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개코, 다비치 ‘새벽을 믿지 말자’ (2022)

평가: 2.5/5

엔씨소프트 산하 문화콘텐츠 브랜드 피버의 ‘즐거운 상상’ 프로젝트 음원. 몽롱한 신시사이저와 미니멀리즘을 앞세운 편곡이 새벽 공기의 쓸쓸함을 연출하고 그 뒤로 포개지는 코러스가 감수성을 배가한다. 안정감 있는 보컬을 선보인 개코가 발라드 듀오 다비치와 의외의 시너지를 발휘해 무덤덤하면서도 깊은 감성을 지닌 알앤비 넘버를 합작했다. 노래의 배경엔 소속사 선배를 위해 힘을 보탠 아메바 컬쳐 사단의 공이 크다. 다만 이들의 색이 너무 짙어 되려 색채가 모호해졌다. 작사 작곡에 참여한 알앤비 대세 주자 쏠과 따마의 터치가 새벽 감성 저격에는 성공했을지라도 곡의 주인을 혼동스럽게 한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슈퍼 주니어(Super Junior) ‘Callin” (2022)

평가: 2.5/5

낯설면서도 친숙한 접근이다. 중독성 짙은 후크송이나 펑키한 노래 위주로 무대에 오르던 중에도 틈틈이 발라드를 통해 그룹의 보컬 역량을 증명했다. 슈퍼주니어의 17번째 봄을 알리는 신곡 역시 잔잔한 반주에 맞춰 개개인의 음색을 부각하는 방향에 집중한다.

어느덧 40대를 맞이한 멤버들도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게 울려 퍼진다. 계절의 문턱을 마주한 미성엔 절제된 성숙미가 흐르고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은 이를 적절히 보조하며 멜로디에 담긴 온기를 전한다. 다만 밴드 사운드로 일관하다 등장하는 전자음이 이질적이다 못해 벅차오르는 감정까지 억누른다. 포근한 날씨 속에 피어난 새벽녘 서리처럼 어느 한구석이 시린 감성 록 발라드.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적재 ‘손을 잡는다거나, 같이 걷는다거나’ (2022)

세션 뮤지션으로 음악 경력을 시작한 적재는 ‘별 보러 가자’, ‘잘 지내’ 같은 곡으로 기타리스트와 싱어송라이터의 정체성을 움켜쥐었다. 진공 위를 떠다니듯 나긋한 음성에 섬세한 기타 연주를 더 해 시그니쳐 사운드를 형성했고 자이언티, 권진아 등과 협업하며 다양성을 넓혔다. 로맨틱한 감성을 이어간 ‘손을 잡는다거나, 같이 걷는다거나’는 여행과 음악이 결합한 웹 콘텐츠 < Trip:Tape >의 첫 번째 타이틀로 낙점된 곡이다.

‘나랑 같이 지낼래’를 썼던 프로듀서 도코(DOKO)가 곡과 달콤한 코러스를 제공해 적재는 보컬과 연주의 자리에 충실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과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넘나드는 기타 플레이로 강점을 명확히 했다. ‘별 보러 가자’ 정도의 소구력은 없지만, 적재의 브랜드를 이어가며 다가오는 봄 사랑의 촉매제가 된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수란 ‘Devils in the city’ (Feat. 도끼) (2022)

평가: 3.5/5

대중음악에서 보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깊이 굽이진 억양과 톤으로 멜로디의 다이내믹을 살리는 수란은 강한 개성으로 자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장르는 가리지 않지만 특히 알앤비에서 더 유연하게 움직이던 그가 2016년 ‘겨울새‘와는 다른 무게를 안고 돌아왔다. 음악은 무겁고, 주제는 어둡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인간의 양면성을 담았다. 화자의 의도에 맞게 목소리에서는 밝은 음색을 찾아보기 힘들고, 피쳐링으로 참여한 도끼의 랩 또한 낮은 어조로 빈틈이 없다. 신시사이저 중심의 반주에도 적재적소에 배치한 리듬 악기의 운용에 지루함이 가신다. 모난 구석 없는 말끔하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산이, 레타(San E, RETA) ‘No답’ (2022)

평가: 1/5

산이는 여러 논란에도 음악활동을 계속했지만 큰 히트곡이 없다. 한 주제에 대한 설전으로 얻은 악명을 대중적 인지도와 맞바꾼 듯 긴 음악 경력에도 이력이 화려하지 않은 이유는 랩 음악의 정의에 함몰된 그가 대중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많은 뮤지션들과 협연을 해온 산이가 이번에 손을 잡은 뮤지션은 싱어송라이터 레타다.

레타가 부르는 고운 선율과 ‘시간이 답이라는데 / 근데 왜 내 시계는 고장이 난 건데’라는 산이의 돋보이는 노랫말은 무기력한 나른함과 몽환적인 무기력으로 빛을 잃었다. 클라우드랩을 구사한 산이와는 별도로 레타는 멈블랩을 하듯 일부러 발음을 뭉개고 발성을 찌그러트려 가사는 신기루처럼 부서졌다. 허약한 보컬을 겉멋으로 감추려는 레타의 가창은 정직하지 않고 솔직하지도 못하다. 산이만 안타깝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