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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Bam bam’ (Feat. 에드 시런) (2022)

평가: 2/5

뮤직비디오의 첫 장면부터 카밀라 카베요는 ‘Fuck’을 외치고 노래를 시작한다. 브라질의 살사를 바탕으로 한 경쾌하고 흥겨운 음악 안에서 그의 표정은 밝고 몸놀림은 가볍다. 이 모든 것들은 이별한 전 연인 숀 멘데스를 저격한다. 헤어져도 자신은 아무렇지 않고 완전히 극복했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며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욕적인 가사 역시 같은 맥락이다.

2019년, ‘South of the border’에 이은 카밀라 카베요와 에드 시런의 두 번째 작업물은 에드 시런이 남미음악에도 재능이 있는 전천후 뮤지션임을 증명했으나 주요 멜로디의 작위적인 선율과 그것을 강조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은 부자연스럽다. 카밀라 카베요의 트레이드마크인 흥얼거리듯 무심하게 내뱉는 가창조차 자신의 심정을 교묘하게 가린다. 카밀라 카베요가 자신의 생일 다음날 발표해서 숀 멘데스에게 한 방 먹인 ‘Bam bam’은 유쾌한 ‘복수(復讐)’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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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라이프(Westlife) ‘My hero’ (2021)

평가: 2.5/5

다년차 아티스트에게 필연적으로 ‘변화’와 ‘고수’라는 기로가 찾아온다고 가정한다면, 2018년 재결성 소식을 알리며 활동을 재개한 팝 보컬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선택은 전자에 가깝다. 에드 시런이 작곡에 참여해 EDM 스타일로의 개편을 꾀한 ‘Hello my love’을 전작 < Spectrum >의 타이틀로 내건 것부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했다. 실제로도 이 작품에 속한 ‘Dance’나 ‘L.O.V.E.’ 등의 트랙은 그룹이 가진 연차와 네임밸류를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당시 현존하는 팝 경향에 맞닿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12번째 정규작 < Wild Dreams >의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My hero’는 중도의 입장에 가깝다. 그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건반과 공명을 버무린 진득한 발라드를 주된 작법으로 내걸었지만, 현 주류 시장에 어울릴 만한 공정을 거쳤다. 이름이 비슷한 히트 넘버 ‘My love’와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팝 신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애드 시런과 초기작부터 연을 맺어온 스티브 맥(Steve Mac)의 참여가 정직하게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창의적인 멜로디나 화음부에서의 임팩트는 조금 부족하다. 다만 향후 발매될 앨범을 위한 소개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20년 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많은 장수 그룹 중 지금의 웨스트라이프는 분명히 자생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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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Ed Sheeran) ‘Bad habits’ (2021)

평가: 2.5/5

송곳니를 드러내며 짙은 눈 화장을 확인하는 금발의 뱀파이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이 적갈색 머리 아티스트의 모습을 지울 수도 있지만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과도기에 접어든 음악을 투영하며 새 시대를 열지만 강렬한 콘셉트만큼 음악은 화려하지 않다.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했던 최근작 < No.6 Collaborations Project >처럼 신곡 역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만듦새로 다가올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믹싱을 거친 기타 사운드와 정직한 박자로 떨어지는 드럼과 베이스 라인은 한층 부드럽고 익숙해진 가창과 대비를 이루며 어두운 분위기를 주도한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곡 전개에서 뚜렷한 포인트가 부족한 것이 약점. 둔탁한 하우스 비트는 절제미보다는 느슨함에 가깝고 오르내리길 반복하는 멜로디는 히트곡 ‘Shape of you’의 리듬에 비해 처진다. 대중성에 맞는 정체성을 구현하려 하지만 슈퍼스타의 목소리에만 의존한 평범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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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Ed Sheeran) ‘Afterglow’ (2020)

평가: 3.5/5

2020년은 변이와 혼란의 해였다. 희망은 잠식되는 듯 보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뜻하지 않게 전 세계를 연대로 이끌었다. 그럼에도 내년이면 조금은 나아질 거라는 소망이 담긴 한 해의 끝에 에드 시런은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And we’ll burn so bright ’til the darkness softly clears(우리는 밝게 타오를 거야 어둠이 부드럽게 걷힐 때까지)’라는 가사로 지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따뜻한 질감의 어쿠스틱 기타가 주를 이루는 ‘Afterglow’는 초기 에드 시런의 포크 성향을 다시 꺼내온다. 가장 최근의 정규앨범인 < No.6 Collaborations Project >는 그 노선을 달리했었기에, 이 곡이 더욱더 반가운 이유다. 기타 한 대만으로 사운드는 폭넓은 포물선을 그리고, 포물선을 따라 자유롭게 유영하는 멜로디는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작년에 쓴 곡이라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꼭 알맞은 따뜻한 위로송이다. 언제나 고난과 역경은 있듯이 우리의 삶에 계속해서 유효할 음악. 조용한 연말에 찾아온 기분 좋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