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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BLACKPINK) ‘Pink venom’ (2022)

평가: 2/5

노래 말고 이미지를 만들고자,

그룹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Blackpink in your area’와 ‘Blackpink is the revolution’이 맞붙으면 승자는 필히 후자다. 블랙핑크는 우리 ‘근처’에 있지 않고, ‘혁명’의 주인공이자 ‘뚜두뚜두’, ‘라타타타’ 주술을 외는 천상의 앰버서더를 향해 나간다(혹은 나가고자 한다).

9월 16일 발매될 정규 2집의 선 싱글인 이 곡이 이러한 블랙핑크의 지향을 정확히 나타낸다. 묵직한 거문고 선율로 문을 연 노래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더 인상 깊은 무언가를 계속 쏟아내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콘셉트와 퍼포먼스의 승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흔히 여성적인 것이라 연상되는 ‘핑크’와 독이라는 의미를 가진 ‘베놈’을, 그러니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두 이미지를 연결해 ‘블랙핑크’만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아주 화려하게 포장한다.

결론적으로 노래에는 대중이 무엇에 열광하는가, 대중에게 무엇을 꺼내 보여야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한 기색이 역력하다. 구태여 거문고 사운드를 끌어오고, 뮤직비디오 해시계, 자개 네일을 담아 ‘K스런’ 무언가를 담으려 했지만 이들이 노리는 건 전 세계 음악 팬을 사로잡을 ‘이미지’다. 노래 말고 이미지를 만들고자 달려 나가는 그룹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더 높은 곳만 바라보는 이들의 혁명가에 일단은 피로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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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미노이 ‘잠수이별’ (2022)

평가: 3.5/5

습기가 가득하다. ‘잠수이별’의 잠수를 청각화하듯 먹먹한 비트가 특징이다. 담담한 래핑에 최적인 우원재와 반주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미노이의 보컬, 모든 분위기가 조화롭다. 예능 유튜브 < 미노이의 요리조리 >,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 등 평소 재밌는 모습으로 얼굴을 비추던 미노이와 노련하게 곡을 끌어가는 우원재의 역량이 새삼 드러난다.

2020년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로디 리치의 ‘The box’의 도입부가 스쳐가지만 노래는 반전 없이 잔잔한 분위기를 끌어간다. 2절 후렴에서는 빈지노의 ‘Aqua man’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금관악기 톤의 소리로 좌우를 자극한다. 재치 있을 거라 생각한 ‘진동이 울리면 확인해/근데 허경영 Oh no’라는 가사는 오점이다. 순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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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KINO) ‘Pose’ (2022)

평가: 2.5/5

펜타곤을 채색하는 멤버로 후이가 먼저 떠오르지만, 키노 역시 그룹의 중요한 지점이다. 메인 댄서로서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다수의 자작곡 및 OST에 참여하며 프로듀싱과 가창 실력 또한 선보여온 그가 첫 번째 싱글 ‘Pose’를 통해 본인의 장점을 직관적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미성의 보컬과 베이스, 드럼 중심으로 꾸려진 비트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현대 무용에서 착안한 춤 선과 얽혀 양질의 무대로 탄생한다. 다만 그 결과물이 치명 혹은 성숙 등으로 통용되는 기존 남자 솔로 아티스트들의 콘셉트를 답습하며 곡에서 느껴지는 뚜렷한 기시감에 다른 이의 색과 섞인 키노 본연의 빛이 밝기를 잃은 채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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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비티(Cravity) ‘Boogie woogie’ (2022)

평가: 2.5/5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9인조 보이 그룹 크래비티가 시원한 반란을 시도한다. 블루스 장르에서 따온 곡 명 ‘Boogie woogie’가 펑키함을 예고하고, 기대에 걸맞게 신나는 반주가 현란한 베이스 워킹과 금관악기로 화답했다. 뭄바톤과 트랩 등을 섞은 ‘Adrenaline’에 비해 분명 정돈된 모양새다.

그 여파로 창의력을 위시한 그룹의 지향이 점차 옅어진다. 피아노와 베이스 라인이 주도권을 잡은 음악은 방탄소년단의 향기를 풍기고, 활력 넘치는 이미지는 같은 영토에 오래도록 군림한 세븐틴과 겹친다. 정식 앨범을 발매하기 전, 숏폼 동영상과 함께 선공개 영어 싱글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전략 역시 답습이다. 간만에 등장한 소년들의 청량미를 잘 머금었으나, 시대에 균열을 낼 만한 명분은 부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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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John K) ‘Guitars and drugs’ (2022)

평가: 2.5/5

‘Parachute’로 한국에서 얼마간의 반향을 일으킨 존 케이(John K)는 미국에선 아직 유명하지 않다. ‘If we never met’ 정도가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나 버블링 언더 핫 100 등 빌보드 메인 차트가 아닌 기타 차트에 몇 번 이름을 올린 게 그의 가장 도드라지는 성적이다. 자국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내한에선 떼창을 받는 이런 특이한 현상에는 음악 자체의 힘보단 유통사의 영리한 마케팅이 더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존 케이가 완성도 있는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인 걸 부정할 순 없다. 몸을 흐느적거리게 만드는 깊은 그루브의 ‘Guitars and drugs’에서도 그의 멜로디 감각이 도드라진다. 위트 있는 가사와 편한 코드 진행, 비트에 착 달라붙는 보컬까지 한국에서 인기 있는 팝 보컬의 전형이다. 손색없는 매무새를 확보한 그에게 이제 남은 문제는 왜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어야만 하는지에 관한 증명이다. 전형적인 만큼 비슷한 가수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