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쿠스틱 발라드, 감미로운 세레나데에서 벗어난 새로운 음악임에도 마치 꾸준히 해온 장르였다는 듯이 편안하다. 20년이 넘도록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보컬도 유효하다. 유리상자의 시티 팝은 분명 생소하지만 낯설지 않다.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는 음악 스타일은 장르를 바꿔도 똑같다.
유행을 타고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시티 팝보다 특별한 강점이 없다. 무난한 구성, 간단한 멜로디에 편안한 음색이 올라탔을 뿐이다. 베이스 라인도 기본 뼈대만 지키고 있어 힘이 약하다. 해안가 드라이브에 어울리는 낙관적인 가사도 특이사항은 없다. 모든 면에서 안전하기만 하니 재미도 덜하다. 풍성한 사운드와 노스탤지어 따위를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착한 유리상자의 착한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