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POP Single Single

시거레츠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 ‘Pistol’ (2022)

평가: 2.5/5

슬로우코어의 관건이 배합 비율이라 일컫는 것은, 질감과 분위기가 주가 되는 장르인 만큼 그 미묘한 차이에도 변화가 휙휙 체감되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제에 초점을 둔 1집과 미니멀리즘 노선에 탑승한 2집의 선례처럼, 계속해서 은은한 변화구를 던지고 있는 시거레츠 에프터 섹스의 이번 과녁은 우울하기만 하던 작풍의 소소한 반전이다.

우선 적막에 가깝던 드럼 사운드를 전면으로 부각하며 박자감과 리듬감을 획득했다. 악기의 순번만 바꿨을 뿐인데 외로운 춤사위에서 어느덧 애인과 추는 가벼운 왈츠에 가까워진 셈. 다만 전반적인 구성부터 기본 멜로디 모두 타성에 젖어있는 탓에 전작과의 차별점을 느끼기 힘들다. 전형을 벗어나기 위한 밴드의 꿈틀거림이 반갑기에 아직은 헛헛한 싱글.

Categories
POP Single Single

엘튼 존, 브리트니 스피어스(Elton John, Britney Spears) – Hold me closer (2022)

평가: 2/5

거장의 콜라보레이션은 2022년에도 계속된다. 본인의 옛 노래를 조합해 영국 싱글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7위에 오른 두아 리파와의 듀엣 ‘Cold heart’로 본 재미가 쏠쏠했는지 공식은 동일하다. 2000년대의 팝 프린세스를 대동한 신곡은 ‘Tiny dancer’, ‘The one’, ‘Don’t go breaking my heart’를 재료로 삼았다. 리드미컬한 베이스에 덧대어지는 청명한 음색의 건반이 서늘한 댄스장의 풍경을 그려낸다.

영국과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모두 높은 순위로 홈런을 기록했으나 노래만 보면 파울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는 사운드에 뒤덮인 탓에 간간히 등장하는 개성 강한 음색 외에는 존재감이 미약하고, 중심을 지탱해야 할 엘튼 존은 뒷전으로 물러나 공허한 무대를 관망하고 있다. 분위기는 있지만 댄서는 없다. 그나마 사생활 관련하여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낸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6년 만에 돌아왔다는 사실이 반갑다.

Categories
POP Single Single

니키 미나즈(Nicki Minaj) ‘Super freaky girl’ (2022)

평가: 2/5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속 짧은 영상에서 니키 미나즈의 ‘Anaconda’가 재유행하는 중이다. 트렌드 전선에 다시 서게 된 그는 한동안 카디 비, 도자 캣, 메간 더 스탈리온 등에게 밀려나 있었던 힙합 퀸의 왕좌를 재탈환하려 한다. 그런 면에서 ‘Super freaky girl’은 과거 니키의 모습이 겹치는 싱글이다. 서 믹스 어 랏(Sir mix a lot)의 ‘Baby got back’을 샘플링했던 ‘Anaconda’처럼 신곡은 릭 제임스의 ‘Super freak’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제임스의 보컬을 사용한 인트로나 동일 곡을 샘플링한 엠씨 해머의 ‘U can’t touch this’가 떠오르는 비트, ‘girl’이라는 단어만을 덧붙인 제목까지 기존 음악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완성도는 부족하다. ‘샘플링’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기존 음악에서 보컬만 지운 듯한 음악과 단조로운 플로우의 랩은 감흥을 만들지 못한다. 외설적인 가사만이 남았지만 그조차 많은 래퍼들이 써왔던 노랫말과 차별점이 없다. 후반부에 빠르게 뱉는 랩도 단순한 구성으로 매력이 부족하다. ‘Anaconda’의 인기를 잇기 위해 직접 시작한 SNS 챌린지 덕분에 노래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의의는 없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키노(KINO) ‘Pose’ (2022)

평가: 2.5/5

펜타곤을 채색하는 멤버로 후이가 먼저 떠오르지만, 키노 역시 그룹의 중요한 지점이다. 메인 댄서로서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다수의 자작곡 및 OST에 참여하며 프로듀싱과 가창 실력 또한 선보여온 그가 첫 번째 싱글 ‘Pose’를 통해 본인의 장점을 직관적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미성의 보컬과 베이스, 드럼 중심으로 꾸려진 비트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현대 무용에서 착안한 춤 선과 얽혀 양질의 무대로 탄생한다. 다만 그 결과물이 치명 혹은 성숙 등으로 통용되는 기존 남자 솔로 아티스트들의 콘셉트를 답습하며 곡에서 느껴지는 뚜렷한 기시감에 다른 이의 색과 섞인 키노 본연의 빛이 밝기를 잃은 채 흐릿하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피에이치원(pH-1) ‘Mr.Bad’ (Feat. 우원재) (2022)

평가: 3/5

발매를 앞둔 정규 2집의 프로모션을 위해, 박재범 사단 레이블 AOMG와 하이어뮤직 출신의 캐주얼한 두 아티스트 피에이치원과 우원재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Hate you’와 ‘Uniform’ 이후로는 세 번째 만남. 이에 싱어송라이터 수민이 프로듀서의 이름으로 지원군에 합세했다.

주제는 나쁜 것이 더 끌린다는 불량식품의 모토다. 작풍으로 과거 ‘Malibu’에서 선보인 어두운 기조와 간결한 진행을 재현했고 여유로운 추임새로 매력적인 바람둥이 이미지를 강조했다. 확실한 임팩트 없이도 이목을 끄는 선공개다. 무엇보다 어떤 분위기에도 잘 녹아드는 피에이치원의 ‘올라운더’ 인증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