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김구라의 영향으로 그리의 이미지는 뮤지션보다 방송인에 가깝다. 하지만 그는 데뷔 초반에 힙합 넘버 ‘Nineteen’, ‘이불 밖은 위험해’부터 보컬로 스펙트럼을 넓힌 지금까지 작사, 작곡에 활발히 참여하며 진중한 태도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년 만에 발매한 앨범 < Hi, Teen >과 타이틀곡 ‘미안해 널 사랑해서’ 역시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짝사랑을 담은 가사와 록 사운드로 조성한 담담한 분위기는 두드러지는 구간 없이 밋밋하게 흘러간다. 외사랑 노래 특유의 눅눅함을 상쇄하기 위해 걸그룹 여자친구의 전 멤버이자 현재 비비지의 멤버인 예린의 목소리를 더했으나 홀로 역량을 발휘할 뿐 두 사람의 합은 어우러지지 않는다. 능란한 피처링이 주인공의 미숙한 보컬을 보조하지 못하고 되려 주도권을 빼앗은 형국. 방송인 김동현이 발매했다면 기대를 상회하지만 뮤지션 그리로서 방향성은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