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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로 기록하다, < 아카이브 K-ON : 우리, 지금 그 노래 >

한국 대중음악의 거대한 물줄기와 같은 ‘동아기획’, 청춘의 소리를 대표하는 대학로 ‘학전 소극장’. 두 음악 공간을 거쳐온 뮤지션 8팀(김현철, 장필순, 조규찬, 박학기, 함춘호, 동물원, 여행스케치, 유리상자)이 < 아카이브 K-ON > 콘서트에 모여 8090년대의 역사를 불렀다. 10월 22-23일, 한남동 블루스퀘어는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그 추억을 함께한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K팝의 산실 앞에서 어머니들은 응원봉을 흔드는 소녀가 되었고 아버님들은 함께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곱씹으셨다. 20대 필자에겐 굉장히 낯설지만, 익숙한 내음이 나는 이틀이었다.

블루스퀘어에 발을 디딘 순간, 꽤 높은 연령의 관객층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2-30대가 드물게 보여 뮤지션 활동 시기 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자마자 인터넷 서비스 ‘아프리카TV’에서 동시 송출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사용하는 플랫폼 도입을 통해 연령의 균형을 맞추면서 코로나를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적절한 온택트(On-tact) 방안이었다.

포문을 연 첫 타자는 조규찬이었다. 그는 음악과 이야기에 담긴 온기를 강조하며 알앤비로 따스함을 전달했다. ‘Baby baby’,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의 주인공 ‘무지개’와 브라이언 맥나이트가 작곡한 ‘Thank you (for saving my life)’ 그리고 ‘백구’까지. 현란한 애드리브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박학기는 보사노바 풍의 ‘향기로운 추억’으로 자연스레 순서를 이어갔다. 공기를 확 바꾼 ‘비타민’은 5살의 귀여운 꼬마와 함께 노래를 불러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으며 ‘아직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와 김현철과의 듀엣곡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는 박학기 특유의 깨끗하고 맑은 목소리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현철의 노래는 30년의 시간을 지녔다. 1집의 ‘동네’, ‘오랜만에’는 중년층의 공감을 자아냈다면 시티 팝의 ‘City breeze & Love song’과 ‘Drive’로 현 세대의 무드를 아우르기도 했다. 화려한 발재간의 ‘왜 그래’에서는 어머님들이 응원봉을 더 세차게 흔드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아티스트와 달리 선곡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자부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미를 장식한 동물원 역시 전 세대가 알 법한 명곡들을 선보였다. 정통 포크의 ‘혜화동’과 짧게 들려준 ‘거리에서’와 ‘말하지 못한 내 사랑’. 그리고 ‘변해가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로 한껏 목가적인 느낌을 발산했고 모든 출연진은 함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로 무대를 갈무리했다.

단독 콘서트로도 모자란 가요계의 거물들을 한데 모아 팀당 4-5개 트랙을 노래한다 했을 때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이는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 적당한 러닝 타임이며 적은 선곡 중 과연 어떤 트랙을 고를지 유추하는 재미도 있었다. 1일차는 라이브 콘서트의 정석이었다.

2일차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캄캄한 가운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처음 등장한 건 포크 밴드 시인과 촌장의 위대한 기타리스트 함춘호였다. 출연자 중 가장 선배인 그가 의자에 걸터 앉아 전한 첫 곡은 ‘가시나무’. 가창은 없었지만 기타 연주 하나만으로 포크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여기에 1일차와 달리 바로 장필순이 가세하며 그의 대표곡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불렀다. 가을에 어울리는 허스키 보이스가 쌀쌀해진 날씨를 포근하게 감쌌고 ‘제비꽃’, ‘어느새’, 그리고 ‘그대로 있어주면 돼’까지 엄청난 몰입감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최고라 칭송받는 선배 가수들을 초반부로 배치해 진중한 분위기로 압도하는 공연 구성은 난생처음이었다. 함춘호의 연주 위를 흐른 건 장필순 만이 아니었다. 전날 공연을 펼쳤던 박학기가 객원으로 합류해 아름다운 하모니의 ‘풍경’을 그려내는가 하면 발라드 듀오 유리상자와 함께 시적인 노랫말로 ‘사랑일기’를 써 내려가기도 했다. 특히 유리상자의 박승화는 박학기가 입었던 니트를 입고 등장해 이들의 돈독한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유리상자 역시 ‘신부에게’, ‘사랑해도 될까요’를 넘어 1997년 데뷔곡 ‘순애보’를 열창하며 학전 소극장 시절을 추억했다.

마지막 순서는 화려함보단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했던 포크록 밴드 여행스케치였다. 첫 곡 ‘별이 진다네’는 귀뚜라미 소리가 울려 퍼지는 시골 풍경을 담아내며 팀 이름에 걸맞은 스케치 능력을 뽐냈다. 최근 방송을 통해 재회한 이선아, 윤사라, 성윤용도 팀을 이끌어 온 루카(조병석)와 남준봉과 함께 관객 앞에서 입을 맞췄다. 메들리와 더불어 ‘운명’, ‘옛 친구에게’, 그리고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로 돌아본 이들의 과거는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앙코르 무대에 오른 모든 출연진은 ‘내일이 찾아오면’을 합창했고 팬데믹 이후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며 대화합의 장을 마무리했다.

길거리를 전전하던 가수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정해진 객석은 물론 예비 좌석까지 끌어모아야 했던 그 시절. 당대의 소극장 공연 문화는 필자를 포함한 현대의 젊은 세대가 온전히 공감하기 힘든 ‘역사’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그들 스스로 형성한 연대가 소중한 음악 유산들을 30~40년이 넘는 지금까지 전하고 있고 그 가치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어색함보단 반가움과 포옹만이 감돌았던 < 아카이브 K-ON >이 소통이 부재한 시대에 작은 공감의 불씨를 지핀 만큼 우리의 K팝 아카이빙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글: 임선희, 정다열
사진: 일일공일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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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케이온(Archive K-ON) : 우리, 지금 그 노래

시티팝, 포크 송 등 과거 한국 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거 라디오와 대학로 소극장을 중심에 섰던 동아기획과 학전 소극장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아카이브 케이온’을 통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 ‘아카이브 케이온(Archive K-ON) : 우리, 지금 그 노래’ 콘서트가 그것. 김현철, 장필순, 함춘호, 동물원, 박학기, 조규찬, 유리상자, 여행스케치가 출연하는 ‘아카이브 케이온’ 콘서트는 10월 22일과 23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최된다.

‘아카이브 케이온(Archive K-ON) : 우리, 지금 그 노래’는 올해 초 SBS에서 성황리에 방영된 프로그램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를 제작한 음악컨텐츠 기업 11018(일일공일팔, 대표 최정윤)이 기획한 공연이다. 총 10회에 거쳐 대중음악 역사를 기록한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는 온라인 상 화제와 함께 ‘제48회 한국방송대상’ 음악구성TV 부문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11018 측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가장 보고 싶었던 뮤지션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며 “방송에서 느낄 수 없었던 라이브와 이야기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 밝혔다.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시인과 촌장의 멤버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포크 가수 함춘호, 동아기획의 뮤즈이자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장필순, 천재 싱어송라이터이자 시티팝 리바이벌을 이끄는 아티스트 김현철, 아름다운 노래로 사랑받은 박학기와 싱어송라이터 조규찬, 순수 음악으로 사랑받은 포크 밴드 동물원과 여행스케치, 유리상자가 그들이다.

공연의 부제인 ‘우리, 지금 그 노래’ 답게 , 출연진은 자신의 곡은 물론 동아기획과 학전 소극장, 한국 대중음악을 수놓은 거장들의 노래를 새롭게 해석한다. 조규찬이 부르는 김민기, 함춘호가 연주하는 시인과 촌장, 김현철이 부르는 어떤날 등 한국 음악 거장들의 노래를 또 다른 거장들의 해석과 목소리로 듣는 귀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사전 제작 미팅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그 노래를 왜 좋아하게 됐는지, 어떻게 부르고 싶은지 음악에 대한 즐겁고도 진지한 시간을 보내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1980년대, 90년대 한국 대중음악 르네상스의 주역들이 함께 하는 ‘아카이브 케이온’ 공연은 방역 당국과의 협조를 거쳐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엄격히 준수한 상태로 개최된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입장권 가격은 13만 2천 원.

< 인터파크 예매 링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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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장필순 ‘장필순 Reminds 조동진'(2021)

평가: 3.5/5

시간이 지날수록 또렷해진 온기가 마음을 감싼다. 조곤조곤 세상에 위로를 전하던 조동진이 나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오래도록 언더그라운드 포크계의 흔적을 남긴 그가 사라진 후 대부의 발자취를 뒤쫓던 후배들에겐 잔잔한 새벽이 찾아왔고 생전에 선배가 그러했듯 떠들썩하지 않게 슬픔을 견뎌냈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삶을 지켜본 장필순 또한 마찬가지였고 조용히 그의 노랫말을 떠올렸다. 어스름한 추억의 회고, < 장필순 Reminds 조동진 >이다.

조동익이 짚은 한 음에서 시작한 앨범이 점차 공간을 확장한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현악기와 전자음의 아르페지오 등 최소한의 악기로만 층을 쌓는 소리가 거대한 파장이 되어 동이 트기 전 희미한 빛이 물들이는 황홀경을 그려낸다.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에 묻었지만 이내 표면에 새겨지는 기억을 노래한 ‘물을 보며’와 낯선 사람의 귀익은 발자욱이 고독한 ‘흰 눈이 하얗게’, 적막한 희망을 드러내는 ‘해 저무는 공원’을 비롯해 앨범의 곡 모두가 몽환적인 엠비언트 사운드로 가득하다. 원곡의 서정을 간직하고 싶은 편곡 의도 아래 조동진의 따스한 메시지가 지금 세대에 은은하게 펼쳐진다.

장필순의 보컬은 감정을 절제하며 메신저에 충실하다. 가사와 멜로디를 표현하는 목소리는 자신을 덜어내기에 어떤 기교도 없이 원래가 하나인 양 음향 세계의 일부분으로서 조화된다. 장필순이 비워낸 틈 사이로 고스란히 채워지는 것은 역시 조동진의 감성이다. ‘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 발현되는 위안이 차분히 청자에게 스며든다.

‘슬픔이 너의 가슴에’ 속 ‘내가 슬픔에 지쳐 있었을 때 그렇게 했던 것처럼’이란 이야기는 순간의 경험으로 타인을 어루만진 담백한 한 마디이며 누군가에겐 큰 버팀목이 된다. 데뷔 전 힘이 들 때마다 조동진의 3집을 들으며 고민을 녹여낸 장필순도 같다. 자신이 의지했던 아름다운 글귀와 선율을 더욱더 놓칠 수 없었기에, 장필순과 조동익은 < 장필순 Reminds 조동진 >이란 느린 호흡으로 따뜻했던 조동진의 숨결에 다시 한번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 뿐이다.

-수록곡-
1. 물을 보며
2. 슬픔이 너의 가슴에
3. 아침이 오고 다시 저물고
4. 먼 길 돌아오며
5. 제비꽃
6. 흰 눈이 하얗게
7. 내가 좋아하는 너는 언제나
8. 나뭇잎 사이로
9. 해 저무는 공원
10. 그대 창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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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순 ‘소랑’ (2020)

평가: 3/5

제주음악 창작소의 지원을 받아 삶의 터전인 제주도를 그렸다. 소랑은 제주 방언으로 ‘사랑’이라는 뜻. 이번 곡에도 파트너인 조동익이 프로듀서 참여, 언젠가부터 이들의 음악에서 주가 되어 온 앰비언트 사운드가 노래의 전반을 감싼다. 이는 같은 음악공동체 푸름곰팡이의 동료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성이기도 하다. 조동진의 < 나무가 되어 >(2016), 조동익의 < 푸른 베개 >(2020) 그리고 장필순의 근래 음악들에선 비슷한 류의 어쩌면 자연의 질감을 담은 노이즈가 계속된다.

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익숙함이 오히려 안정감 혹은 신뢰로 다가온다. 꾸밈없이 펼치는 보컬과 맑은 단어로 적은 가사가 노래의 선함을 비춘다. 그간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새로운 지류는 아니지만 늘 그렇듯 마음을 적시는 에너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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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늘 ‘연가'(2020)

평가: 3.5/5

잔잔한 물결이 조용히 밀려오듯 낮고 깊은 파고를 지녔다. 엄격히 수록곡들의 면면을 살피자면 자연스레 많은 음악가가 연상된다. 3호선 버터플라이가 그들의 명반 < Dreamtalk >(2012) 등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의 음악화. 즉, 가사를 통한 이야기 전달이 아닌 어떤 순간을 곡으로 포착해냈던 공감각적 심상이 여기에 있다. 지난해 < 김일성이 죽던 해 >를 통해 자전적 스토리를 녹여낸 천용성, 파라솔과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들려줬던 위트와 상상을 겸비한 노랫말. 사운드적으로는 신해경, 실리카겔이 선보인 몽환적 분위기가 음반의 전반을 감싼다.

기타 다양한 음악 동료들과의 교차점을 교류하지만 이 작품은 그 에센스를 끌어모아 지극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연가’는 ‘이 바람 속에 파란 싹은 뭘까 / 맞대진 사랑 속에 포근한 덩굴인가’라는 문학적이고 감성적인 글로 문을 연다. 이어 레게리듬에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보컬을 뿌리로 삼아 빳빳한 신시사이저를 밀어붙인다. 그룹의 작법은 이 세 개의 튼튼한 꼭짓점을 바탕으로 한다. 은유와 비유에 푹 젖은 말들, 곡에 슬며시 빠져들게 하는 불순물 없는 보컬, 이 모든 요소의 색감을 한층 살리는 건반. 굳이 하나의 특징을 더 꼽자면 공중그늘의 합은 아주 훌륭하다. 각 악기가 힘을 겨루지 않고 어우러지는 덕에 안개 같은 부유함이 부담스럽지 않다. 노래가 쉽고 그래서 잘 와 닿는다.

‘공중그늘’은 그들이 자주 모이던 장소의 이름을 합친 것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공중캠프’, ‘나무그늘 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2016년 밴드를 결성, 2년 후인 2018년 첫 싱글 ‘파수꾼’을 발매했다. 이 세월과 같이 꾸린 추억은 그대로 그룹의 정수가 된다. 리드미컬한 신시사이저가 돋보이는 ‘타임머신’, ‘소꿉장난 같은 세상 속에서 / 내겐 돌아갈 곳이 없어’ 노래하는 ‘모래’, 장난스런 선율 사이 씁쓸함을 녹여낸 ‘비옷’ 등 대다수의 곡은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경험을 노래 안으로 소환한다. 향수 어린 회고는 일면 지독한 독백이 되기 십상. 허나 이들은 그 개인성을 보편적 익숙함으로 돌려내며 보다듬을 전한다. 호소력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경력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분명 밴드에게는 허술한 겉멋이나 허세가 없다.

음악 커리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들의 첫 번째 정규 음반. 선명한 인상을 남길 튼튼한 곡들이 가득 차 있다. 세월을 돌아보게 하는 보이스 장필순이 보컬로 참여한 ‘연가 2’가 결코 앨범에서 튀지 않을 만큼 이 5명의 루키들은 완숙된 역량을 펼쳐낸다. 아스라이 묻어 나오는 그리움, 쓸쓸한 사랑, 텁텁한 순간들을 옅은 회색빛 어조로 노래하지만 그 편린이 싫지만은 않다. 밝고 강한 에너지가 아닌 조금은 어둡고 강한 이들의 노스탤지어. 서정적인 ‘연가’가 찬 바람 부는 가을날 더없이 좋은 음악적 환유를 불러온다.

– 수록곡 –
1. 새출발
2. 계절
3. 연가
4. 타임머신
5. 모래
6. 그사이
7. 비옷
8. 보보
9. 역
10. 숲
11. 연가 2(Feat. 장필순)
12.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