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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스팀슨(Johnny Stimson) ‘Best day ever’ (2023)

평가: 2.5/5

조니 스팀슨이 변화를 꾀했다. 그의 전작은 주로 ‘Gimme gimme’, ‘Flower’와 같이 간결하고 편안한 팝이었지만 이번 싱글은 이례적인 펑크(Funk)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베이스라인이 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가사에 호응하는 백그라운드 보컬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팝 랩을 연상케 하는 보컬 및 전자음이 단출한 알앤비 스타일의 팝 소품을 연출한다.

중후반부 등장하는 변주 구간 역시 또 하나의 승부수다. 그동안 안착해있던 단순하고 평탄한 구조와 달리 ‘Best day ever’은 흥겨운 분위기 중간에 감미로운 발라드를 삽입했다. 같은 앨범의 또 다른 싱글 ‘Look at me now’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이전보다 즐길 요소는 풍부해졌으나 아직 자기만의 색채가 옅다. 최근 많은 아티스트들이 펑크를 시도하며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맘 편히 최고의 날을 노래하기엔 개성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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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슨 분(Benson Boone) ‘Sugar sweet’ (2023)

평가: 2.5/5

미국 태생의 2002년생 뮤지션이다. 틱톡(Tiktok)에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 힘을 빌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 아메리칸 아이돌 >에 출연하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와 낮고 감미로운 음색의 소유자로 일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찰리 푸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데뷔 싱글인 ‘Ghost town’, ‘Before you’와 같은 사랑 노래로 한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 곡 역시 이전 곡들과 비슷한 기조를 띈다. ‘헤어진 연인에게 우리 사랑은 설탕처럼 달콤하지 않았다’며 고백하는 가사 위로 적당히 록킹한 일렉트릭 기타와 적당히 쫀쫀한 멜로디가 얹힌다. 독창적이거나, 인상적이기보단 그저 듣기 편안한 팝송에 가깝다. 이 부분이 작은 장점이자 큰 단점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전형적인 러브송으로 쉽게 귀에 들어오나 깊은 잔상을 남기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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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아 ‘Raise up the flag’ (2023)

평가: 3/5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구체적인 서사를 엮은 권진아 표 이별 노래는 뚜렷한 서사로 다가가 사랑에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울려왔다. 신곡 ‘Raise up the flag’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응원의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유사 상황을 표현한 노래로 소통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긍정의 깃발을 꽂으며 좌절한 이들이 자신을 따라 이겨내도록 설득하는 싱글이다. 공감대의 확장에 성공했음에도 전하고자 하는 뜻과 어울리는 음악도 잊지 않았다.

복귀작 < The Flag >가 주 무기인 발라드 외에 팝과 밴드 사운드도 차용한 것처럼 신곡 역시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강조하기 위해 웅장한 록의 작법을 취한다. 피아노 반주부터 점차 기타와 드럼 등의 조력자들이 공간을 채우는 구조가 감동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보컬 역시 주제에 걸맞게 미세한 떨림을 강조하기보다는 단단하게 주도권을 행사한다.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기수(旗手)의 격려에 대열이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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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릴고트(OUREALGOAT) ‘않았을 텐데 (Feat. 피에이치원, 해쉬스완) (2023)

평가: 2/5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악착같이 일어나 성공을 갈망하던 아우릴고트를 기억한다면 이번 신곡이 어색할 것이다. 한껏 목을 긁으며 죽기 살기로 절규한 청년은 온데간데없고, 이별의 여운을 부드럽게 갈무리하는 싱잉 래퍼가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런 선택이 순간의 변덕은 아니다.

전작 ‘멍’을 비롯해 프로듀서 파테코의 ‘Night drive’ 등 그는 일찌감치 감정의 농도를 채우고 있었고, 어쿠스틱 소스에 기대 랩이 아닌 감미로운 멜로디를 노래하는 ‘않았을 텐데’에서 짙게 발현됐다. 다만 너무 훌륭하게 감성 힙합을 재현해낸 것일까? 곡 전체에서 같은 장르의 레퍼런스들이 선명히 빛을 발한다. 피에이치원을 지나 등장하는 해쉬스완의 지루한 파트도 흠. 듣기 편안한 음악임은 틀림없으나, 떠도는 성공 방식을 무작정 복제해 아티스트의 특색마저 가려버린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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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비티(CRAVITY) ‘Groovy’ (2023)

평가: 3/5

크래비티는 다른 보이그룹과 반대의 노선을 걸어왔다. 사이버펑크의 미래적인 이미지를 앞세운 ‘Break all the rules’, ‘My turn’, ‘Flame’ 등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데뷔 초반과 달리 ‘Adrenaline’부터 가볍고 청량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펑크(Funk)에 기반을 둔 레트로 콘셉트의 싱글 ‘Groovy’ 역시 선명한 멜로디와 후킹한 사운드로 완전히 자리 잡은 팀의 기조를 계속해서 밀어붙인다. 흐름은 안정적이나 영역 확장을 뒷전으로 두기에는 시기상조다.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그룹에겐 눈에 띄는 반등을 위한 모험적인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크래비티의 미래를 더 멀리 보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