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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스캇, 배드 버니, 위켄드(Travis Scott, Bad Bunny, The Weeknd) ‘K-pop’ (2023)

평가: 1.5/5

소문난 재료란 재료는 몽땅 담았다. 현 최고 팝스타 배드 버니와 위켄드로 구성된 초호화 라인업, 화제의 아프로팝을 차용한 작법, 게다가 난데없이 K팝 키워드까지 겨냥하는 마케팅용 제목까지. 유명 프로듀서 일란젤로와 디벨롭(DVLP)의 참여 소식과 시저(SZA)와 퍼렐 윌리엄스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결코 놓칠 수 없겠다.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시선을 끌기 바쁘다.

화려한 상찬, 그러나 맛이 부실하다. 리듬감만을 힘겹게 소화한 단편적 구성과 급조한 수준의 빈약한 가사부터가 조합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피처링진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한 트래비스 스캇의 퍼포먼스는 물론, 애매한 포지셔닝 탓에 단일 곡으로써 매력도 부족하다. 조금은 가혹하겠지만, 앨범에서 뒤이어 등장하는 ‘Telekinesis’의 긴 도입부로 생각하는 편이 여러모로 편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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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스캇 & 키드 커디(Travis Scott & Kid Kudi) ‘THE SCOTTS'(2020)

평가: 3/5

래퍼 키드 커디와 트랩 힙합의 선봉대장 트래비스 스캇이 다시 뭉쳤다. 이미 ‘Through the late night’와 ‘Baptized in fire’에서 협업한 이력이 있는 이들이 코로나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현실 세계의 공연이 아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와 함께한 가상 세계의 월드투어 콘서트 ‘아스트로노미컬’에서 신곡을 발표했다. 곡이 가지는 특징이라면 작금에 흥행하는 여타 트랩 노래들과 다르게 후렴구가 없고 2절 초반까지 같은 리듬을 반복하여 벌스(Verse)와 하이라이트의 경계를 두지 않는 것이다. 재생 시간도 짧게 쳐내 2분 46초. 쉽게 끌리지만, 곡이 주는 시원함과 울림이 그리 크지 않다는 아쉬움도 어느 정도는 동반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조로움 속에서도 곡의 완성도는 준수하다. 우선, 같은 플로우를 주고받는 두 래퍼의 대조적인 목소리를 비교해 듣는 재미가 좋다. 트래비스 스캇이 허스키한 보이스로 퇴폐를 강조한다면 키드 커디는 보다 건조한 톤으로 곡에 균형을 잡아주고 있달까. 전 작품들보다 서로의 색을 잘 살린 콜라보인 셈이다. 거기에 작년 트래비스 스캇의 싱글 ‘Highest in the room’에서도 지원사격 했던 프로듀서 마이크 딘(Mike Dean)이 꾸민 신시사이저 음향의 후주도 끝을 멋지게 장식한다. 폭이 한정적인 트랩의 문법에서도 진부함을 비껴가는 감각이 승리한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