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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10곡 특집 Feature

라디오 PD들의 ‘내 인생의 음악 10곡’ – #10 주승규 PD

내년 개설 20주년을 앞두고 이즘은 특집 기획의 일환으로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 20인의 ‘내 인생의 음악 10곡’ 편을 연재 중입니다. 라디오는 음악과 동의어라는 편집진의 판단에 따라 기획한 시리즈로 모처럼 방송 프로듀서들이 전해주는 신선한 미학적 시선에 독자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방송사의 라디오국에서 음악 프로를 관장하며 15년 이상의 이력을 가진 20인 PD의 ‘인생 곡 톱10’입니다. 열 번째 순서는 MBC 라디오 주승규 프로듀서입니다.

김정호 ‘하얀 나비’

– 무언가를 진짜로 좋아한다는 것
여인의 아버지가 젊은이에게 이렇게 묻는다. 자네는 내 딸이 어디가 그리 좋은가?
볼이 불그스레해진 젊은이는 망설이다가 이렇게 입을 뗀다. 그냥…그냥 다 좋습니다.

1970년대 초 그야말로 혜성같이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가수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매료되었고 어린 나도 그의 팬이 되었다. 아끼고 아껴 몇 달 치의 용돈을 모아 드디어 그의 음반을 질렀고 그것은 내 생에 첫 LP가 되었다.

무언가를 진짜로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이유 없이 좋은 것, 그냥 좋아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음악이든 간에 말이다.

애니멀스(Animals)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통기타와 팝송
1970년대는 우리나라에서도 통기타가 붐이었다. 당시 조금 ‘논다’ 하는 젊은이라면 통기타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했기에 공부는 뒷전이요 통기타에 심취한 자녀들 때문에 각 가정마다 분노의 아버지들의 ‘통기타 파손 사건’이 줄을 이었다. 다행히 우리 집에는 그 와중에 살아남은 한 대의 기타가 있었고 아버지가 안 계신 틈을 타 숨죽여 연습했던 곡이 바로 우리말 제목으로 ‘해 뜨는 집’ ANIMALS의 HOUSE OF THE RISING SUN 이었다. 코드도 비교적 평이했고 주법도 단순하여 초보자들의 연습용으로는 안성맞춤이었던 까닭이다. 나에게 기타라는 악기를 알게 해준 곡이다.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Black dog’

– 제목이 무슨 상관이랴
1970년대의 팝송 이야기 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백판’ (해적음반) 이야기다. 불법 음반인데다 음질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흡족치는 않았으나 팝송에 목마른 젊은이들에게는 그나마도 아쉬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집에도 형이 애지중지하던 백판이 몇 장 있었는데 요즘으로 말하자면 편집음반인 셈이다. 딥 퍼플(Deep Purple)의 ‘Highway star’,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Superstition’, 산타나(Santana)의 ‘Black magic woman’ 등등 기라성 같은 곡들이 담겨있었는데 그중 특히 나의 눈길을 끌었던 곡이 하나 있었다. 음반 편집자의 섬세함이라고 할까 그 자상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사연인즉 이렇다.

팝송의 원제목 옆에는 친절하게도 한자로 된 번안 제목이 이렇게 별도로 표시되어 있었다.

LED ZEPPELIN, BLACK DOG (黑犬)

존 덴버(John Denver) ‘Annie’s song’

– 인수봉에서 만난 한 줄기 바람
익히 알고 있는 대상이라도 특별한 상황에서 만나게 될 때 전혀 다른 존재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북한산 인수봉을 등반하다 보면 암벽 곳곳에 꽃다운 나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젊은 클라이머들을 위한 추모 동판을 만나게 된다. 아마 나의 첫 번째 산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까스로 오른 정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맞은편 백운대를 바라보는데 아들을 잃었을 법 한 어머니가 향을 피우며 두 손을 모으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 졌다. 그때 산 정상을 가득 메운 한 곡의 음악, 그리고 그때 산 정상 한줄기 맑은 바람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하다.

이글스(Eagles) ‘Hotel California’

– 무스탕 라디오의 추억
믿기 어렵겠지만 어제 라디오 인기 팝송 프로그램을 듣지 않았다면 친구들 사이 이야기에 낄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어제 무슨 프로그램에서 무슨 음악을 들었다는 것이 주요 화제일 정도로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세계에선 팝음악, 팝음악 프로그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를 듣기 위한 FM라디오가 인기였는데 학생들 사이에선 나만의 FM라디오 갖기가 하나의 로망이었다.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온 종로를 뒤져 마침내 최신형 “무스탕 라디오”를 손에 넣게 된 날,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검은 색 무전기 스타일 포스 가득한 무스탕 라디오의 스위치를 켠 순간 거기서 퍼져 나온 그 음악이란…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 ‘Sultans of swing’

– 라디오에 신청곡 보내 보셨나요?
요즘이야 그렇지 않지만 엽서가 라디오 청취자들의 주된 프로그램 참여방법이던 시절이 있었다. 방송국에 엽서를 보내고 신청곡이 방송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것이다. 나의 경우 즐겨하던 프로그램에 엽서를 보내고 어느 때처럼 라디오에 귀 기울이다가 나의 이름이, 나의 사연이, 나의 신청곡이 방송되던 순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순간의 느낌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음악을 스스로 찾아 듣는 것과 방송으로 신청하여 듣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차원이라 믿는다. 혹 아직도 경험해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한번쯤 시도해 보시기를 권한다.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 ‘Thanksgiving’

케니 로긴스(Kenny Loggins) ‘The more we try’

– 나의 라디오PD의 절반은 여기에서 배웠다입사 후 맡았던 첫 단독 프로그램은 당시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 이수만의 팝스투나잇 >이었다. 1년 남짓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라디오 방송 사상 최초의, 그러나 이제는 식상해져 버릴 정도로 전형이 되어버린 타이틀 멘트를 생략한 오프닝,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지털 음원의 도입, 그리고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럽고 새로운 진행방식으로 이른바 DJ 프로그램의 패러다임을 바꾼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DJ의 음악에 대한 선구안도 탁월해서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사랑을 받게 된 음악들도 여럿 있었는데 가장 기억나는 음악을 꼽는다면 프로그램 클로징 음악으로 사용했던 것이 위 두 곡이다. 나의 라디오PD의 절반은 여기에서 배웠다.

모차르트, 교향곡 제25번 (영화 아마데우스)

– 음악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오프닝 장면에 절묘하게 사용된 교향곡 25번을 비롯하여, 영화 곳곳에서 기존의 모차르트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함에도 마치 이 장면을 위하여 만든 음악인 듯 정교한 방식의 연출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음악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영화, 그리고 음악…

영화 < 정복자 펠레 >의 테마

–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아늑한 앞날이 보장될 수도 있을 농장의 수습감독 직을 마다하고 가난과 부조리의 땅을 떠나기로 결심한 소년, 그는 눈 덮인 벌판에서 늙은 아버지와 포옹하며 작별 한다. 농장으로 되돌아가던 아버지는 아쉬운 듯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고 그 사이 소년의 눈 덮인 덮인 대지 위, 작은 점이 되어 조그맣게 멀어져 간다. 그리고 화면을 가득 메우는 영화의 엔딩음악

삶이 시시하게 느껴질 때마다 이 영화를 꺼내 본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특히 그의 표현 중에 ‘주먹으로 눈물을 닦으며’ 라는 표현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그 의미를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믿는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음악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그럴 땐 이 영화를 떠올려 보곤 한다.

우리는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연출
MBC < 이수만의 팝스 투나잇 >, <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 < 영시의 데이트 >, < 별이 빛나는 밤에 >, < 정오의 희망곡 >, < FM 모닝쇼 >, < 배철수의 음악캠프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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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I Am Woman

헬렌 레디의 견고한 메시지, ‘I am strong, I am woman’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가수 헬렌 레디는 1972년 여성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곡 ‘I am woman’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과 그래미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를 거머쥐었다. 50 여년 전 여권 신장을 노래한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 음악에서 핵심이 된 ‘허스토리(Herstory)’를 상징한다. 대중음악계 여성의 발자취를 짚어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정이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2’에서 네 명의 주인공은 각자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안고 함께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로 여행을 떠난다. 사만다는 갱년기에 접어들었고, 미란다는 가정을 위해 직업을 포기했으며, 캐리는 남편에게 주기적으로 각자의 시간을 갖자는 요구를 받았다. 샬롯은 고된 육아에 시달려 지칠대로 지쳐있다. 그런 그들은 여행지에서 헬렌 레디(Helen Reddy)의 ‘I am woman’을 열창한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환히 웃으며!

대중음악계 여성의 발자취를 짚어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정이듯, ‘허스토리(Herstory)’를 이야기하려면 헬렌 레디를 빼놓을 수 없다. 이즘 ‘I am woman’ 코너명의 탄생 배경이 된 헬렌 레디의 일대기를 그려본다.

“한때 나는 바닥까지 내려갔었어요.
누구도 다시는 나를 바닥에 머물게 할 수는 없어요.”

어릴 적 헬렌 레디의 꿈은 가정주부였다. 영화배우였던 어머니, 배우 겸 감독이자 작곡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았고 실력도 출중했으나 가수의 길은 자의가 아닌 부모의 뜻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후 그는 노래 부르기를 거부했다. 비슷한 시기 건강상의 이유로 음악을 그만둘 수밖에 없기도 했다.

헬렌은 스무 살이 되던 해 가정주부의 꿈을 이룬다. 10대 때부터 연애해 온 케네스 위트(Kenneth Weate)와 결혼한 뒤 딸 트레이시(Traci)를 낳았다. 그러나 3년 만에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고 어린 나이에 싱글맘이 된다. 1966년, 어린 딸과 함께 단돈 200달러를 들고 떠난 미국에서 그의 첫 거주지는 허름한 여관방이었다.

그는 살기 위해 음악을 다시 택했다. 어린 딸의 밥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이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노래해야 하는 무명가수였다. ‘I am woman’의 노랫말 속 “I am strong, I am woman(나는 강해요. 나는 여자입니다)”라고 외쳤지만, 그의 삶은 결코 강인함만으로 이기기에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I Am Woman” singer Helen Reddy performs in 1970.

역설적이게도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계기 역시 제프 왈드(Jeff Wald)와의 결혼이었다.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로 폰타나 레코드(Fontana Records)에서 첫 싱글 ‘One way ticket’을 발매하게 된 것이다. 미국으로 건너온 지 2년만인 1968년이었다. 그러나 이후 제프와도 이혼하게 되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봤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결심을
더 단단하게 하도록 도와줄 뿐이죠.”

데뷔 싱글로 성공하진 못했으나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한 헬렌은 1971년 ‘I am woman’을 발표하며 페미니즘 제2의 물결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페미니즘 제1의 물결이 선거권 및 법적으로 여성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지속된 미국의 페미니즘 제2의 물결은 편중된 가사 노동으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가정 내에 국한되는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헬렌 레디 역시 주부들의 고충을 너무도 잘 알았다. ‘I am woman’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이야기와 함께 이를 강하게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노래한다.

“제때 딱 맞춰 왔어요. 여성운동에 관여하게 됐고, 약한 사람들, 고분고분한 사람들 그리고 약하고 우아한 모든 것들에 관한 노래도 라디오에 많이 나왔죠. 우리 가족 여자들은 전부 강했어요. 그들은 노동을 했고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직접 겪었죠. 난 결코 내가 고분고분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어요.” – 2013년 시카고 트리뷴 인터뷰 중

이후 헬렌 레디는 주체적인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주창한다. 척 베리(Chuck Berry),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케이씨 앤드 더 선샤인 밴드(KC and the Sunshine Band), 비지스(Bee Gees)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한 심야 음악 버라이어티 쇼 < The Midnight Special >에서 1972년부터 1975년까지 고정 호스트를 맡았다. 그뿐만 아니라 1973년 < The Helen Reddy Show >와 1979년 < The Helen Reddy Special>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한다. 여성들이 직업을 갖지 못하고 가사 노동에 집중되어있던 시기였기에 더욱더 유의미했다.

“나는 현명해요. 그 지혜는 아픔에서 온 거죠.
나는 강해요. 나는 여자입니다.”

헬렌 레디가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단순히 페미니즘 메시지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투사임과 동시에 재능있는 뮤지션이었다. ‘I am woman’과 동일 앨범에 수록된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뮤지컬 < Jesus Christ Superstar > OST 앨범에 수록되며 이름을 알리는 데 일조했고, 풍성한 코러스와 온화하고도 파워풀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Delta dawn’, 마이너한 편곡과 의미심장한 가사가 돋보이는 ‘Angie baby’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출연했다. < 에어포트 75 >, <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 >에 출연했고, 그중에서도 < 피터의 용 >에서는 주연을 맡으며 OST인 ‘Condle on the water’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는 업적을 남겼다.

싱글맘으로의 삶, 세 번의 결혼을 겪은 헬렌 레디는 세상에 “See me standing toe to toe(정면으로 세상에 맞서는 날 봐).”라 선언했다. 그는 음악의 힘으로 나약한 현실을 강인함으로 승화했다. 시카고 트리뷴 인터뷰에서 ‘I am woman’이 이토록 성공을 거둘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 노래를 여성들의 연대를 이끈 결정적인 노래로 기억한다. “나는 현명해요. 그 지혜는 고통에서 온 거죠. 나는 강해요. 나는 여자입니다. “ 페미니즘 이슈가 계속 화두 되는 세상 속 ‘I am woman’의 메시지는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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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IZM-빅퍼즐 뮤직 아카데미] ‘10주’로 풀어낸 팝의 모든 것

[이즘IZM-빅퍼즐 뮤직 아카데미]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음악의 역사를 함께 훑어봅니다. 장르의 탄생과 음악의 유행 사이에는 ‘역사적 배경’이 늘 자리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지를 중심으로 이 노래가 그때 왜 유행했었는지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습니다. 팝의 시작을 함께 들어봅니다. 이즘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 일시: 2020년 11월 12일 ~ 2021년 1월 14일 (매주 목요일, 10주 과정) 저녁 7:00 ~ 9:00
* 장소: 빅퍼즐 문화연구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0-26, 2층)
* 강사: 음악평론가 겸 라디오 작가 소승근 (한동준의 FM POPS 작가로 활동 중)
* 수강료: 15만원(강의 1회당 만 오천원)

★ 할인 대상 (12만원)
① 2020년 11월 5일 목요일(23:59)까지 신청한 Early Bird
② 대학교 1, 2학년
③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이외 지역에서 온 학생
④ 기존 빅퍼즐 음악 강의 수강생

★★ 개별강좌도 신청 가능 하니 문의 주세요!
★★ 계좌 완납 이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개별 수강료, 현장납부 혹은 계좌 입금 신중하게 결정해 주세요!

* 문의/신청: 010-8079-1070
신청링크: (클릭 시 새 창으로 연결됩니다)

커리큘럼
1. ‘로큰롤의 나라’ 미국과 1950년대 문화의 지각변동
2. 브리티시 인베이전과 영국 음악의 파급력
3. ‘록의 황금기’ 1960년대 록과 팝의 지형도
4. ‘흑인의 자각’ Soul
5. ‘그루브 속의 정신’ Funk와 Disco 1
6. ‘그루브 속의 정신’ Funk와 Disco 2
7. ‘분노의 질주’ 1970년대 Punk, 1990년대 Grunge
8. ‘마니아 보고’ 헤비메탈과 프로그레시브 록
9. ‘Hot & Cold’ 1980년대 뉴웨이브, 신스팝 그리고 MTV
10. 록을 넘어선 대세, 힙합의 40년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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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POP Album

위켄드(The Weeknd) ‘After Hours'(2020)

평가: 4/5

그 어느 때보다 위약하다. < Beauty Behind The Madness >와 < Starboy > 속 슈퍼스타는 온데간데없고 광기 어린 에이블 테스파이가 피를 흘린 채 웃고 있다. 모델 벨라 하디드와의 관계는 산산조각이 되어 만신창이를 낳았고 < After Hours >는 위태로운 긴장의 산물이다. 불안감을 내포하는 사운드와 사랑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이리저리 방황하는 가사는 초기의 것이나 더 나아가 전 연인과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본다.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 중 가장 자기 고백적이다.

직관적인 제목과 달리, 보컬은 텅 비어 있어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음반의 방향키가 되는 ‘Alone again’와 ‘Too late’의 두텁게 깔린 앰비언트 사운드와 신시사이저의 끊임없는 왜곡, 그리고 허공을 떠도는 목소리는 자멸의 길로 이끌 정도로 무기력하다. < Trilogy >로의 회귀를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초반은 짙은 음울의 정서를 이어가지만 맥스 마틴과 손을 잡은 ‘Hardest to love’나 엘튼 존의 ‘Your song’을 재해석한 ‘Scared to live’가 뚜렷한 선율을 불어넣는다. 지칠 틈을 주지 않는 영민함이 있다.

자신의 초기 커리어를 되짚으나 과거지향을 가져와 식상함을 날려버린다. 웅장한 성가대와 같은 전초전의 ‘Faith’를 지나면 앨범의 하이라이트인 중반부에 다다르는데, 이는 본격 사운드의 흐름을 뒤엎는 순간이다. 디페시 모드, 휴먼 리그를 끌어온 1980년대 신스 팝 ‘Blinding lights’, ‘Save your tears’와 아웃트로에 색소폰을 잔뜩 실어 나르는 디스코의 ‘In your eyes’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다. 맥스 마틴의 재단 아래 음악을 주무르는 위켄드의 가창에는 쾌감이 있다.

그러다 다시 니힐리즘의 사운드 속으로 가라앉은 그를 발견할 수 있다. 테임 임팔라의 케빈 파커와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의 손길이 닿은 ‘Repeat after me’를 기점으로 또 한 번 음악을 어지러이 흩뜨려놓는다. 앨범의 아이덴티티인 ‘After hours’는 6분간 큰 변주 없이도 질주하는 리듬과 달큰한 음색이 지루함을 덜어낸다. ‘Until I bleed out’에서 거리를 배회하는 그는 이번에도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갈무리한다.

무의미한 섹스와 마약으로 자위하는, 즉 외면과 타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던 위켄드가 ‘내가 저지른 일이 부끄럽다’며 스스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피처링 없이 온전히 그의 목소리로 풀 렝스 앨범을 채운 것 역시 의미 있는 지점이다. 대중 노선의 팝과 슬래셔 무비를 떠올리는 음침함을 모두 잡은 데다 그간의 작품 속 좋은 점만 걸러 집약한 결과, 흠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수작이 탄생했다. 이별의 흉터인 ‘방황’이 곧 DNA였던 그에게 그 귀추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올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록곡-
1. Alone again 
2. Too late
3. Hardest love 
4. Scared to live
5. Snowchild
6. Escape from LA
7. Heartless
8. Faith 
9. Blinding lights 
10. In your eyes 
11. Save your tears 

12. Repeat after me (interlude)
13. After hours 
14. Until I bleed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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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케이씨엠(KCM) ‘이런 이별도 있어’(2020)

평가: 2/5
  • 원조는 원조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을 주름잡던 발라드 장르 대표주자 KCM은 한국 발라드의 전형성에 근거한 곡을 발표했다. 

    절절한 하모니카 소리(선택 사항이다)로 시작해 피아노와 통기타 연주가 등장하고, 간단한 머니 비트와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 절정의 순간을 알린다. 

    소몰이다, 흉성이다 말이 많던 처절한 발라드 시장에서 살아남은 강자답게 내로라하는 노래 실력은 여전하다. 고음으로 도배하는 신진 발라드 가수들보다 완급조절도 뛰어나다.

    딱 그만큼이다. ‘이런 이별도 있어’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을 확인하는 노래는 될 수 있으나, 매일 듣고 싶은 음악은 확실히 아니다. 사람이 일 년 내내 이별하지는 않지 않은가. 게다가 한강 데이트를 즐기다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특별한 이별도 아니니. 물론 우수에 젖은 자신에 푹 빠지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