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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레타(San E, RETA) ‘No답’ (2022)

평가: 1/5

산이는 여러 논란에도 음악활동을 계속했지만 큰 히트곡이 없다. 한 주제에 대한 설전으로 얻은 악명을 대중적 인지도와 맞바꾼 듯 긴 음악 경력에도 이력이 화려하지 않은 이유는 랩 음악의 정의에 함몰된 그가 대중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많은 뮤지션들과 협연을 해온 산이가 이번에 손을 잡은 뮤지션은 싱어송라이터 레타다.

레타가 부르는 고운 선율과 ‘시간이 답이라는데 / 근데 왜 내 시계는 고장이 난 건데’라는 산이의 돋보이는 노랫말은 무기력한 나른함과 몽환적인 무기력으로 빛을 잃었다. 클라우드랩을 구사한 산이와는 별도로 레타는 멈블랩을 하듯 일부러 발음을 뭉개고 발성을 찌그러트려 가사는 신기루처럼 부서졌다. 허약한 보컬을 겉멋으로 감추려는 레타의 가창은 정직하지 않고 솔직하지도 못하다. 산이만 안타깝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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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 ‘2022년 2월 22일’ (2022)

평가: 2/5

장기하의 유희적이고 미니멀한 음악은 전위를 좇는다. 무덤덤하게 88만 원 세대의 패배주의를 노래한 ‘싸구려 커피’가 그랬고, 뉴웨이브의 향취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덧붙인 ‘ㅋ’도 마찬가지. 2018년 이후 그가 주도하던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방향성은 그대로다.

2의 군집으로 호기심을 부르는 제목은 솔로 데뷔작 < 공중부양 >의 발매일이며 특유의 리딩 창법을 자랑하는 내레이션식 보컬이 설명을 늘어놓는다. 형식 면에서 변화를 시도했으나 음률이 붙은 ‘2022년 2월 22일’이라는 가사는 날짜를 주입하는 역할에서 그치고, 건조한 목소리는 홍보에만 충실하다. 사회적 담론을 짚던 예리함이 무뎌졌다. 싱글을 영화 포스터처럼 활용한 실험은 결국 신보를 위한 재치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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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 ‘한 걸음’ (2022)

평가: 3/5

이전 히트곡 ‘너의 그사람’을 통해 헤어짐을 말하던 박재정이 과거를 가슴에 묻고 새사랑을 노래한다. 화자의 수줍은 용기가 정직하고 섬세한 가창을 타고 흐르는 이 고백 송은 뉴트로 사운드에 로파이한 질감을 입혀 감미로운 음색을 부각한다. 따뜻한 피아노 멜로디 뒤 은은하게 음향의 중심을 잡아준 오케스트라 편곡까지 플레이어와 프로듀서 진 사이 역할 분담이 매끈하게 이루어졌다.

박재정의 깊고 섬세한 목소리에 성시경과 같은 선배 발라더들의 이름이 어렴풋이 스친다. 평범한 노래처럼 보일지라도 ‘한 걸음 두 걸음’ 정성스레 공들인 그의 진심이 발라드의 순수성을 보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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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Since) ‘휘파람’ (2022)

평가: 3/5

< 쇼미더머니 10 > 준우승을 기점으로 신스의 삶은 바뀌었다. ‘아버지 가슴에 박힌 못’이라 스스로 고백하던 과거의 그는 어느덧 ‘아빠의 오랜 친구가 알아보’고, ‘집 앞 슈퍼에’도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타가 되었다. 지독한 무명 시절의 장막을 걷어낸 후속작, ‘휘파람’에는 순수한 행복과 지지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쉽게 자만하지 않으려는 정진의 자세가 겹쳐 있다.

불과 그가 각광받기 전 작품인 < Since ’16 >의 수록곡 ‘봄비’가 떠오른다. 두 곡 다 현실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가사와 차분한 싱잉 랩을 토대로 다루지만, 처연함이 전반에 자욱하게 드리운 ‘봄비’와 다르게 ‘휘파람’의 희망찬 피아노 작풍과 높아진 톤이 확연히 달라진 상황을 나타낸다. 비록 점검 단계로 가볍게 낸 곡이기에 전작의 사무치는 몰입의 정서는 아니더라도 충분한 흡입력과 경연의 경험을 토대로 얻은 대중성을 여유롭게 내비친다는 점. 그의 앞길에는 따스한 햇볕만이 가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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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전드, 나스, 플로리안 피카소(John Legend, Nas, Florian Picasso) ‘Tomorrow’ (2022)

평가: 2.5/5

존 레전드와 나스. 거물급의 뮤지션이 만났다. 여기에 DJ이자 다른 면에서 더 널리 이름을 알린 플로리안 피카소까지 합세, 다채로운 음악가들의 만남이 ‘우선’ 돋보인다. 플로리안 피카소라는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 그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증손자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NFT로 판매되는 피카소 작품의 배경 오디오로 만들어진 이 노래가 접점 없는 이들을 한군데로 모았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위해 쓰인 곡이지만 곡 자체는 대체해도 무방하다. 단조로운 선율의 피아노 반주 위에 레전드의 깊은 보이스가 얹히고 이내 등장하는 나스의 래핑. 딱 적당한 3분 남짓의 러닝타임까지 특이점 없이 평이하게 흘러간다. 평이한 것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이 노래는 뭐랄까 존 레전드, 나스, 플로리안 피카소가 만나 NFT 관련 곡을 냈다는 것 이상의 특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