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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다이나믹 듀오, 핫펠트, 선재, 따마, 쏠 ‘나 오늘’ (2020)

평가: 2.5/5

아메바컬쳐의 15주년 기념곡은 구성의 통일성보다는 개인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는 콜라주를 선택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허술하다. 소속 뮤지션들이 알앤비의 바탕 위에 힙합의 프리스타일 랩 배틀인 사이퍼(cypher)의 문법을 빌어 저마다의 ‘오늘’을 이야기하는데, 대화보다는 집단적 독백을 듣는 기분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무너진 일상을 게임과 맥주 생각을 하면서 혼란을 ‘서핑’하듯 타고, ‘허슬’하면서 극복하자는 공허한 위로로 시작된 노래는 이내 레이블의 리더 다이나믹 듀오가 지난 15년을 추억하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음악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그 방향성이 모호해진다. 어느 한 쪽의 메시지도 상대와의 조화를 위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아 흐름이 부자연스럽다.

그 와중에 랩과 노래를 능숙하게 오가는 따마(THAMA)의 존재감, 쏠(SOLE), 핫펠트(HA:TFELT), 선재(snzae) 각자의 음색도 살려야겠고, 레이블 창립 15주년 기념곡이니 다이나믹 듀오의 2005년 히트곡 고백(go back)의 첫 부분도 넣어야겠다는 기술적인 욕심이 작용한 흔적이 투명하게 보인다. 너무 많은 요소가 자리싸움을 하고 있다.

‘나 오늘’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이 많아도 이런 재료들을 잘 요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메바컬쳐가 앞으로의 15년과 ‘new normal, 새 기준을 쓰는 기획’을 생각하며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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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개코, Nitti Gritti, KAKU ‘Pass out'(2020)

평가: 2.5/5

국내외 아티스트의 콜라보송 발매에 주력하는 레이블 ‘코넥티드’를 통해 나온 노래다. 미국 출신 프로듀서 니티 그리티(Nittie Gritti)와 도쿄 태생으로 아시아 활동을 이어가는 DJ 카쿠(KAKU)가 개코와 손을 잡았다.

조금은 인기가 시들해진 강렬한 저음과 힘 센 비트의 트랩이 문을 연다. 요새 열렬한 주목을 받는 비의 ‘깡’이 연상되는 와중 개코의 콕콕 박히는 래핑이 좋은 에너지를 쏟아낸다. 딱 거기까지. 화합의 명목은 좋지만 전체적인 사운드 조합이 시기를 (많이) 놓친 듯 싶고 오직 개코의 랩만 생생하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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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OFF DUTY'(2019)

평가: 3/5

고등학교 시절 활동했던 K.O.D부터 CB MASS를 거쳐 2004년 1집 < Taxi Driver >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다이나믹 듀오는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시대에 남을 앨범 1집과 2집을 연달아낼 때 예상했지만 그들의 운명은 흘러간 자신을 항상 등에 지게 했고 그것보다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야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개코는 절치부심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최자는 ‘퇴물’이란 오명 아래 뒤처진 래퍼로 인식됐다. 모든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 그들의 선택은 의무에서 벗어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과거로의 회귀였다. 제목 그대로 < Off Duty >다.

수록곡 ‘2040’은 자유를 찾은 그들의 울부짖음이다. 역사가 짧은 한국 힙합에서 ‘고참’이란 표현이 어울릴 이들이 앞으로 이십 년은 더 이끌겠다는 선전포고이다. 후렴을 책임진 면도의 가사 속 와인을 뜻하는 Vino란 단어처럼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그들의 모습을 보증한다. ‘Career high’는 지난날을 뒤로하고 새로운 음악적 형식보단 ‘우리’가 내딛는 행적 자체가 최고점이 될 것이란 자신감을 표명한다.

서태지의 ‘Come back home’이 흘러나오는 ‘Livin’ the life’는 앨범의 의미를 관통하며 노토리어스 B.I.G의 ‘Gimme the loot’의 후렴을 오마주하며 1990년대 유행했던 힙합 형식인 붐뱁을 재현한다. 개코는 드렁큰 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속 유명 가사를 개사해 한국 힙합의 전설에게 존중을 표하고, 버벌진트의 가사 ‘뛰뛰빵빵 비켜 빨랑’까지 끌어오며 오랜 시간 힙합을 들어온 팬의 귀를 즐겁게 한다. ‘내일 걱정을 굳이 오늘 왜 해 굳이’ 누구보다 어제에 빗대어 다음 날을 걱정했던 본인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들의 음악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쾌하게 세상을 비꼬며 친숙한 소재로 그들의 시선을 말하던 동네 형은 나이를 먹었지만 순수를 잊지 않았다. < Off Duty >가 그들에게 주어진 것들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방향성을 되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누가 뭐래도 다이나믹 듀오는 한국 최고의 랩 듀오다.

– 수록곡 –
1. 2040 (Feat. myunDo)
2. Desperado
3. Career High (Feat. Paloalto, nafla, Chancellor) 
4. Blue (Feat. Crush, SOLE)
5. Return (Feat. THAMA)
6. 살육의 잔치 (Feat. 유병재 a.k.a 벨제붑더킬러)
7. Livin’ the life (우정출연 버벌진트) 
8. 언제와
9. 맵고짜고단거 (Feat. 페노메코)
10. 좋은 친구들 (Feat. 스윙스) 
11. 북향 (Feat. 오혁)
12. 그걸로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