 과거와 현재를 가리지 않는다.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청년이 1977년 플리트우드 맥의 ‘Dreams’를 2020년 빌보드 싱글 차트 12위까지 견인할 줄 누가 알았으랴. 

틱톡과 소셜 미디어, 스트리밍의 유행은 대중음악의 핵심 콘텐츠를 앨범에서 싱글로 되돌리고 있다. 1960년대 비틀스가 앨범의 미학을 확립한 이후 연전연패하던 싱글은 디지털 음원의 등장과 함께 힘을 키워오다 스트리밍 시대 다시금 주류의 문법 중심을 되찾았다. 이제 잘 만든 앨범보다 잘 ‘큐레이션 된’ 플레이리스트가 더욱 힘을 얻는 시대다. 

따라서 광대한 과거 음악의 바다에서 콘텐츠를 엄선해 현대의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큐레이터’들의 역할이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 19로 투어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올드 뮤지션들 – 밥 딜런, 닐 영, 플리트우드 맥 등 -이 저작권 회사에 본인의 카탈로그를 판매하는 흐름도,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돌아오는 과거의 명곡들도 2020년대의 음악이 ‘창작’보다 ‘활용’, 긴 호흡의 작품보다 단편의 멀티 콘텐츠를 향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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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존(SAINt JHN) ‘Roses'(2020)

평가: 2/5

2019년 비욘세의 < The Lion King : The Gift > 속 ‘Brown skin girl’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린 세인트 존이 자신의 음악을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탑 5에 올렸다. 2016년 첫 발매 후 2018년 1집 < Collection One >에 실은 ‘Roses’는 무거운 힙합 비트가 특징이지만 2019년 말부터 인기를 끌어온 노래는 따로 있다. 장르를 하우스로 바꾼 ‘Roses(Imanbek Remix)’가 그 주인공이다. 릴 나스 엑스의 ‘Old town road’와 지코의 ‘아무노래’에서 보이듯 이 곡 또한 영상 전문 SNS 틱톡의 덕이 크다. 원곡의 트랩 사운드보다 리믹스의 반전 구간만이 배경음악으로 유행한 반쪽짜리 히트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