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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식 ’08베이식 Remix (Feat. 365LIT, CHANGMO, CROWN J, DON MILLS, LAYONE, lIlBOI, MYUNDO, PAUL BLANCO, SAN E, SWINGS, SKINNY BROWN, VERBAL JINT, YUMDDA)’ (2021)

평가: 1.5/5

얼마 전 막을 내린 < 쇼미더머니 10 >의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였던 노래의 ‘리믹스’ 버전이다. 러닝타임이 11분이 넘고 곡에 목소리를 보탠 래퍼의 숫자 또한 어마 무시하다. 자그마치 14명. 14명의 남성 래퍼들이 힘을 잔뜩 주고 나의 실력을 몰라주는 세상에 저마다 한 마디씩 일갈을 날린다.

원곡 ’08베이식’은 현재의 베이식이 잘 나가던 2008년의 자신을 돌아보며 힘껏 나를 외친다. ‘지금 내 기분은 마치 08년도 베이식’. 빽빽하고 날카로운 래핑과 솔직하고 신념 있는 가사가 만나 굉장한 시너지를 냈다. 반면 이번 리믹스 버전은 어느 누구에게도 정확한 화살이 돌아가지 않는다. 폴 블랑코, 창모, 던밀스 등의 탕탕 튀는 래핑이 명확히 이들의 실력을 증명하지만 11분을 다 들을 만큼의 핵심은 없다.

특히나 내 잘남을 증명하기 위해 실력 없는 이들을 ‘돈도 없고 심지어 여자친구 ‘fuckin’ embassed’라고 내리친다거나 내 성공을 말하기 위해 ‘bootie 큰 애 내 belt에 대고 춤을 추지’라고 뱉는 비유는 이제 더 이상 핫하지 않다. 관성 젖은 비유, 비유 아닌 비하 사이 제 아무리 멋 나는 랩이 쏟아진다 한들 끝까지 듣고 싶지 않다. 원곡의 아우라를 깎아버린 성과 없는 ‘내가 제일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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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밀스(Don Mills) ‘미래 2 (Feat. KHAN, J4 Prada, Polodared)’ (2021)

평가: 2.5/5

5년 전, 찬란한 < 미래 >를 외치며 커리어를 그려나간 던밀스의 붓은 어느덧 또 다른 미래의 도화지를 향하고 있다. 래퍼가 대거 등장하는 고압적인 뮤직비디오와 불안하게 흔들리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트랩 비트 아래, 스스로 두 번째 미래를 지칭한 싱글 ‘미래 2’가 그렇다. < 쇼미더머니 10 >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폴로다레드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이포 프라다(J4 Prada), NFL 크루의 소속 칸(KHAN) 등 세 명의 신예가 피처링 명단을 장식한다. 정규 2집 < F.O.B. >와 다방면의 활동으로 안정적 입지를 다진 던밀스는 언더와 오버, 그리고 신구의 활발한 대류 작용의 장을 마련하며 대부의 역할을 수행한 결과다.

각자의 개성을 지닌 네 개의 래핑이 서로 각축전을 펼친다. 비록 탄탄한 속사포와 임팩트 있는 훅을 선보인 던밀스에 비해 나머지 신인들은 아직 미완성된 모습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인들의 이름을 각인시킬 퍼포먼스를 가져왔다는 점이 인상적. 개개인의 역량이 중시되는 단체곡의 성질상 창모의 ‘Swoosh flow (remix)’와 박재범의 ‘Check my bio’의 레벨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연말을 장식할 충분히 흥미로운 UK 드릴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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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BE’O) ‘Counting stars (Feat. Beenzino)’ (2021)

평가: 3/5

올해 < 쇼미더머니 10 >의 최종 우승자는 조광일이었지만 그 못지않은 출세를 거둔 래퍼는 2000년생 신예 비오였다. 프로듀서의 간택을 고대하는 2차 예선 무대에서 부른 ‘Counting stars’가 대중의 눈도장을 포획, 삽시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일찌감치 성공을 예고했다. 밤하늘에 뜬 별처럼 영롱한 멜로디에 홀린 래퍼들이 커버 영상을 속속 공개하며 입김은 더 빠르게 번졌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노래의 정식 음원화에 힙합 팬들의 반응이 열성적이다.

양산되는 여타 싱잉 랩 노래들과 비교해도 ‘Counting stars!’라 치고 들어오는 후렴구는 강렬하다. 트렌디한 톤이 장기인 비오의 보컬이 귀를 사로잡고, 새 아버지를 향한 애정을 녹여낸 빈지노의 버스(verse)가 도시적인 분위기를 배가한다. 경연 때의 청량하고 맑았던 목소리를 통화 음성처럼 먹먹하고 흐리게 중화한 믹싱은 논란을 부르고 있지만, 작위적인 강세나 고조가 없어서 좋다. 로파이한 무드에 편안하게 젖어 들 수 있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