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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The Black Skirts) ‘어린양’ (2022)

평가: 3.5/5

조휴일 표 ‘사랑 트릴로지’의 마지막 장을 안내하는 선공개 싱글. 환각의 세계로 인도하는 시타르 풍 리프를 지나 감각적인 어쿠스틱 멜로디를 마주한다. 색소폰과 기타 솔로 등 적재적소에 빛나는 악기 구성이 공간감을 형성하고 특유의 나긋한 코러스가 풍성함을 배가한다.

부드러운 외피를 제거하자 발칙한 속내가 드러난다. 3부작의 중간 지점, 황폐한 사랑을 담은 전작 < THIRSTY >가 낳은 갈등에 스스로의 신분을 절대자로 격상시켜 팽팽하게 맞선 두 진영을 직접 창조한 음악 세계로 끌어들인다. 각각을 짐승과 어린양에 빗대 비웃음과 무조건적 애정을 동시에 전하며 신보의 밑그림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파격 노선이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지는 검정치마다운 예고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