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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카팔디(Lewis Capaldi) ‘Broken By Desire To Be Heavenly Sent’ (2023)

평가: 2/5

근래 영국의 최고 흥행 가수 목록에서 루이스 카팔디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2018년 발표한 ‘Someone you loved’로 영국과 미국 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그는 아델과 에드 시런, 춤바람나기 전 샘 스미스의 계보를 잇는 전 연령용 팝스타다. 소구력을 과시하는 무기는 감성적인 소울과 발라드,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가사. 앨범 발매 전 공개한 세 싱글 모두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른 기록이 그가 대세임을 증명한다.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그의 두 번째 앨범 < Broken By Desire To Be Heavenly Sent >는 전작과 비슷하다. 댄스와 힙합의 시대 대항마로 부상한 데뷔작 < Divinely Uninspired To A Hellish Extent >에서 보여준 소위 ‘진중한 음악’의 공식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편곡은 방해물이라는 듯이 그는 열띤 가창력으로 사랑의 감정을 논한다. 셀링 포인트는 확실하다. ‘틱톡 챌린지로 한몫 챙기는 Z세대 가수들과 달리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건실한 청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미지 맹신은 자연스럽게 피로도를 높인다. 앨범은 가수의 최대 무기를 십분 살리겠다는 듯이 마땅한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종일관 긁어 대는 보컬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Forget me’와 ‘Heavenly kind of state of mind’가 대표적이다. 청명한 피아노 리프가 가벼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반면 보컬은 여타 현악기 위주의 무거운 트랙과 다를 바 없이 고음 발산에만 급급해 청취의 지구력을 억제한다. 고전적인 외피와 달리 싱글 위주의 현대적 소비에 더 어울리는 아티스트다.

그나마 살짝 가라앉힌 ‘Haven’t you ever been in love before?’ 같은 곡이 완급조절을 시도하나 특유의 모난 음색은 마치 강박처럼 다시 등장한다. 특히 ‘Any kind of life’와 ‘How this ends’에서 계속 올라가는 그의 목소리는 마치 차력 쇼를 보는 듯하다. 그나마 설득력이 있는 곡은 화려한 기타 솔로가 첨가된 1980년대 스타일 발라드 ‘Leave me slowly’인데,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상당히 다르며 히트 작곡가 맥스 마틴과 그의 사단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곡 단위 성취에 그친다.

음반은 공연과 결코 같지 않다. 대형 스타디움에서라면 루이스 카팔디의 노래가 큰 호응을 유도하겠지만, 스피커와 이어폰으로 듣는다면 만족감보다 부담감이 앞선다. 대중적 흥행에 연속 성공한 지금 그는 오히려 위기의 문턱에 서 있다. 확실한 히트 공식을 버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노래 잘하는 가수’의 수명도 마냥 영원하지는 않다.

-수록곡-
1. Forget me
2. Wish you the best
3. Pointless
4. Heavenly kind of state of mind
5. Haven’t you ever been in love before?
6. Love the hell out of you
7. Burning
8. Any kind of life
9. The pretender
10. Leave me slowly
11. How this ends
12. How I’m feeling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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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카팔디(Lewis Capaldi) ‘Before you go'(2020)

평가: 3/5

복잡한 악곡 구성과 화려한 악기 편성은 그에게 거추장스럽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루위스 카팔디(Lewis Capaldi)의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악기가 된다. 스코틀랜드 뮤지션 특유의 악센트조차도 큰 매력으로 들린다. ‘Someone you loved’로 큰 사랑을 받으며 데뷔했던 그의 새로운 곡 ‘Before you go’에서도 음색의 힘이 강렬하다. 잘 들리는 멜로디, 단출한 기타 연주와 이어지는 절절한 보컬의 힘이 담긴 음악은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힘을 이어온 구성이다. 범상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