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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끈보이즈(SGBOYZ) ‘궁금해 (Prod. GRAY)’ (2021)

평가: 2.5/5

딩고 프리스타일이 또 한 번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일회성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은어를 내세운 이름과 90년대 컨템포러리 알앤비 그룹의 기믹을 모티프 삼은 의도적인 B급 코드의 4인조 힙합 그룹 ‘쌔끈보이즈’가 그렇다. 이는 ‘아마두’와 ‘트로트랩’의 선례에 이어 어느덧 ‘반전 이미지’ 전략이 힙합 신의 주요 셀링 포인트로 정착했음을 말해준다. 래퍼의 이미지 간극을 깊게 조명하여 무해함과 유머러스함을 강조하는 방식은 어느덧 대중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레이의 감각적인 비트 메이킹과 박재범의 그루비한 초반 도입은 우수한 합을 보이며 기획 의도의 태생적인 가벼움을 상당수 능가한다. 해학적이다시피 늘어트린 보컬조차 오히려 부담을 줄여 재미와 질적 성취를 일궈낸 셈. 다만 던밀스를 비롯해 차례로 등장하는 로꼬와 넉살 파트는 의아함이 앞선다. 그간 장점으로 평가받은 선명한 딕션은 작풍과 엇갈리는 탓에 내내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로 둔갑하기 시작한다. 검증된 랩 실력이나 이들의 매체 적응력과는 별개로 구성원 자체의 특색과 조합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모임에 의의를 둘 뿐인 휘발적인 곡은 외적 콘텐츠의 성장을 위한 수단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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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코도모(sokodomo) ‘MM (Feat. 박재범)’ (2021)

평가: 3.5/5

바이러스의 유행은 혈기왕성한 20대 청년을 방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 고등래퍼 3 >와 미니앨범 < WWW. Ⅲ >로 주목받으며 한창 끼를 펼쳐 나가던 그에게 외부와의 단절은 ‘살인 충동(Murder mind)’이란 극단적 상황으로 이끈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제어할 수 없는 이 분노는 또 다른 자신을 향하고 특유의 산만함으로 표출한다.

둔탁한 드럼과 날이 서 있는 하이햇으로 출발하는 트랙은 스산한 멜로디와 리듬감 넘치는 싱잉 랩을 만나며 점점 빨라지더니 간주엔 브라스까지 등장한다. 박재범의 하이 톤 피처링은 제2의 자아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하고 선혈이 낭자한 뮤직비디오 역시 본인을 업무에 치여 사는 직장인에 비유하며 입체적인 해석을 보탠다. 복잡했던 내면의 세계를 잔인한 상상으로 풀어낸 소코도모는 이제 더 이상 풋풋했던 2년 전 양승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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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SURL) ‘Don’t say no (Feat. 박재범)’ (2020)

평가: 3/5

신예 밴드 설(SURL)의 음악은 다양한 음악적 소스가 유기적으로 혼재되어 있다. 특히 유려한 멜로디를 갖춘 브릿팝의 짙은 향취는 범 대중적으로 인식의 확대를 넓히기 좋은 장점이다. 신곡인 ‘Don’t say no’를 통해서 설은 물론 박재범 역시 새로운 장르에 대한 아티스트로서의 스펙트럼을 확장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장르적으로나 스타일로도 많은팀들의 기시감이 전해지기도 하지만, 청취의 불편함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이후의 행보가 기대되는 록 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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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케이 (Sik-K) & pH-1 & 박재범 & 김하온 (HAON) ‘깡 Official Remix'(2020)

평가: 2/5

3년 전 실소를 자아냈던 ‘후배들 바빠지는 중!’의 자기 최면이 정말로 이뤄질 줄 누가 알았으랴. 박재범과 그의 레이블 하이어 뮤직의 식케이, pH-1, 하온은 허황된 에고와 시대착오적인 퍼포먼스로 새 시대 웃음 필수 요소가 된 ‘깡’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한다. 행운의 졸작은 인기가 더해지면 비운의 걸작처럼 여겨지지 않던가. 젊은 래퍼들의 활약과 ‘입술 깨물기 금지, 꾸러기 표정 금지, 과거에 머무르지 않기’ 등 일명 ‘시무 20조’만 잘 따르면 꽤 괜찮은 곡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매끈한 박재범의 보컬과 트렌디한 멤버들의 랩이 듣는 것조차 민망했던 원곡의 위화감을 상당수 중화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깡’은 그 정도 노력으로 살릴 수 있는 수준의 곡이 아니다. ‘한국 다람쥐’ 혹은 ‘헌드레드 달러 빌’을 연호하는 인트로 음성, 개연성 없는 보컬 파트로의 전환 모두 삭제하고 트랩 비트 하나만 살려 랩 트랙으로 만들어도 호평하기 어려웠을 곡인데, 구조는 그대로 두고 목소리만 달리 한 셈이라 호박에 줄을 긋는 정도밖에 안된다. 곡의 새 주인은 하이어 뮤직인데 불현듯 갑자기 비의 랩과 목소리를 들을 것만 같다. 

한 줄 한 줄 모두 해부되어 조롱당하는 노랫말을 애써 가져와 파편적으로 활용하는 것 역시 이 리믹스가 유행에 편승하려는 흥미 위주의 결과물임을 말해준다. 한 번 피식하고 지나갈 정도라면 나쁘지 않으나 곡은 음원 차트 순위권에 오르며 ‘화려한 조명’에 감싸지고 있다. 후배들은 굳이 이런 곡에 바빠질 필요가 없다. 웃음의 목적이 아니라면 이제 ‘깡’은 그만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