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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춰(VCHA) ‘Y.O.Universe’ (2023)

★★★
팝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한 이 선택은 고무적인 변화다.

평가: 3/5

새삼스럽지만 K팝이란 단어는 이제 한국의 대중음악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K팝 부문을 신설한 것으로 알 수 있듯 이미 외국에선 K팝을 하나의 장르로서 인정한다. 그런데 외부의 인식이 어떠할지라도 국내의 기획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미국 현지화 K팝 걸그룹의 타이틀을 내건 비춰(Vcha)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외국에서 바라본 K팝’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며 연출하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JYP의 수장 박진영과 그래미상을 받은 프로듀서 서킷(Cirkut)은 미국의 대중이 느낀 K팝의 차별점을 제시해야 한다는 문제에 우리 기준으론 아주 익숙한 대답을 내놓는다. 하이틴 드라마의 느낌이 물씬 나는 청량한 콘셉트와 특징적인 베이스 리프, 귀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 등 트와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시도다. 다소 보수적인 선택이지만, 미국 진출을 꾀했던 과거의 사례가 미국 가수의 모방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K팝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한 이 선택은 고무적인 변화다. 이전과는 달리 한국의 기획자들이 이 장르의 매력에 자신이 생겼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까닭에 음악적으론 새로울 게 없으나 곧 드러날 상업적인 결과가 갖는 의미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