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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킴(Lim Kim) ‘Veil’ (2022)

평가: 3/5

그의 깊고 낮은 음색은 울림을 준다. 멜로디가 빈약해도, 대중적인 후렴구가 없어도 인상적인 김예림의 목소리는 그만큼 특별하다. 오디션 프로그램 < 슈퍼스타 K > 출신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뒤로한 채 연예인이 아닌 아티스트가 되려고 자신의 음악을 선택한 그는 대중성보다 내면의 솔직한 감정을 담은 ‘Veil’로 다시 한 번 지지층을 결집한다.

전작 ‘Falling’에 이어 일렉트로닉의 스케치 위에 드림팝, 사이키델릭, 슈게이징처럼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구현한 ‘Veil’은 선율이 흐릿하지만 불규칙한 박자 안에서 통일성을 유지하며 그로테스크한 가을의 이미지를 세밀하게 다룬다. 그는 트렌드를 머금은 이 곡으로 ‘김예림’이란 특허를 확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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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킴(Lim Kim) ‘MAGO’ (2021)

평가: 3/5

구각을 벗어난 < Generasian >의 과감한 탈피에 이어 뮤직비디오 속 동양 궁수의 모습으로 림킴은 흔들림 없는 영역 구축을 이어간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매한 ‘MAGO’는 한국 신화 속 창조신 마고할미에 영감을 얻어 누가 세상을 창출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역사를 재현하고자 강건한 언어로 여성의 자부심을 웅변한다. 많은 단어를 날카롭게 교차시켜 어지러운 충돌을 의도하던 전작과 비교하면 간결해진 메시지다. 시선과 물음을 자신에 한정하지 않고 타인에게로 확장해 확고한 연대를 이끄는 모습이 새롭다.

이렇다 할 대중적 요소가 결부되지 않았음에도 프로듀서 말립(Maalib)이 주조한 타악기 리듬이 일관성을 지키고 한결 정돈된 멜로디가 귀를 세운다. 아쟁과 박 등의 전통 악기를 동원해 동양적이고 원시적인 분위기도 십분 살렸다. 묵직한 저음과 을씨년스러운 날숨을 오가는 림킴의 결연에 찬 목소리는 한 혁명가의 연설 같기도. 요소와 장치들을 다수 덜어내고 비움과 호흡에 집중한 카리스마 있는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