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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 뮤지엄 ‘더 (Feat. 식케이)’ (2023)

평가: 3.5/5

데뷔 EP < Scene > 한 장으로 알앤비 신의 주목을 받았던 라드뮤지엄은 지난해 6년 만에 발매한 첫 정규 음반 < RAD >를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싱글 위주로 곡을 발매하며 앨범의 여운을 달래는 중이다. 래퍼 식케이가 함께한 ‘더’는 서정적인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작년의 라드뮤지엄과 사뭇 다른 모습을 취한다.

보컬에 강한 이펙트를 걸어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피비알앤비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기조이기는 하나 트랩 사운드의 리드미컬함을 더해 식케이가 활약할 수 있는 트랙을 꾸렸다. 가사에서는 지난해 보여준 모습과의 차이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거리를 뒀던 ‘한량’이나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한 ‘Off-line’에 비해 ‘더’는 제목에서부터 직관적으로 욕망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긴 시간을 두고 단단한 커리어를 완성해나가고 있는 라드 뮤지엄의 다음 스텝을 엿볼 수 있는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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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Epik High) ‘Face ID (Feat. 기리보이, Sik-K, JUSTHIS)’ (2021)

평가: 3/5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지난 2년간 세상은 급속도로 바뀌었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대신 비대면 소통을 보편화했다. 마스크 없이 활짝 웃는 얼굴을 꿈꾸는 데서 시작한 에픽하이의 신곡은 방향을 틀어 익명성에 기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악플러를 겨냥한다. 가시가 돋친 듯 날카로운 가사는 팬데믹이 야기한 위험 요소와 맞닿아있고 오는 12월에 발표될 < Epik High Is Here 下 >의 톤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을 짐작하게 한다.

2014년 작 ‘Born hater’의 동생곡처럼 들린다. 곡의 스케일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베이스가 강조된 강력한 비트가 전반적으로 날 것의 록 사운드를 구현하며 직설적인 가사의 뒤를 받친다. 정교하게 설계된 타블로의 버스(verse)와 후렴 뒤 등장하는 저스디스의 스킬풀한 12마디는 묵직하고 반복적인 비트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곡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다만 미쓰라의 랩은 라이밍과 박자감 측면에서 단조롭고 밋밋하다. 오토튠에 트랩비트를 버무린 식케이의 훅은 그 자체로는 불균질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곡의 흐름 덕에 큰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투컷의 편곡과 비트 메이킹 능력이 다시 빛을 발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