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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이(ADOY) ‘Model’ (2023)

평가: 3.5/5

아도이가 두 달 전 발매한 EP < us >는 아도이 본인들의 요청으로 동서양 각국의 인디 뮤지션들이 아도이의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일종의 트리뷰트 컴필레이션이었다. 이 글로벌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세계 무대를 의식해온 아도이의 방향성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마침내 이들은 세계로 향하기보다 자신들의 세상으로 세계를 끌어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곡 ‘Model’의 변화가 선명하다. 아도이를 상징했던 일러스트 앨범 커버는 사진 이미지로 대체됐고 뮤직비디오는 그 어느 때보다 이국적이다. 특장점이었던 나른하고 몽롱한 느낌을 더욱 강화한 신스 팝 사운드 역시 약 2년 만에 돌아온 그들을 반갑게 맞게 하지만 다듬고 다듬다 뭉툭해진 멜로디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최소한의 비트에도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엉거주춤한다. 꿈이 먼저인가, 음악이 먼저인가? 아도이의 음악은 이미 선행한 꿈에 아직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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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이(ADOY) ‘Her’ (2021)

평가: 3/5

개러지 록을 구사했던 이스턴 사이드킥과 일렉트로닉 록밴드 프럼 디 에어포트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경의 뮤지션들이 만나 결성한 신스팝 밴드 아도이는 지난 4년간 1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EP를 발표하며 트렌디한 국내 밴드 음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창성과 대중성을 함께 포용해온 그간의 결과물들이 ‘커머셜 인디’로 일컫는 그들의 지향점을 지탱했고 가사의 90% 이상을 영어로 구성해 세계화도 꾀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앨범 커버가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이들의 3번째 EP < Her >도 대중적 감각과 고유한 음악색 사이에서 평형감각을 유지한다.

신시사이저의 높은 지분율은 주요 선율을 책임지고 소리의 겹을 쌓은 독특한 질감을 주조한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동일하다. 물결이 넘실거리듯 나긋나긋하게 진행되는 오프닝 트랙 ‘Simply’가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로파이 곡 ‘Baby’와 곡 중간에 삽입된 라틴풍 리듬이 이색적인 ‘Ny’가 이들의 사운드스케이프가 신시사이저로 한정되지 않음을 드러냈다. 기승전결의 구성 대신 전체적인 분위기 형성에 중점을 두는 이번 앨범의 악곡 전개는 간혹 멜로디 선명도를 떨어뜨리지만 델리스파이스가 연상되는 서정성에 명확한 후렴구를 더한 신스팝 넘버 ‘Antihero’가 그 지점을 상쇄했다.

청춘을 주제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2018년도 정규 1집 < VIVID >와 달리 이번 앨범의 서사는 ‘Antihero’의 노랫말 ‘내일의 내 꿈처럼 할리우드로 도망가자’처럼 비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 뉴욕에서의 삶을 꿈꾸듯 그린 ‘Ny’와 헌신을 약속하는 ‘Saint’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며 서사의 일관성을 제공했다. 현실 세계 이면의 낭만을 붙잡은 아도이의 < Her >는 꿈과 환상이 채색된 사랑으로 팬데믹이 야기한 단절의 공백을 채웠다.

– 수록곡 –
1. Simply
2. Antihero
3. Saint
4. Baby
5. Ny
6.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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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이(ADOY) ‘Pool'(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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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앨범 표지만큼 밴드가 들려주는 신스팝도 무해하다. 무심한듯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보컬과 영어가사로 노랫말의 영향을 최소화한 나른한 가창은 여전한 아도이의 특징이다. 느긋하게 부유하는 ‘Grace’와 달리 이번 곡은 속도감을 높이고 기타 리프나 클랩 비트로 펑키한 질감을 더했다. 그 와중에 귀를 잡아끄는 흡인력이 있는 멜로디나 잘 조율된 소리는 밴드의 실력을 보여준다. 듣는 이를 압도하겠다는 욕심이나 자극 없이 그저 흘러가듯 재생되는 음악이 담백하게 녹아든다.

ADOY(아도이) – Pool (Official A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