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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상 ‘원 투 훅’ (2022)

평가: 2/5

힙합 경연 프로그램 < 쇼미더머니 10 >의 2차 예선 중 선보였던 곡을 다듬어 발매한 음원이다. 일정한 톤으로 반복하는 단순한 구조의 플로우가 중독적인 일명 ‘멍청 트랩’이며, ‘원 투 훅’ 역시 간결하게 배치한 라임을 찍어내듯 발음하여 생긴 리듬으로 이뤄진 후렴구가 감상의 중요 지점이다.

특색이 확실한 터라 청자의 기억에 쉽게 새겨지지만 명확한 레퍼런스가 문제다. 해당 분야를 이끄는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깊이마저 부족하니 선배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장르에 개성이란 무게를 더하는 건 가사, 라인 등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설계한 구성이다. 아직은 흉내에 그친 2004년생 어린 래퍼의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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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뱀 ‘Who are you (Feat. 슬기)’ (2021)

평가: 3/5

가벼운 후속작 예고라기엔 날리는 펀치가 얼얼하다. 3분 남짓의 짧은 길이, 검증된 기승전결 작법의 거부, 정적인 작풍이라는 여러 페널티를 짊어지고 있음에도 ‘Who are you’는 본래 의도하던 ‘존재감 각인’과 ‘콘셉트 전달’이라는 목적을 우수하게 수행한다. 자칫 밋밋함으로 전락할 수 있는 구성은 철저한 절제 하에 행해지는 슬기와 뱀뱀의 합일 퍼포먼스, 그리고 고혹적인 스트링 전개와 조용히 어우러지며 차분하게 신비주의로 승화된다. 미완성의 감상을 도리어 기대감 증폭의 촉매제로 이용한 영리한 전야(前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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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웨일즈 ‘The whales’ (2022)

평가: 3/5

JTBC의 프로그램 < 슈퍼밴드 2 >를 통해 결성된 5인조 밴드 더 웨일즈의 데뷔 싱글이다. 결선에서 드러머의 부상 악재로 여섯 팀 중 최종 6위를 차지했지만, 전자음을 가미한 실험적인 메탈 장르의 자작곡 ‘Break it’부터 존 레논의 ‘Imagine’을 풍성한 사운드로 재구성하는 등 폭넓은 소화력을 증명했다.

팀 이름에서 따온 신곡 ‘The Whales’는 경연 무대란 작은 수조를 벗어나 바다로 나선 그들의 포부이다. 돋보이는 베이스와 함께 드럼이 그리는 유려한 선을 따라 더해지는 기타, 신시사이저의 파도가 경쾌하며 굵은 목소리의 보컬이 이를 여유롭게 넘나들며 균형을 잡는다. 본격적으로 대중과 마주하는 자리. 20대 초반 나이의 넘치는 열정과 패기를 내세울 수 있었지만, 오히려 덜어낸 젊은 아티스트들이 가벼운 유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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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더 비트(GOT the beat) ‘Step back’ (2022)

평가: 1.5/5

SM의 소속 여성 아티스트들로 이루어진, 일명 ‘Girls On Top’ 프로젝트는 안일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막강 어벤저스 군단을 모아두었지만 갓 더 비트의 이야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데다 오직 시대착오적 계산만이 남아있는 탓이다. 먼저 도입부에 특유의 비장함을 눌러 담은 합창은 지속 시간이 길어 지루하고, 이어 급작스럽게 연결되는 뒤틀린 현악기 사운드는 보컬을 가린다. 후렴으로 갈수록 이러한 난잡함이 감소하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는 유영진의 코러스는 맥을 끊는다. 슈퍼엠에서도 목격된 바 있는 ‘나태한 SMP’를 반복한다.

누수는 가사에서도 계속된다. 러닝타임 내내 오직 ‘내 남자를 건든 너’를 향한 일갈과 비하로 가득할 뿐 갓 더 비트의 서사는 어디에도 없다. 다시 말해 이들은 노래의 주인공이 아니다. 정상에 올라섰다는 증명이 여성으로 한정된 타인을 뒤로 밀치면서 이뤄졌기에 당연한 수순이다. 결과적으로, 탄탄한 보컬 실력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각 멤버들의 역량이 고군분투하며 곡을 이끌어 가는 상황. 17년 전, 보아의 ‘걸스 온 탑’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는 게으름을 ‘Girls bring it on’ 가사 한 문장으로 가려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