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그들의 계절을 여유로이 내려다본다. 또 하나의 태양으로 떠오르겠다는 포부를 담은 ‘Hot’으로 초여름을 달군 보이그룹 세븐틴이 높은 곳에 올라 그 열기를 차분히 식힌다. 곡 전반을 관통하는 ‘박수’ 소리는 펑키(Funky)한 리듬감으로 에너지를 유지하고, ‘Home’을 비롯한 트랙에서 들여온 잔잔하고 아련한 멜로디는 팀의 특장점을 두루 녹여낸다. 악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가창 역시 비교적 높지 않은 음으로 구성해 청취는 물론 따라 부르기까지 편하다.
제목에도 안정감 넘치는 배려가 깃들어 있다. 앞에 언더바(_)를 삽입해 어떠한 수식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음을 강조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영국 뮤지션 앤 마리가 이를 보증한다. 13명의 멤버들이 돌아가며 채워도 충분한 곡에서 그룹의 개성 중 하나인 랩을 들어내며 파트를 양보했고, 앤 마리 또한 허스키한 음색으로 이에 화답하며 한 발짝 뒤에서 균형 잡힌 하모니를 형성한다. 정상 탈환 대신 신(新) 고지 구축을 택한 세븐틴, 한여름의 프리 허그에 너그러움 만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