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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AKMU) ‘Next Episode'(2021)

평가: 4/5

그리하여 Next Episode
2017년 2개의 노래가 담긴 짧은 싱글 앨범 < Summer Episode >에 이어 4년 만에 < Next Episode >란 후속작을 써냈다. 전작의 초점이 Summer 즉, ‘여름’의 이미지에 맞춰져 있었다면 보다 많은 7개의 수록곡으로 채워진 이번 음반은 Next 즉, ‘다음’을 말한다. 시점은 현재. 코로나 19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덮은 오늘날 발칙한 두 남매는 무뚝뚝하고 다정하게 희망을 건넨다. 지금이 ‘지나면’ 아니, 바로 지금 곁에 있을지도 모를 그 순간들을 일상에서 포착해내면서.

이들이 음악의 소재로 삼은 것은 줄곧 그랬듯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하다. 정식 데뷔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 < K팝 스타 >에서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던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처럼 여전히 우리 주위의 것을 글감으로 삼는다. 그 익숙함을 특별함으로 치환하는 것은 전곡 작사 작곡으로 활약하는 멤버 이찬혁의 상상력. 군 제대 이후 발매한 지난 정규 앨범 < 항해 >(2019)를 기점으로 한껏 성숙한 감정의 폭을 장착한 그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한 힘을 내비친다. 쉽고, 간결하고, 재치 있으며, 깊다. 독특한 관점과 시선으로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단단한 곡들을 써냈다.

신선한 것은 작품을 통해 자신들 앞에 놓인 또 하나의 장애물을 넘으려 했다는 것이다. 콜라보. 피처링이 아닌 함께(with) 써 전곡에 쟁쟁한 뮤지션과 나란히 섰다. 늘 선명하게 드리던 악뮤스러움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확실히 돌려놨다.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1980년대 신스팝의 느낌을 살린 ‘전쟁터’는 이선희의 목소리로 생생한 활력을 얻고 그 누구도 제목으로 상상할 수 없을 ‘맞짱’은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과 만나 섬세히 감성을 태운다. 여기서 ‘악뮤틱함’은 일방적인 동기화가 아닌 융화, 융합에 가깝다. 즉, 두 남매의 색을 잃지 않으며 상대의 색과 어우러진다.

뭉근한 상상력의 끝은 아이유와 손잡은 ‘낙하’, 자이언티가 합세한 ‘Bench’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떨어지고 떨어지면 결국 날아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발한 상상으로 탄생한 ‘낙하’는 떨어지는 느낌을 잘 살린 멜로디와 뒤엉키며 잊을 수 없는 후크라인으로 완성됐다. 청량한 일렉트릭 기타 리프가 포문을 여는 ‘Bench’ 역시 거침없이 자유를 말한다. ‘지붕 없는 벤치에 누워’, ‘지붕 없는 벤치에서 깨어나’ 평화와 사랑을 누리겠다고 말하는 이 가사 앞에 녹아내리지 않을 공산이란 없다. 삶에 살짝 프레임을 씌워 바꾼 세상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흐른다.

힘쓰지 않고 핵심을 풀었다. 또한 이것저것을 애써 겹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곁에서 찾아 재밌고 유쾌하게 그렸다. 악동뮤지션에서 이제 악뮤로 새 음악장을 펼친 그들에게 세상은 온통 영감의 촉매가 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룹의 ‘세련된 키치함’이 다가온다. 그리하여 이들이 말하는 Next는 어수선한 전염병 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말 그대로 악뮤의 넥스트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취할 수밖에 없는 두 남매의 강력한 귀환. 매번 ‘넥스트 레벨’이다.

  • – 수록곡 –
    1. 전쟁터(with 이선희) 
    2. 낙하(with 아이유) 

    3. Bench(with Zion.T)
    4. 째깍 째깍 째깍(with Beenzino)
    5. 맞짱(with 잔나비 최정훈) 
    6. Stupid love song(with Crush)
    7. Everest(with Sa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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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우린 (Prod. by 이찬혁 of AKMU)’ (2021)

평가: 3/5

악동뮤지션의 찬혁이 직접 곡과 가사를 썼다. 선배 뮤지션 이승철의 데뷔 35주년을 맞이한 기념 싱글로 피아노를 중심으로 점점 고조되는 진행이 일품. 젊은 시선으로 사랑 이후의 감정을 써낸 찬혁과 이를 표현한 보컬 이승철 사이에 어떤 시대적인 격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매끄럽게 소화되고 매끄럽게 흘러가는 곡. “우린 / 우린 / 우린 사랑했죠” 노래하며 한 템포 숨을 죽였다 다시 퍼지는 구성 역시 튼튼하다. 조금은 담백한 구성이 단점으로 자리할 수 있으나 그 한계만큼이나 깔끔한 인상을 전해준다. 좋은 시너지의, 핵심만 담은 발라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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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ALIEN’ (2020)

평가: 3/5

재치가 번뜩이면서 한 번 더 곱씹게 되는 가사다. ‘금메달까지 딴 일등 선수’,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과 같이 아이를 잉태하는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며 먹먹함을 건네고,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나’를 북돋아 주고 들여다보게 하는 힘까지 지녔다. 의외로 사운드 면에서 살짝 삐끗하는데, 일정하게 귀를 때리는 전자음만이 부각되어 철저하게 가사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자리 잡는 것이 아쉽다. 이를 의도했다 하더라도 무난한 멜로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쨌든 ‘이찬혁의 가사 + 이수현의 음색’이라는 사기 조합은 첫 솔로 곡에서도 무리 없이 힘을 뻗어 나간다. 남매가 풀어나갈 ‘망할 이 지구’ 정복기의 다음 페이지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