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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미노이 ‘잠수이별’ (2022)

평가: 3.5/5

습기가 가득하다. ‘잠수이별’의 잠수를 청각화하듯 먹먹한 비트가 특징이다. 담담한 래핑에 최적인 우원재와 반주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미노이의 보컬, 모든 분위기가 조화롭다. 예능 유튜브 < 미노이의 요리조리 >,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 등 평소 재밌는 모습으로 얼굴을 비추던 미노이와 노련하게 곡을 끌어가는 우원재의 역량이 새삼 드러난다.

2020년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로디 리치의 ‘The box’의 도입부가 스쳐가지만 노래는 반전 없이 잔잔한 분위기를 끌어간다. 2절 후렴에서는 빈지노의 ‘Aqua man’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금관악기 톤의 소리로 좌우를 자극한다. 재치 있을 거라 생각한 ‘진동이 울리면 확인해/근데 허경영 Oh no’라는 가사는 오점이다. 순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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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이치원(pH-1) ‘Mr.Bad’ (Feat. 우원재) (2022)

평가: 3/5

발매를 앞둔 정규 2집의 프로모션을 위해, 박재범 사단 레이블 AOMG와 하이어뮤직 출신의 캐주얼한 두 아티스트 피에이치원과 우원재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Hate you’와 ‘Uniform’ 이후로는 세 번째 만남. 이에 싱어송라이터 수민이 프로듀서의 이름으로 지원군에 합세했다.

주제는 나쁜 것이 더 끌린다는 불량식품의 모토다. 작풍으로 과거 ‘Malibu’에서 선보인 어두운 기조와 간결한 진행을 재현했고 여유로운 추임새로 매력적인 바람둥이 이미지를 강조했다. 확실한 임팩트 없이도 이목을 끄는 선공개다. 무엇보다 어떤 분위기에도 잘 녹아드는 피에이치원의 ‘올라운더’ 인증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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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Uniform (Feat. 피에이치원)’ (2022)

평가: 3/5

‘시차(we are)’, ‘울타리’로 청춘의 마음을 대변해온 우원재는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와 화법으로 힙합신의 독특한 위치를 점해왔다. 2017년부터 싱글과 미니 앨범을 발표한 그는 2020년 정규 1집 앨범 < Black Out >으로 그간의 작업을 결산했다. 피처링에 주력했던 2021년을 뒤로하고 새해 벽두 깜짝 복귀를 알린 신곡은 사운드와 가사, 뮤직비디오를 아울러 지향점이 명확하다. 감각계를 건드려 나른하고도 몽환적인 무드를 조성하는 것. 음악적 동반자 KHYO와 공동 작곡한 ‘Uniform’은 우원재의 트렌디한 면모를 드러낸다.

레이드 백 기타 톤과 리듬 트랙은 종종 지독한 우울로 빠지던 우원재와 거리감을 둔다. 변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매일 똑같은 의상에 은유한 주제 의식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절규라기보단 캐주얼한 자아 탐색에 가깝고, 뚝뚝 끊어치는 랩은 감정 표출이 아닌 감각성에 닿아있다. < 고등래퍼 4 >의 멘토로 출연했던 pH-1은 보다 리드미컬한 랩으로 대비 효과를 냈다. 리릭시스트 장점보다 감각적 문법에 초점을 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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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Black Out'(2020)

평가: 3.5/5

< 쇼미더머니 6 >로 한국 힙합 신에 반향을 일으켰던 우원재는 대중성에 크게 개의치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2017년 방송 종영 직후 발매한 ‘시차’를 통해 차트를 호령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작업물들은 명백히 자기 세계에 충실하며 급하게 인지도를 좇지 않았다. 첫 미니 앨범이었던 < af > 역시 그러한 정체성의 연장에 있었으나, 가지런한 편곡과 특유의 웅얼거리는 랩의 조화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에 반해 데뷔 3년 만에 나온 첫 정규작 < Black Out >은 그러한 단점을 눈에 띄게 극복한다. 프로듀서 쿄(KHYO)가 매만진 비트는 전과 비교해 화려하고 들쭉날쭉하며, 보다 다채로운 들을 거리를 확보하여 정규작으로서의 에너지를 강하게 피력한다.

확고한 콘셉트가 돋보인다. < Black Out >은 우원재가 유명세 이후 느낀 감정의 순간들을 사진처럼 포착해 개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복잡다단한 음반이다. 과거 자신과의 단절을 선언하기도, 성공 이후의 삶을 털어놓기도, 반성과 성찰을 담기도 하는 이 일련의 서사에는 유기성이 있다.

초반 ‘Black out’과 ‘R.I.P.’에서 ‘기억 안 나 나의 모습’, ‘어제의 나는 죽었고’라며 옛 자신과 선을 긋고, 중반 재키와이(Jvcki Wai)가 피쳐링한 ‘칙칙폭폭 Freestyle’로 스웨그를 뽐낸 후 과감한 자기 과시의 ‘징기스칸’에서는 ‘난 안 멈추지 번식 / 스쿼트 on my bed’라는 노골적인 문장으로 쾌락적 삶을 토로한다. 각양으로 얽히고설킨 이 테마들이 혼란스러울 법도 하지만, 저마다의 분위기에 맞아떨어지는 비트와 랩 스타일을 활용한 덕에 진행 방향에 흐트러짐이 없다.

이어지는 후반부는 그러한 찰나를 거친 그가 솔직한 감정을 마주하는 대목이다. 미국 투어 중 작업했다는 ‘Canada’는 여타 트랙과 결이 다른 리얼 세션 기반의 편곡 위 랩이 아닌 노래를 나른하게 읊조린다. 친구 관계에 무심했던 일, 너무 ‘붕 떠 있던 상태’를 뉘우치며 그에게 소중했던 사소한 것을 되짚고 그게 정말 자신에게 필요했던 것임을 깨닫는다.

고찰의 시간을 거친 래퍼는 극에 이르러 장중한 무게감의 언어를 뽑아낸다. ‘착한 사람이 행복하길 빌어 / 못된 사람은 안 못되길 빌어’라 사색하는 ‘Fever’의 마지막 벌스(Verse)는 그의 내면이 타자를 향한 설득으로 이어져 유독 짙은 잔향을 남긴다.

분명한 서사에 비해 언어 방식은 다소 함축, 추상적이어서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데에 다소 수고가 든다. 그 때문에 언뜻 흐릿한 인상을 남기기도. 그럼에도 작가적인 내용 전개와 멋진 랩을 선보인 ‘Used to’와 타이거 JK가 중독적인 훅을 심은 ‘Job’은 단일 트랙으로서도 존재감을 빛내며 음반의 생명력을 구제한다. ‘칙칙폭폭 Freestyle’ 등에서 드러나는 전체적으로 빽빽해진 플로우도 래퍼로서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쇼미더머니 이후 급진적으로 달라진 삶의 순간을 짚어내며 자신의 속마음에 대한 충분한 고민으로 낳은 준수한 결과물. 시작부터 주관이 뚜렷했지만 이제 음악적 외연도 넓어졌다. 확실히, 보통은 아니다.

– 수록곡 –
1. Black out 
2. R.I.P.
3. Used to (Feat. CIFIKA) 
4. Do not disturb (Feat. So!YoOn!)
5. 칙칙폭폭 Freestyle (Feat. Jvcki Wai & SIMO of Y2K92) 
6. Job (Feat. Tiger JK & 김아일)
7. 징기스칸
8. Canada
9. Fever (Feat. sogu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