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막을 내린 < 쇼미더머니 10 >의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였던 노래의 ‘리믹스’ 버전이다. 러닝타임이 11분이 넘고 곡에 목소리를 보탠 래퍼의 숫자 또한 어마 무시하다. 자그마치 14명. 14명의 남성 래퍼들이 힘을 잔뜩 주고 나의 실력을 몰라주는 세상에 저마다 한 마디씩 일갈을 날린다.
원곡 ’08베이식’은 현재의 베이식이 잘 나가던 2008년의 자신을 돌아보며 힘껏 나를 외친다. ‘지금 내 기분은 마치 08년도 베이식’. 빽빽하고 날카로운 래핑과 솔직하고 신념 있는 가사가 만나 굉장한 시너지를 냈다. 반면 이번 리믹스 버전은 어느 누구에게도 정확한 화살이 돌아가지 않는다. 폴 블랑코, 창모, 던밀스 등의 탕탕 튀는 래핑이 명확히 이들의 실력을 증명하지만 11분을 다 들을 만큼의 핵심은 없다.
특히나 내 잘남을 증명하기 위해 실력 없는 이들을 ‘돈도 없고 심지어 여자친구 ‘fuckin’ embassed’라고 내리친다거나 내 성공을 말하기 위해 ‘bootie 큰 애 내 belt에 대고 춤을 추지’라고 뱉는 비유는 이제 더 이상 핫하지 않다. 관성 젖은 비유, 비유 아닌 비하 사이 제 아무리 멋 나는 랩이 쏟아진다 한들 끝까지 듣고 싶지 않다. 원곡의 아우라를 깎아버린 성과 없는 ‘내가 제일 잘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