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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Rare'(2020)

평가: 3.5/5

가볍고 무겁게 돌아왔다. 지난 2015년 정규 2집 < Revival > 이후 5년 만에 다시 출격한 그의 음반은 이전 디스코그래피에 비해 한결 짧고 단출한 구성을 선보인다. 빌보드 싱글차트 11위까지 오른 히트곡 ‘Issues’를 보유했고, 그웬 스테파니, 에드 시런 등에게 노래를 써주기도 한 유명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줄리아 마이클스와 함께한 이전 싱글 ‘Bad liar‘가 갖고 있던 음악적 뉘앙스가 이 작품에 와서는 보다 전면으로 확대된다. 반복된 전자음이 중심에 서고 러닝 타임은 길지 않으며 선율은 쫀쫀하다. 한 마디로 반복을 키워드로 한 중독성이 앨범의 핵심이다.

여유로운 호흡으로 무장한 사운드와 달리 메시지는 묵직하다. 한때의 가십거리로 치부하기에 너무 오랜 시간 꼬리표처럼 쫓아다니던 전 애인 저스틴 비버와의 이별 과정과 활동의 제약을 안긴 루푸스 투병 등 의도치 않은 정체기를 겪으며 그가 느낀 솔직한 감정과 깨달음 등이 가사의 지렛대가 되어 빼곡히 적혀있다. 생애 첫 빌보드 차트 정상을 맛보게 한 (음반 내 유일한) 발라드 ‘Lose you to love me‘가 비유하는 지나간 사랑의 애석함과 ‘Vulnerable’, ‘Dance again’이 품은 사랑 안에 담긴 일면의 나약함까지. 흔들림 없는 서사의 방향성은 음반의 탄탄함을 더한다.

미니멀한 사운드와 내 이야기의 진중함으로 무장한 내러티브. 이 만남의 시너지는 약간의 장르를 변용하며 활기를 만든다. 이는 ‘Ring’, ‘Let me got me’에서는 라틴의 향취로 나타나며 ‘Fun’에서는 펑키한 전자음으로, ‘Crowded room’에서는 블랙(6lack)의 피처링과 함께 알앤비 풍으로 그려진다. 전체적인 톤은 유지한 채 무게중심만 살짝 옮겨가며 지휘한 덜어내기는 요즘 날 음악 듣기 취향을 잘 반영하고 그사이 영민하게 챙긴 목소리가 주도성을 끌어온다. 그러니 어찌 성장이 아닐 수 있을까.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전곡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한 적극성 등 그의 진일보를 확증할 사례는 곳곳에 편재한다.

다만 전체가 가벼운 얼개를 가지고 있는 탓에 곡 단위로 응축해 내뿜는 에너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짧은 러닝 타임에 물 흘러가듯 노래를 듣고 리듬을 즐길 거리는 충분하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또렷하게 각인될 날카로운 싱글이 적다. 가장 선명하게 곡에 메시지를 채색하고 선율을 매마진 ‘Lose you to love me‘가 단일 곡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 역시 다른 수록곡이 가진 상대적 빈약함 혹은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엇비슷한 특성 때문일 것이다. 구태여 빈틈을 찾자면 그렇다. 잘 다듬은 음악적 무게감, 거짓 없는 가사의 진솔함. 우선은 이들이 먼저 눈에 띈다. 음악가 셀레나 고메즈의 새 출발, 신호탄이 좋다.

– 수록곡 –
1. Rare
2. Dance again 
3. Look at her now
4. Lose you to love me 
5. Ring
6. Vulnerable
7. People you know
8. Let me get me 
9. Crowded room (Feat. 6lack)
10. Kinda crazy
11. Fun
12. Cut you off
13. A sweeter place (Feat. Kid cu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