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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은 ‘섬으로’ (2021)

평가: 3.5/5

케이팝 스타로 눈도장을 찍고 2017년에 방송된 드라마 < 역적 > OST 수록곡 ‘홍연’과 ‘상사화’로 알려진 안예은은 개성이 뚜렷한 목소리와 재능 있는 프로듀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싱어송라이터이다. 사극 OST에서 들려준 화려한 현악기와 꺾어 부르는 창법뿐만 아니라 2017년도 음반 < 一日(일일) >에서는 힘을 뺀 보컬로 고전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대중과의 접점도 찾았다.

여러 시도 끝에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그는 사극 풍의 ‘홍연’과 ‘상사화’, 무도회가 떠오르는 이국적인 < 일일 > 수록곡 ‘Little kingdom’ 스타일을 이번 타이틀곡 ‘출항’에서 시도했다. 피아노의 크레셴도(점점 세게)가 떠나는 배의 시작을 알리고 최근 케이팝에서 많이 활용하는 뭄바톤 리듬 위를 질주하는 현악기가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현대적 새로움을 더한다.

화려한 소리의 수록곡들과 달리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구성된 ‘항해’는 경상도 민요 ‘뱃노래’의 멜로디를 차용해 어둠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한탄한다. 전작 ‘능소화’의 코드를 변주한 ‘난파’에서의 고음은 몰아치는 파도 속으로 사라지는 배를 이미지화 하며 ‘끝이 보여요’라는 가사는 ‘항해의 끝’과 ‘인생의 끝’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응축된 감정이 폭발하며 절정을 이루는 하이라이트.

< 섬으로 >는 서사를 아름답게 풀어내는 싱어송라이터의 역량이 돋보이는 음반이다. 흡입력 있는 구성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가사는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다양한 결말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개성파 뮤지션 안예은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기 위한 도약점이다.

– 수록곡 –
1. 프롤로그
2. 가자
3. 출항
4. 항해
5. 난파
6. 출항(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