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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 ‘Glassy’ (2021)

평가: 3/5

첫 솔로곡의 키워드는 ‘안정감’이다. 타이틀마다 고음 셔틀을 담당했던 그룹 활동과는 달리 ‘Glassy’의 조유리는 훨씬 탄탄하고 무게감 있는 보컬을 선보인다.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사운드의 변화를 최소한으로 두고 보컬 자체의 강약 조절에 더 중점을 찍었다. 높낮이가 드라마틱 하지 않기에 자칫 루즈할 수 있었으나, 후렴구의 ‘라 라 라’가 확실하게 각인이 될 법한 멜로디이며 숨을 고를 타이밍에 배치되어 있어 중요한 역할을 도맡는다. 위와 같은 영리한 움직임에서 조유리를 음악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그의 이름을 닮아 깔끔한 첫 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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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Luna) ‘Madonna’ (2021)

평가: 3/5

그룹 에프엑스로 활동했던 루나가 10년간 몸담았던 SM을 떠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첫 싱글이다. 2016년 퓨처 하우스 장르에 도전했던 솔로 데뷔곡 ‘Free somebody’ 이후 줄곧 서정성 짙은 곡들을 발매해 왔지만 다시금 댄서블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퍼포먼스와 가창을 함께 선보였던 무대의 화려함 속으로 돌아갔다. 파워풀한 보컬과 싱잉 랩 사이를 오가는 목소리의 다채로운 변화에서 공백기 동안 응축되어 있던 가수의 기량이 한껏 드러난다.

지난 5년간 활발한 음반 활동을 하지 못했던 그는 가수를 꿈꾸던 시절 동경했던 ‘Madonna’를 떠올리며 당당한 디바의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고자 한다. 1980년대 마돈나의 곡들을 오마주한 후렴구는 과도한 레퍼런스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파워 발라드 풍의 도입부, 이국적인 선율로 트렌디함을 연출한 프리코러스 등의 변주를 시도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쉴 새 없이 분위기가 전환되는 곡의 중심을 루나의 폭발력과 에너지가 탄탄하게 잡아주며 ‘남 눈치 보지마’라는 가사 속 당찬 기세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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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 ‘찬란한 계절’ (2021)

평가: 3/5

폴킴이란 가수가 빛을 보기 시작한 건 달콤한 ‘비’가 내린 이후다. 무명 시절에 발매했던 곡 ‘비’가 그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던 사실을 녹여내듯 이번 신곡에서 화자의 찬란했던 순간을 ‘비가 내리는’ 여름에 비유했다. 지나간 여름, 즉 헤어진 전 연인을 향한 후회와 그리움은 감성적인 가을 날씨에 어울릴만한 사운드를 타고 잔잔하게 전해진다.

쓸쓸하고도 아련한 멜로디를 주조한 건 프로듀서 구름이다. 과거 혼성 듀오 치즈로 활동하다 현재는 백예린과 함께 록 밴드 더 발룬티어스를 결성한 그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이력만큼 아티스트 맞춤형 작곡을 선보인다. 악기는 피아노 연주와 미디로 작업한 비트뿐이지만 주인공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면서 본인의 음악색을 적절히 덧입혀 상생을 이룬다. 그간의 행보와 큰 차이는 없지만 여전히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폴킴의 계절은 영롱한 광채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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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Elton John) ‘Finish line (With Stevie Wonder)’ (2021)

평가: 4/5

피아노 앞의 두 거장이 세 번째로 입을 맞췄다. 1983년 엘튼 존의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에서 하모니카를 불며 처음 만난 스티비 원더는 1985년 디온 워윅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에서 하모니카 뿐 아니라 보컬로도 가세하며 글래디스 나이트, 엘튼 존과 함께 하모니를 이뤘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 사태로 < Farewell Yellow Brick Road > 투어를 멈춘 엘튼 존의 새 콜라보 음반에 참여하며 둘은 38년 만에 온전한 조화를 이룩했다.

< The Lockdown Sessions >, (적당히 의역하자면) 통제된 기간들과 제재받는 연주들이라는 이중적 제목처럼 코로나 대유행의 심정을 담은 작품은 음악계의 거리 두기와 봉쇄령을 역설하듯 두아 리파, 찰리 푸스, 고릴라즈, 릴 나스 엑스 등 화려한 인물들로 수를 놓는다. 1993년의 또 다른 협업 음반 < Duets >를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그루브한 리듬이 깔리고 두 거장이 각 절을 주고받는 사이 카니예 웨스트의 < Jesus Is King >에서 이름 날린 선데이 서비스 콰이어가 가스펠 사운드로 배경을 채우며 신령한 기운을 돋운다. 무엇보다 위로가 필요할 이 시기에 음악이 주는 감동이 자연스레 밀려오는 순간. ‘Finish line’과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 노래의 가사로 대신한다. ‘너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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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고차일드(Woodie Gochild) ‘Gas station’ (2021)

평가: 2/5

입대를 앞두고 발매한 싱글이다. 언제나처럼 힘 있는 창법에 오토튠을 적절히 섞어 우디 고차일드스러운 음악을 뽑아냈다. 자신의 또 다른 음악적 자아인 ‘베이비 잭슨(Baby Jackson)’을 곡에 소환하는가 하면 기름이 떨어진 ‘우리’ 사이를 주유소를 경유해서 달래려 하는 가사 등이 돋보인다. 다만 그 과정들이 지극히 무난하며 늘 걸어오던 안정적인 노선과 다름없는 점은 명백한 한계다. 선명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비유가 다소 투박하고 곡만의 뚜렷한 강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음원만으로는 강한 울림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