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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라디오(Rock’N’Roll Radio) ‘You’ve Never Had It So Good'(2019)

평가: 4/5

로큰롤 라디오의 음반이다. 2012년 데뷔와 동시에 쏟아진 찬사가 그저, 말끔한 댄서블 비트에 완결성 있는 구성으로 외연을 잡은 그들의 이미지에 떨어진 것이었다면 이번 신보는 다르다. 누군가의 녹을 먹지 않은, 밴드 로큰롤 라디오만의 개성, 정체성, 관념, 그리고 가치를 제대로 증명한다. 박수갈채가 화려함에서 본질로 이어져야만 하는 이유다.

정규 1집 < Shut Up And Dance >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림자가 남았다. ‘닥치고 춤춰라’는 제목은 ‘소녀들을 춤추게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활동한 영국 그룹 프란츠 퍼디난드와 맞닿아 있었고, 반복해 등장하던 그물처럼 직조된 기타 리프는 이 곡과 저 곡의 경계를 흐렸다. 결국 ‘Shut up and dance’, ‘Ocean’, ‘Red moon’과 같은 트랙이 있었을지언정 전체 음반이 생생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춤’의 요소를 가져오되 그것을 ‘주’로 놓지 않는다. 오히려 이전과 비슷한 기조의 ‘Take me home’이나 인스트루멘탈 ‘Danse macabre’에서 느껴지듯 신시사이저와 전자음을 듬뿍 사용해 단순함보단 실험성을 잡아 댄스플로우에 조명을 비춘다. 사운드 조합에도 힘썼다. 앞서 말한 ‘Take me home’은 왼쪽에는 기타 리프를 오른쪽에는 커팅한 기타 솔로를 쌓아 2대의 기타로 쫀쫀함을 만들고 후반부 전자음, 기타, 드럼으로 길을 여는 근사한 곡이다. 연이은 ‘Keep your mouth shut’을 보자. 펑키한 리듬감에 왜곡한 보컬을 넣어 소리를 꺾더니 마침내 다프트 펑크가 안드로이드로 분해 보냈던 메시지를 다시 끌어온다.

변화는 첫 곡부터 감지된다. 1분여가 넘는 시간 동안 보컬이 등장하지 않고 소음 속 어두운 감정을 흩뿌리는 ‘Here comes the sun’과 서정적인 기타 솔로로 감성을 녹이는 ‘말하지 않아도’는 ‘보잘것없는 날 위한/ 의미도 없는 변명과’로 전해지는 음악가의 고충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이외에도 블루지한 기타가 돋보이는 ‘Soul’, 과감하게 보컬을 줄이고 폭격처럼 내리치는 광폭한 마이너 음계로 또 다른 춤판을 일구는 ‘The mist’, 5분이 넘는 사이키델릭 대곡 ‘비가 오지 않는 밤에’, ‘Sisyphe’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신시사이저로 한층 진해진 음악 세계관을 그려낸다.

깔끔함을 필두로 달려나가던 신생 밴드가 변주와 확장으로 돌아왔다. 블루지한 기타, 멜랑꼴리한 감성, 부유하는 소음, 이질적으로 교차하는 전자음, 신시사이저가 제멋대로 기세를 펼치지만 모두 하나의 질서를 따른다. 그 꼭대기에는 로큰롤 라디오가 있다. 마음껏 오가되 길을 잃지 않고 소리를 끊어트리되 이유가 없진 않다. 의미심장한 제목의 끝곡 ‘Nothing lasts forever’가 이야기하듯 < You’ve Never Had It So Good >에는 이토록 좋았던 적은 없던 그들의 심정과 그 반대에 움튼 불안감을 동시에 품는다. 잔향을 걷어내고 자신들의 색으로 돌아온 진정한 의미의 출세작.

-수록곡-
1. Here comes the sun
2. 이대로
3. 말하지 않아도 
4. 비가 오지 않는 밤에 
5. Take me home 
6. Keep your mouth shut 

7. Danse macabre
8. The mist
9. Soul 
10. Dahlia
11. Sisyphe
12. Nothing last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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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Space Oddity’ (1969)

평가: 3.5/5

‘Ground Control To Major Tom’

우주를 꿈꾸는 모든 인류의 송가가 된 ‘Space oddity’를 담은 데이비드 보위의 소포모어 앨범. 열아홉 나이로 야심 차게 발매한 데뷔작 < David Bowie >는 침묵했지만, 곧바로 단 한 곡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영국 필립스 레코드에서 < David Bowie >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는 머큐리 레코드에서 < Man Of Words/Man Of Music >이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 발매되었다가 1972년 재발매를 통해 비로소 < Space Oddity >로 통일되었다.

데이비드 보위 가장 최초의 발걸음은 ‘사이키델릭 포크’라 불리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성향을 띤 어쿠스틱 포크였다. 전작이 이를 미처 다듬지 않고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 Space Oddity >는 이를 질서 있게 배치함으로써 지지를 얻었다. 우주 비행사의 교신 내용을 상상한 장대한 비극의 아리아 ‘Space oddity’는 UK 차트 5위에 오르며 히트했을 뿐만 아니라 황홀한 멜로트론 연주와 가녀린 선율로 데이비드 보위의 영원한 고전 반열에 올랐다. 장대한 ‘Space oddity’와 이어지는 ‘Unwashed and somewhat slightly dazed’는 긴 제목만큼이나 하모니카, 일렉트릭 기타 등 다양한 구성이 오가며, 9분에 달하는 대곡 ‘Cygnet committee’는 말 그대로 거대하다.

이러한 실험적 면모는 1960년대 후반 영국 록 시장에 불던 프로그레시브 록의 바람이 짙게 반영된 결과다. 특히 교향악적 구성을 즐겨 사용했던 밴드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파트너 토니 비스콘티(Tony Visconti)의 프로듀싱이 큰 몫을 했다. 무디 블루스의 베이시스트 존 로지 또한 참여했고, 또 다른 프로그레시브의 전설 예스(Yes)의 릭 웨이크먼이 건반을 맡았다. 1969년 개최된 프리 페스티벌(Beckenham Free Festival)을 기념하는 3부작 트랙 ‘Memory of a free festival’에는 훗날 ‘지기 스타더스트’ 시절 화성(Mars) 밴드의 기타리스트 믹 론슨이 기타를 맡아 솔로 연주를 선보인다. (토니 비스콘티는 훗날 1970년대 티렉스(T.Rex)와 데이비드 보위 등 글램 록의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후 프로그레시브 록은 1970년대부터 킹 크림슨,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 제네시스 등의 밴드를 통해 활짝 꽃을 피우지만 데이비드 보위는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향후 < Hunky Dory >와 ‘지기 스타더스트’가 선보이는 파격의 글램 록 예고편이 ‘Janine’, ‘Conversation piece’에 숨어있다. 플루트의 몽환을 심은 ‘An occasional dream’과 간결한 ‘Letter to hermione’에서 빛나는 멜로디 또한 살짝 싹을 틔운 보위의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명곡의 수록에도 < Space Oddity >는 전체적으로 팬들에게 생소하며 발매 당시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세기 최고의 록 혁신가의 자양분은 역설적이게도 철저한 대중의 무관심이었다.

-수록곡 –

  1. Space oddity
  2. Unwashed and somewhat slightly dazed
  3. (Don’t sit down)
  4. Letter to hermione
  5. Cygnet committee
  6. Janine
  7. An occasional dream
  8. The wild eyed boy from freecloud
  9. God knows i’m good
  10. Memory of a free 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