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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Butter’ (2021)

평가: 3/5

지난해 ‘Dynamite’로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3번이나 차지한 이들이 새 싱글 ‘Butter’로 또 한 번 칼을 갈았다. 외수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은 영어로 적은 가사에서 한번, 걸릴 것 없이 안전한 멜로디에서 또 한 번 드러난다. ‘Dynamite’와 같이 펑키함을 살리고 선명한 선율로 모든 연령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접근을 취해 누구나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팬데믹 상황을 잊게 할 에너지 넘치는 썸머 송이란 설명처럼 노래는 그야말로 경쾌하고 그야말로 청량하다. 간결한 드럼 비트로 문을 열어 퀸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과 쉭(chic)의 ‘Good times’를 연상케 하는 베이스라인을 얹고 사이사이 신시사이저를 짙게 채색해 즐기기 좋은 멜로디를 만들었다.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 ‘Man in the mirror’, 등의 가사를 조금씩 비틀어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가사의 맛을 살린 접근은 또 어떤가. 살짝 감춰둔 재치 있는 은유는 명백히 해외 시장을, 나아가 윗세대 어른들의 취향까지 노린다.

뮤직비디오를 공개함과 동시에 390만 명의 유튜브 최다 동시 접속자를 만들어내고 24시간 만에 이룬 1억 820만이란 누적 조회 수는 이들의 전략이 이번에도 세계를 호령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기세 좋은 성과가 균열 없이 안전한,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 속에서 쓰였음은 노래를 해석하는데 한 면에서의 제동을 건다. 3분이 채 되지 않는, 밝고 맑은 소재로 그려낸 긍정적인 치얼 업 송. 이들의 군더더기 없는 퍼포먼스가 곡의 가치를 풍부하게 살린 것은 맞지만 보편타당함을 지향하는 지금의 방향이 어딘가 노래의 힘이 풀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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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MAX) ‘Blueberry Eyes (Feat. SUGA of BTS)’ (2020)

평가: 2.5/5

지난해부터 국내 유튜브 가사번역 및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 사이서 입소문을 타며 친숙해진 맥스(MAX)는 1992년생 뉴욕 맨해튼 출신 모델이자 싱어송라이터다. ‘Acid dreams’, ‘Love me less’, ‘Checklist’ 등 소소한 일상의 감정을 간결하게 노래하는 신예처럼 보이지만 2015년 첫 앨범을 발표한 이래 알앤비, 힙합, 록 등 신세대 싱어송라이터들의 기본 조건인 다양성을 충족해온 경력자다.

새 정규 앨범 < Color My Vision >에 수록된 싱글 ‘Blueberry eyes’는 빠른 템포의 비트와 낭만적인 보사노바풍 기타 리프를 교차하며 달콤한 언어로 아내 에밀리 캐논을 예찬한다. 차분하고 우아하게 흘러가는 곡 중 BTS 슈가의 랩은 발 빠른 리듬에 맞춰 자칫 무던하게 흘러갈 수 있는 곡에 생동감을 더한다. 맥스의 기존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독특하진 않고, 보컬과 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무난한 러브 송으로의 기능엔 충실하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가창 마무리가 곡의 원형에 가깝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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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IU) ‘에잇 (Prod. & Feat. SUGA of BTS)'(2020)

평가: 3.5/5

< Love Poem >의 주골격을 이루고 있던 리얼세션, 어느덧 세계의 기준이 된 역동적인 글로벌 팝. 이 거대한 합작은 가장 최신의 상대방을 마주함으로부터 시작한다. 곡 전반을 지배하는 아티스트 특유의 감성은 여전하나, 어쿠스틱한 록 사운드에 트렌디한 EDM 사운드를 가미한 음악은 이전의 나이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준다. 마치 아비치의 ‘Wake me up’과 제드와 알레시아 카라가 함께한 ‘Stay’를 합쳐놓은 느낌이라고 할까. 각자가 홀로 작업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이 긍정적인 시너지가 콜라보레이션을 더욱 의미있게 만든다.

어느 때보다도 깊고 간결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가사 역시 곡의 중요한 부분이나, 일부러 이에 집중하지 말라는 듯 가창 자체는 딜리버리보다는 리듬을 타는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 그저 음악의 일부로 존재하기를 원하는 듯, 하고 싶은 이야기였지만 반드시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다는 듯. 그렇게 그의 나이는 사라지지 않을 또 하나의 노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