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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본(Lazybone) ‘피라미드’ (2022)

평가: 2/5

근 1여 년 만에 발표한 신곡이다. 레게 리듬을 바탕으로 ‘피라미드’ 위를 오르는 누군가의 버거움을 노래한다. 곡조 상의 변화 없이 간단한 구조로 1절과 2절을 반복, 짧고 간결하다. 그 덕에 메인 멜로디가 잘 들리기는 하지만 빛이 날 정도는 아니다. 응축한 가사는 더 깊은 풀이를 하기에 덧붙일 실마리가 없고 미지근하게 마무리되는 곡의 끝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대표곡 ‘Do it yourself’가 단순하지만 강렬한 에너지로 무장했다면 이 싱글은 전자만 있고 후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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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Lizzo) ‘About damn time’ (2022)

평가: 2/5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을 준비하는 들뜬 분위기와 리조의 긍정적인 자존감이 만나 흥겨운 에너지를 발산하며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펑크(funk)/디스코의 리듬 안에서 자신의 외모를 가사에 투영한 당당함은 낙천적이고 흥겨운 봄기운으로 환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펑크(funk)/디스코가 뉴트로의 대표로 자리를 잡아간다. 브루노 마스, 두아 리파, 방탄소년단 등 많은 뮤지션들이 1970, 80년대의 소울/펑크(funk)를 재해석할수록 쉭과 프린스, 마이클 잭슨, 어스 윈드 & 파이어, 쿨 & 더 갱, 조지 클린턴 같은 위대한 뮤지션이 들린다. 그들이 창조했던 광대한 그루브는 2020년대에도 생명력을 연장하며 유통기한 없는 아우라를 형성한다. 허스키하고 깊은 음색을 가진 리조의 래핑이 멋지지만 ‘About damn time’은 그 위대한 선배들을 답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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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월비(Swervy) ‘January embers’ (2022)

평가: 3/5

스월비의 장르는 힙합에 국한되지 않는다. 밴드 사운드와 매끄러운 조화를 선보인 전작 < Undercover Angel >의 ‘파랑`이 그 단적인 예다. 너른 장르 소화력을 입증해 보인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록 음악을 향한다. 신곡 역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수이가 프로듀싱을 맡아 시너지를 발휘했다.

캐치한 기타 리프와 중간중간 터져 나오는 솔로, 그리고 강직한 드럼이 설계한 균형 잡힌 사운드가 단번에 귀에 감긴다. 악기 앙상블을 배경으로 덤덤한 듯 메아리치는 스월비의 음색이 어두운 분위기를 고조시켜 장르적 쾌감을 자극한다. 얼어붙은 줄만 알았던 록의 불씨를 성공적으로 되살린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번뜩이는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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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신과(OBSG) ‘얼씨구두른다’ (2022)

평가: 3.5/5

토속 문물을 재가공해 전하는 보부상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소리꾼 이희문을 중심으로 결성한 민요 프로젝트 오방신과가 1년 만에 나타나 판을 벌인 무대는 장(場), 시장이다. 먼 옛날 계급 사회의 하층인 상인들이 물건을 팔며 불렀던 장타령을 각색한 만큼 노랫말의 의미는 중요치 않다. 강원도 곳곳의 지명을 언급하며 재치를 더한 언어유희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방식으로 음절을 분하며 오로지 리듬감을 돋우기 위한 장치로 사용한다.

독특한 장단을 보조하는 건 북이나 장구가 아닌 외국 악기다. 밴드 허송세월의 베이시스트이자 오방신과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는 노선택은 퍼커션과 기타로 기초 비트를 만들고 트럼펫과 색소폰으로 빈 음역대를 채우며 다시 한번 전통 음악에 특유의 레게 스타일을 이식했다. 이국적인 질감이 강한 탓에 뽕끼를 극대화했던 ‘허송세월말어라’ 이상의 흥이 차오르진 않지만 여전히 장터 관객들의 소비욕을 자극하기 충분한 퍼포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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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Darl+ing’ (2022)

평가: 2/5

컴백을 앞둔 보이그룹 세븐틴이 네 번째 정규작의 밑그림을 그려낸다. 부드러운 신스 팝 ‘Darl+ing’은 바다 건너 팬들을 향해 담백한 감사 인사를 건네며 첫 영어 싱글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 ‘911 calling’과 같은 해외 팬덤 맞춤형 노랫말로 타지에서 보내주는 응원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연산기호를 활용한 호칭은 그들과 하나 되고자 하는 마음을 특별하게 형상화한다.

면밀히 설계한 스케치에 비해 획일적인 사운드가 다채로움을 지운다. 흐릿하고 일정하게 조율한 보컬 톤은 팀 특유의 청량한 에너지를 누르고 후반부에 급작스레 등장한 전기 기타가 짧은 곡 안에서 무리하게 감정을 끌어올리며 애매한 결말만 남긴다. 대표곡 ‘예쁘다’처럼 각자 맡은 파트를 개성 있게 덧칠하지 못한 수채화 위, 13색 파스텔이 본연의 색감을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