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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신이했어 (Feat. 떠그 민)’ (2023)

평가: 2.5/5

실체가 아닌 이미지를 좇는 대중을 간파한 언에듀케이티드는 < HOOSTAR >(2019)와 < 선택받은 소년: The Chosen One >(2020)를 통해 눈속임 래퍼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이 영광을 모두 신께 돌립니다.’라는 영화배우의 수상소감을 랩으로 엮은 듯한 ‘신이 했어’는 오토 튠과 트랩 비트, 자수성가 가사 등 래퍼의 패턴을 일관했다.

돈 자랑 래퍼 중에서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눈에 띄었던 건 페이크 이미지 속 진솔함이었다. 신예 래퍼 떠그 민(Thug Min), 인기 프로듀서 토일과 합작한 ‘신이했어’도 이런 면모가 드러나지만 외려 정직한 성공 신화로 명도가 감소했다. 조금의 중독성을 남기는 후렴구도 기존 곡과 비슷한 질감을 반복했다. 정체성 굳히기와 약간의 변주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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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HOODSTAR 2’ (2020)

평가: 3/5

힙합 진영이 여자, 명품, 고가의 자동차를 다루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부와 명성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남성적 스토리텔링은 하나의 클리셰이자 축적된 관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그 관습에서 다른 질감으로 소재를 다루는 래퍼다. 성공을 향한 그의 집착은 처절함을 넘어서 처연함을 안겨주고 주제에 대한 극한의 밀어붙임은 그의 과거를 궁금하게 한다. < HOODSTAR >와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그는 < HOODSTAR 2 >로 슈퍼스타의 야망을 드러낸다.

앨범 전체의 트랩 비트는 ‘돈을 왕창 벌어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자’는 지향점만큼 선명하며 랩 음악 초심자들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라이밍이 더해진다. 뿌리, 루이(Louis), 구찌로 라임을 맞추는 ‘Uneducated arirang’은 아리랑의 가락에 오토튠을 칠한 명품 예찬 송이고 성명을 발표하듯 자신을 각인시키는 ‘U n e d u c a t e d k i d ’ 는 ‘know, more, clothes’로 운율을 조성한다. 명료한 발성을 통한 의미전달 덕분에 허황되어 보이는 내용이 유쾌하게 들린다. 그의 특출함이다.

“음악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을 갖고 했다”라는 인터뷰처럼 그의 노랫말엔 독기가 서려 있다. ‘I’m back’의 ‘백정으로 태어나서 돼버려 fuckin’ 양반’이란 구절로 입신양명의 욕망을 드러내고 ‘Street kid’에서 ‘난 1등이 안 되면 시작도 안 했어, push the limits’로 폭발적인 추진력도 보여준다. 박재범의 참여로 대중성을 확보한 ‘God bless’의 ‘착하게만 살 수는 없잖아. 성경책을 뜯어 말아 피던 난데’라며 신의 축복을 자조적으로 일축하고 평범한 길에서 이탈한 정신세계를 표현한다.

그의 멈출 줄 모르는 기세는 직설과 가벼움 사이를 진정성으로 줄타기한다. “내 음악으로 위축된 한국 힙합을 깨고 싶다”라는 포부만큼 이번 목표는 야심 차다. 쉬이 잊히지 않는 유별난 정체성에 좋은 비트를 선택하는 안목과 귀에 잘 들어오는 가사 전달까지 장착한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이제 성공적인 도약을 준비한다.

– 수록곡 –
1. Uneducated arirang
2. I’m back
3. U n e d u c a t e d k i d
4. Street kid (Feat. CHANGMO)
5. God bless (Feat. Paul Blanco & 박재범)
6. Work work (Feat. The Quiett)
7. IQ 80 freestyle
8. BMW (Feat. Northfacegawd)
9. Full of pain
10. First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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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2020)

평가: 2.5/5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한국 힙합 신의 대표적인 기믹 아티스트다. 그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마약이나 총기 범죄 등을 음악의 소재로 삼고 허풍에 가까운 술책을 인터넷상에서 퍼뜨리며 독특한 시선을 끌었다. 그런 와중 그의 두 번째 미니 앨범 < HOODSTAR >는 콘셉트뿐 아니라 준수한 완성도까지 챙기며 그에 대한 리스너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첫 정규작인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도 그러한 코믹과 웰메이드 사이의 줄을 타고 있다.

초면의 듣는 쾌감은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좋다. 폭이 좁은 트랩 힙합의 울타리 안에서도 뇌리에 꽂히는 멜로디를 뽑아내는 능력이 두드러진다. ‘룰루랄라’의 쉽고 중독적인 훅(Hook)도 인상적이고, ‘Rockstar!’의 유연한 싱잉 랩은 탁 트인 듣는 맛을 선사하는 그 절정이다.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했음에도 외관이 한결같은 기조를 형성하는 것 역시 자신의 색깔에 맞는 비트를 선택하는 아티스트의 역량이다. 더불어 본작에서 적극 활용한, 모난 데 없이 목소리 위로 포개지는 오토튠은 매끄러운 첫인상의 단연 핵심.

반면 가사는 한결같은 노골적 자기 과시로 일관한다. 한 방향의 주제를 끌어가는 지탱력은 좋으나 변함없는 맥락 안에 짚어내는 몇 유머 포인트를 제외하면 노랫말에 특이점이 없다. 특히 캐릭터가 과하게 응용될 때는 자극이 참신함을 앞서 당혹스럽다. 같은 문장의 중복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Only one’은 대표적이다. 마디 채우기식으로 음절을 소모하니 의도하는 바를 선명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잔향만 남는다. 이러한 텍스트의 무의미는 애당초 그가 내용의 초점을 실화보다 기믹에 상당수 두고 있는 탓으로 보이기도 한다.

래퍼로서 증명해야 할 랩 실력 역시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이를 뒤받치기 위해 모인 조력자들도 작품을 겉돈다. 질감이 부드러운 전반에 비해 빽빽한 랩 수록곡을 몇 채운 후반. 허나 ‘Blood diamonds’의 단조로운 플로우나 비트와 뒤엉키는 ‘Don’t talk’의 투박한 키스 에이프의 목소리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데에 실패하고 메시지 전달을 도리어 가로막는다. 이 때문에 뒷부분의 몰입도는 시작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결국 화자는 이러한 지루함을 일말 극복하는 ‘Winnin’의 질주하는 사운드에 주인공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자신의 개성을 가감 없이 이어간 정규 음반. 허나 그 이상 가는 음악적 설득은 여전히 비어있다. 수록곡의 탄탄한 연계가 돋보였던 EP < HOODSTAR > 보다 집중력이 떨어진 건 곡 단위가 긴 정규 앨범에서 발휘해야 할 기획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잘 다진 캐릭터를 좋은 노래로 연결하지 못한 아쉬운 결과물이다.

– 수록곡 –
1. Rockstar!
2. Drop top
3. 룰루랄라 (Lululala)
4. Past (Feat. Paul Blanco)
5. Only one
6. Don’t talk (Feat. Keith Ape)
7. Reborn
8. Winnin
9. Blood diamonds (Feat. SUPERBEE)
10. Finally r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