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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Sia) ‘Music'(2021)

평가: 3/5

시아의 활동 범위가 이제 영화로까지 이어진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개봉 예정이 없지만 자국인 호주에선 지난 1월 14일 공개돼 먼저 관객을 만났다. 영화 < Music >. 2007년 직접 쓴 단편 소설을 각색해 만든 뮤지컬 형식의 극으로 작품 속 10개의 사운드트랙 역시 시아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작년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고한 그는 이 창작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즉, 9번째 정규 음반이자 감독 데뷔작 < Music >에 영향받아 쓴 동명의 앨범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맺음’을 담당한다.

우선의 숨 고르기 앞서 음반의 얼개는 다소 헐겁다. 스스로 이 정규 음반을 단순한 사운드트랙이 아닌 스튜디오 음반이라 명명했으나 전체적인 흐름과 에너지가 전에 비할 것이 못 된다. ‘Chandelier’라는 그해 최고의 히트 싱글을 탄생시킨 < 1000 Forms Of Fear >(2014)의 강렬한 퍼포먼스나 다른 가수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곡들에 새 숨결을 불어 넣은 < This Is Acting >(2016)의 신선한 구성. 혹은 < Everyday Is Christmas >(2017)의 쫀득한 멜로디와 화려한 색감이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앨범의 구심력을 끌어올 구성보단 각 곡의 인상에 더 힘을 쓴 기색이다. 말하자면 보너스 트랙을 포함한 14개의 곡은 각자 저마다의 굴곡을 가지고 있다. 수록곡이 모두 모여 하나의 파도를 만들기보단 잔잔한, 크고 작은 14개의 물결이 모였다. 영화 속 영상과 만났을 때 확실한 화력을 장착할 곡들은 선공개된 싱글 ‘Together’, ‘Hey boy’, ‘Courage to change’ 등을 제외하곤 부피가 크지 않다. 시아의 검증된 작사, 작곡 실력이 이번에도 대번 그 힘을 보여준다고 할지라도 곡 사이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미드 템포의 일렉트로 팝 ‘Eye to eye’와 피아노를 바탕으로 점점 웅장해지는 ‘Music’이 교차하여 재생될 때 수록곡은 각자도생하며 선명히 기억에 남는 건 꾹꾹 눌러 사운드를 꽉 채운 노래가 될 뿐이다.

얼마나 새로운 모습이 있는가, 혹은 얼마나 더 인상적인 모습이 있는 가란 질문의 답은 쉽지 않다. 확실한 건 기세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영국 가수 두아 리파와 함께 작업한 ‘Saved my life’, 쭉쭉 뻗어 나가는 가창이 일품인 ‘Floating through space’, 힙합 비트의 ‘Play dumb’ 등 여전히 그가 좋은 곡을 쓴다는 것이다. 여기서 고민은 다시 시작점에 놓인다. 비단 ‘사운드트랙’만이 아닌 정규 앨범은 ‘사운드트랙’이어야 설명될 수 있는 빈틈들이 많다. 거칠지만 갈라지지는 않는 시아의 목소리, 전매특허인 매끈한 선율들이 담겨있지만 음반 전체의 이어짐이 부족하다. 때문에 작품의 메시지 또한 성기게 흘러간다. 영화의 스토리 없이 존재하기엔 힘이 약하다.

– 수록곡 –
1. Together
2. Hey boy
3. Saved my life
4. Floating through space(Feat. David Guetta)
5. Eye to eye
6. Music
7. 1+1
8. Courage to change
9. Play dumb
10. Beautiful things can happen
11. Lie to me
12. Oblivion(Feat. Labrinth)
13. Miracle
14. Hey boy(Feat. Burna Boy) [Bonus 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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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Sia) ‘Together'(2020)

평가: 1.5/5

시아가 감독한 뮤지컬 영화 < Music > 삽입곡이다. 작사, 작곡, 노래에 시아가 적혀있는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지만 영화감독에 시아의 이름이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노래보다 영상에 더 많은 신경을 쓴 듯하다. 시아의 트레이드마크인 처절한 멜로디와 격정적인 보컬 대신 영상에 맞춘 밝은 분위기와 반복되는 일렉트로닉 드럼 소리만 귓가를 채운다. 혼란한 사회문제를 응집시킨 1960년대의 히피 운동을 연상시키는 제목 ‘Together’와 약물 효과로 정신이 몽롱한 상태를 일컫는 단어 High의 등장 그리고 50년 전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원색의 뮤직비디오는 1960년대의 문화를 떠올린다. 시간에 쫓겨 태어난 안타까운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