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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일 ‘Fake’ (2021)

평가: 3/5

제목처럼 시작부터 제대로 당했다. 가성과 진성을 혼합한 화음의 담백함에 빠져드는 찰나 음의 높이가 최하층으로 내리닫는다. 모던 록 밴드 메이트를 비롯해 여러 그룹의 중심에 섰던 보컬리스트 임헌일이 이토록 나직한 목소리를 낸 적은 없었다. 평소 말투보다도 낮은 톤의 속삭임은 소셜미디어 속 허상을 주제 삼아 만남이 줄어든 시대의 공허함을 기록한다.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드러내듯 기악 구성 역시 간소화했다. 은은한 어쿠스틱 기타와 브라스로 다져놓은 포크의 기틀에 미디로 힙합 스타일의 드럼 비트를 덧대며 트렌드에 무던히 합류한다. 확실히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선포한 정규 2집 < Breathe >부터 전기 기타가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팀이 아닌 개인을 정의하기 위한 절제가 꾸준한 도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해 솔로 임헌일의 음악 스펙트럼이 가을 하늘처럼 영롱한 빛깔로 채워지고 있다.

가사에 ‘노래로 부를 만한 게 없다’면서도 올해만 벌써 세 곡의 싱글을 발매한 지금, 투정 섞인 거짓말에 어느 때보다 진실함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