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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입 ‘블루문특급 (feat. 서사무엘)’ (2020)

평가: 3.5/5

라임, 드럼. 두 가지 단어로 대표되는 피타입은 다채롭지만 차가운 언어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온 래퍼이자 래핑과 드럼의 조화를 실현한 뮤지션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브루스 윌리스의 이름을 알린 1980년대 드라마 < 블루문 특급 >의 이름을 빌려왔다. 드라마 주제가였던 알 자로의 ‘Moonlighting’처럼 도시의 밤이 담겨 있다.

낭만이 서려 있는 알 자로의 노래와 달리 다소 고독해 보이지만, 드라마 아닌 현실을 표현하기엔 가장 적절한 정서다. 매일의 투쟁과 고민을 적어낸 도시의 거리 속에서 서사무엘은 함께 거리를 걸으며 그를 돋보이게 한다. 화려한 낮에 가려져 잊고 있었던 새벽 그 어딘가를 생각하게 하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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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Happy'(2020)

평가: 3/5

태연의 이미지를 논할 때 꾸준히 테일러 스위프트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팝 가수의 잔상이 언급되는 데는 적어도 몇 가지 이유가 있겠다. 인상을 나열하면 떠오르는 시원한 가창 소유자나 독자적인 보컬리스트, 그리고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 여러 페르소나를 겸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행된 아티스트들의 기시감이겠지만, 물론 그 기저에는 트렌디함을 추구하며 유행하는 팝 흐름을 즉각으로 반영한 SM 프로덕션이 있었다.

‘Happy’는 분명 그간 태연이 구가해온 스타일과는 결이 다른 곡이다. 발라드긴 하나 상당히 팝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띠고 있으며, 히트곡 ‘I’나 ‘Why’처럼 내지르는 포인트 지점은 전무하고 ‘사계 (Four seasons)’와 같은 전형적 기승전결을 따르지 않는다. 마치 최근 발매된 테일러 스위프트의 ‘Lover’의 전달 방식과 비슷하다. 천천히 쌓아 올려 코러스로 터트리는 방식보다는 곡 전반에 깔린 일관된 감정을 유도하는 방식. 소위 곡 전체를 하이라이트로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전 곡들에 비해 훨씬 본격적으로 팝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어느 정도 친절한 동기화를 거친 덕에 변화에 대한 부담이 덜하게 느껴진다. 작중 두근거림을 표현한 브라스 진행이나, 편한 기조에 걸맞은 노랫말 등 상당히 직설적이고 투박한 표현법이 익숙한 ‘케이팝’ 데이터를 전송하는 셈이다. 낯선 방식으로도 음원 사이트 정상을 차지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태연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성공하기 힘든 곡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태연이기에 소화할 수 있었던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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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IU) ‘삐삐'(2018)

평가: 3.5/5

데뷔 10주년을 맞이했음에도 그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여전하다. 그 이유가 뭘까. 돌아보면, 3집 < Modern Times > 이후 장르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행했음에도 그 결과물엔 자신의 정체성을 탁월하게 녹여내 왔다. 대중들의 기대에 백프로 부응하기보다는 그보다 반보 앞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주의 파격을 유지해 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곡 역시 이러한 아티스트의 지향점이 잘 드러나 있는 곡으로 자리한다.

이 곡 역시 트렌디한 사운드로 하여금 진부해질 여지가 다분함에도, 자신의 메시지성과 그에 부합하는 보컬 표현을 통해 ‘아이유만이 부를 수 있는 곡’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첫 인상엔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거듭 들으면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라던가 비트 위로 옅게 깔려있는 키보드나 육성을 활용한 소스와 같은 디테일한 사운드 구성 등 새롭게 와닿는 요소가 많아 재발견의 재미가 이어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일차원적인 단순함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듣는 것에서 나아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아이유의 전달법. 10년이라는 피로감을 기대감으로 치환시키는 흥미로운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