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열음 가득한 특유의 쾌속 래핑엔 분노가 서려 있다. 지난해 힙합 경연 프로그램 < 쇼미더머니 10 >의 우승자 조광일은 여전히 빠르기에 초점을 맞춰 날을 세우고 있는 헤이터들의 시기 질투에 순응하지 않는다. 편협한 시각에 맞서 속사포로 쏟아낸 대답은 날카롭다. 래퍼라는 직함을 달고 얻어걸려 식의 돈벌이만을 쫓는 작금의 힙합 신을 매섭게 채찍질하며 자신을 향한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되새긴다.
작년 < 쇼미더머니 10 >에서 인연을 맺은 든든한 지원군이 힘을 보탰다.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한 슬롬의 맞춤 프로듀싱이 훅 없이 랩으로 채운 곡 구성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개코의 피처링 합류는 또렷한 발음을 지닌 두 래퍼의 시너지를 촉발한다. 그 어느 때보다 타격감 넘치는 랩이 ‘속도만 빠른 래퍼’라는 의심을 거듭 불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