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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10cm) ‘부동의 첫사랑’ (2023)

평가: 3/5

우리가 왜 십센치의 작은 이야기에 감응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는지 다시금 깨닫는다. 어쿠스틱 선율에 솔직한 경험담을 읊는 청춘 보컬의 합작, ‘부동의 첫사랑’은 공감이라는 팀의 근간에 집중했다. 핵심은 단연 담백한 노랫말로, 가장 소중하고 부끄러웠던 순간을 파고드는 낱말이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는 추억에 호소한 덕분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변하지 않는, 아무리 애를 써도 상대방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중의적 의미에서 부동(不動)도 맞춤형 수식어다.

절절하거나, 새벽 감성으로 침전하거나, 혹은 개성이 과하든가 하는 최근 인디 신 흐름 속 산뜻한 틈새다. 스쿨 밴드의 연습 장면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반주도 걸리는 부분 없이 깔끔하고, 권정열의 목소리도 늦깎이 봄을 수놓기 충분하다. 발매일에 맞춰 악기를 든 수많은 군중과 꾸린 합주 플래시몹도 이 공감대를 파고들며 곡 자체가 새롭거나 특징이 없어도 이러한 요소들이 4분이 넘는 러닝타임도 선선하게 채운다. 십센치 톤으로, 최근 자취를 감춘 첫사랑에 대해 영리하게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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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이(meenoi) ‘Tea time’ (Feat. 십센치) (2022)

평가: 2.5/5

유튜브 콘텐츠 < 미노이의 요리조리 >의 인연으로 성사된 듀엣이다. 프로그램에서 호스트와 게스트로 만나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르던 미노이와 십센치가 이번에 제대로 합을 맞췄다. 신곡은 간질간질한 음색을 공통분모로 삼는 두 아티스트가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물이다.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인다. 오래된 연인의 권태를 겨울에 빗대 따뜻한 차 한잔으로 녹이겠다는 노랫말이 신선함을 제공하고 ‘지긋지긋’, ‘따끈따끈’ 등 의도적으로 형성한 운율도 듣는 재미를 더한다. 부드러운 건반 위 어쿠스틱 질감을 입힌 평범한 알앤비 작법이 다소 밋밋하지만 귀여운 노랫말과 각자 다른 음역을 상호보완하는 둘의 코러스가 곡을 꺼내 듣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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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10cm) ‘Tight’ (2020)

평가: 1.5/5

십센치의 곡이라는 게 놀라울 만큼 무미건조하다. 위트 있는 비유와 구체적인 상황, 감정 묘사가 돋보이던 가사는 납작하고 단순해졌다. 이전과 비교하면 멜로디의 힘도 현저히 떨어진다. 단번에 귀에 걸리던 후렴은 사라지고 밋밋한 선율만 맥없이 흘러간다. 일정한 톤이 반복되는 권정열의 목소리 또한 편히 들리지 않는다. 박문치, 치즈, 이아일 등이 곡 작업에 힘을 보탰으나,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하다. 십센치의 매력을 찾기 어려운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