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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플레이리스트를 사로잡은 팝스타 6

대중의 음악 취향은 더 넓어지고 더 다채로워졌다. 무수한 요인 중 하나는 늘어난 팝의 비중일 터. 스트리밍 서비스 차트에서 팝 음악이 얼굴을 비추는 경우는 어색한 일이 아니며 여기에는 유튜브의 역할이 막강하게 자리한다. 특히 유튜브의 인기 콘텐츠 ‘재생 목록 채널’로 우리는 검색을 하지 않고도 쉽게 팝 음악을 접할 수 있다.

음악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가수들을 소개하고 원하는 음악을 접하는 방법은 편리해졌다. 그중에서도 유독 한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빌보드 1위에 오르지도, 영화 OST로 주목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한국의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한 아티스트 6명을 알아보도록 하자. (하단의 5곡은 이들의 대표곡과 추천곡을 무작위로 작성한 것이다.)

알렉 벤자민(Alec Benjamin)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가사에 소년 같은 미성을 더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2016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작업물과 데모곡을 꾸준히 업로드하여 점차 이름을 알렸고 2018년 식어버린 연인의 감정을 노래한 ‘Let me down slowly’의 성공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유튜브 ‘워너 뮤직 코리아’ 채널의 가사 번역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2019년 단독 내한공연까지 올렸고 방탄소년단의 지민과의 친분을 통해 톡톡히 눈도장을 찍었다. 자신의 누나 이야기이자 미혼모를 그려낸 ‘If we have each other’, 가정 폭력을 담은 ‘Must have been the wind’ 등 현실적인 스토리텔링과 어딘가 음울한 보컬은 가슴 저편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Let me down slowly
If we have each other
Water fountain
Oh my god
Outrunning karma

라우브(Lauv)
사자를 뜻하는 예명처럼 강렬하면서도 정갈한 노래로 한국 플레이리스트를 휘어잡았다. 넷플릭스 인기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에 삽입된 ‘I like me better’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이후 발매한 ‘Paris in the rain’은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다. 후자의 경우, 2019년 국내 실시간 차트 100위 권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며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첫 정규앨범 < ~how i’m feeling~ >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면서 기본기를 놓치지 않았고 인터넷 세대의 외로움을 담아 보편적 감성을 끌어올린다. 트로이 시반, 앤-마리 그리고 방탄소년단 등 내로라하는 가수와의 협업도 주목할 점. 특유의 고독함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새벽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I like me better
Paris in the rain
i’m so tired…(with Troye Sivan)
fuck, i’m lonely (Feat. Anne Marie)
Changes

코난 그레이(Conan Gray)
2020년 상반기를 점령한 노래 중 하나를 꼽으라면 꼭 넣어야 할 ‘Maniac’의 주인공이다. 가수 이전에 구독자가 2백만 명을 훌쩍 넘는 유튜버로 SNS 세대에게 최적화되어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데뷔 앨범 < Kid Krow >가 빌보드 앨범 차트 5위에 차지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하였고 스포티파이, 틱톡 등 플랫폼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세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Maniac’은 길거리를 나서면 쉴 새 없이 들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앨범 커버 속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반대되는 세밀한 목소리는 청춘의 멜랑꼴리한 심정을 온전히 나타낸다. 그야말로 반전 매력의 소유자!

Maniac
Heather
Generation why
Idle town
Lookalike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
더 이상 ‘나만 알고 싶은 아티스트’가 아니다. 라우브, 앤-마리와 함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꽉 붙잡고 있는 제레미 주커의 노래 또한 가요 수준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차분하게 흐르는 어쿠스틱 기타 아래 살짝 긁어내는 듯한 보컬은 달콤 쌉쌀한 분위기와 함께 안정감을 제공한다.

2019년 ‘Comethru’가 대한민국을 강타하자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와 활발한 인터뷰를 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내한 공연에서 언급한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Music is universal language)’라는 말처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도 솔직한 가사로 위로를 받고 있다.

Comethru
Always i’ll care
Desire
All the kids are depressed
Not ur friend

톰 미쉬(Tom Misch)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가 꼽은 ‘2018년 최고의 노래’ 중 톰 미쉬의 ‘Disco yes’가 있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90년대 얼터너티브 힙합을 대표하는 드 라 소울,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에서 영감을 얻고 재즈 피아노와 기타 멜로디를 얹어 나른함을 더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일렉트로닉 요소를 더해 젊은 층을 포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Movie’ 영상에 누군가 ‘톰 미쉬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는 감정을 만든다.’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이처럼 감정을 노래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과정을 통해 그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Movie
Watch me dance
It runs through me
Lost in paris
South of the river

맥스(MAX)
배우, 모델 그리고 매시업과 커버 영상을 선보이는 유튜버로 만능 엔터테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진정한 음색 깡패. 2015년 삼성 기어 광고에 ‘Puppeteer’가 삽입되면서 점차 수면 위로 오르다가 ‘Lights down low’가 빌보드 20위를 차지, 방탄소년단 멤버가 ‘Love me less’를 추천곡으로 소개한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

쨍한 색감과 감각적인 편집으로 힙한 감성을 드러낸 뮤직비디오 역시 인기를 구가하게 된 요인 중 하나. < Hell’s Kitchen Angel > 이후 4년 만에 발매한 < Colour Vision >의 타이틀 ‘Checklist’가 또다시 한국 유튜브를 휩쓸면서 여전한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Checklist
Lights down low
Acid dreams
Worship
Love me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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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POP Album

라우브(Lauv) ‘~how i’m feeling~’ (2020)

평가: 3.5/5

1994년생 아리 스타프랜스 레프(Ari Staprans Leff), 라우브(Lauv)는 스트리밍과 유튜브 시대의 젊은 팝스타다. 2015년 데뷔 싱글 ‘The other’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인기를 얻으며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100’ 차트에 올랐고, 이 성공을 발판으로 팝 신에서 싱어송라이터와 작곡가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 라우브와 그의 세대에게 인터넷은 인간관계의 기본이자 창작의 발판이며, 동시에 고독하고 건조한 장소이기도 하다.

< ~how i’m feeling~ >은 디지털 문화, 인터넷 세계와 함께 성장한 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내 모든 친구들을 약과 인터넷으로 바꿨어”라 노래하는 첫 트랙 ‘Drugs & the internet’의 선언부터가 그렇다. 앨범 커버 속 형형색색의 라우브들은 절망적이고도 사랑에 빠져 있으며, 나약하면서도 화끈하다가, 긍정적임에도 나약하다. 수미상관을 이루는 ‘Modern loneliness’의 노랫말이 특히 핵심이다. “혼자인 적은 없지만 우린 언제나 우울해 / 내 친구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전화도 문자도 하지 않아.”.

이 정서의 가장 핵심에는 국내에서 거의 ‘준 가요급’으로 사랑받는 ‘Paris in the rain’에서 선보인 우울과 고독이 자리하고 있다. 마림바를 연상케 하는 맑은 신시사이저 소리와 함께 출발하지만 이별 후 공허한 마음을 욕설과 함께 숨기지 않는 ‘fuck, i’m lonely’, 사랑 노래에 지친 소년의 마음을 감각적인 기타 리프 위 트로이 시반과 함께 노래한 ‘i’m so tired…’가 대표적이다. Z세대의 공허감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라우브는 숀 멘데스, 트로이 시반 등의 신진 남성 솔로 가수들과 구분된다.

방탄소년단의 지민, 정국과 함께한 ‘Who’와 팝 밴드 레이니(LANY)와의 협업 ‘Mean it’ 역시 감각적인 기타 톤 아래 짝사랑의 고독을 담았다. 잔잔한 건반 연주로 출발해 2000년대 더 스크립트(The Script)가 연상되는 밴드 연주를 전개하는 ‘Lonely Eyes’와 피아노 한 대로 꾸려낸 ‘Julia’의 울림이 절절하다.

다행히 라우브는 한 가지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14살 때부터 곡을 쓰고 밴드 활동을 한 데다 재즈를 익히며 현실 세계의 기술에도 충실했던 덕이다. 알앤비와 재즈, 힙합, 기타 팝과 보이 밴드 음악 등 다채로운 재료 위 앨범 수록곡들은 3분 이내의 정갈하고 듣기 쉬운 팝으로 구성되어있다. 장르 혼합과 너른 범용성에서도 라우브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승리를 거둔다.

제목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담은 심플한 기타 팝 ‘Sweatpants’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경쾌한 비트로 문신에 담긴 의미를 노래하는 ‘Tattoos together’의 라우브의 모습이 발랄하다. 통통 튀는 신스팝 ‘Invisible things’와 ‘Sims’, 스마트폰을 통해 장거리 사랑을 나누는 ‘For now’와 트위터 밈(Meme)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Canada’ 등이 밝은 톤 위에서 재치 있는 가사를 전개한다.

여타 신인 뮤지션처럼 라우브 역시 첫 정규작 < ~how i’m feeling~ >에서 본인의 경험과 감정, 정체성을 풀어놓으며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하고자 한다. 동시에 이 개인적인 고백은 견고한 음악 기본기와 꾸밈없는 표현으로 인터넷 세대를 대표하는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젊음이 어색한 기성도, 그 젊음의 한가운데를 살아나가는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2020년대 팝’의 설명서 같은 앨범.

– 수록곡 –
1. Drugs & the internet 
2. fuck, I’m lonely (Feat. Anne-Marie) 
3. Lonely eyes
4. Sims
5. Believed
6. Billy
7. Feelings 
8. Canada (Feat. Alessia Cara) 
9. For now
10. Mean it (With LANY)
11. Tell my mama
12. Sweatpants 
13. Who (Feat. BTS)
14. I’m so tired… (With Troye Sivan) 
15. El tejano (Feat. Sofia Reyes)
16. Tattoos together
17. Changes
18. Sad forever 
19. Invisible things
20. Julia
21. Modern lonel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