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보는 이들의 데뷔 초 싱글 ‘파도’와 닮아있다. 리드미컬하고 펑키한, 악기 간의 합이 주가 되는 노래는 우선의 연주가 눈과 귀를 잡아끈다. 새소년 그중에서도 보컬이자 기타인 황소윤의 인기에 불을 지핀 것 역시 한 페스티벌에서 ‘파도’를 탄탄하게 연주하던 영상 덕분이었다. 즐기고 호흡하며 매끈하게 무대를 휘어잡는 모습은 황소윤, 나아가 밴드의 이름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렸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이리와 나를 꼭 안자’ 노래하는 ‘난춘’을 비롯해 직전 싱글 ‘자유’는 ‘나는 알아 내가 찾은 별로 가자’ 말하며 곡에 꼭짓점에 늘 ‘나’를 세워뒀다. 대부분의 곡이 소윤의 손끝에서 쓰이는 지금 이 드러냄은 곧 그와 맞닿았다. 선명한 화자는 청춘을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감정을 소윤의 목소리로 경유하고 투영하며 밴드의 색이 됐다.
그렇게 다시 시작점과 비슷한 연주력 중심의 곡으로 돌아왔다. 전면 영어 가사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은 ‘농담’이란 뜻의 싱글은 성장과 회귀 사이를 알싸하게 오간다. 전에 없이 화려한 콘셉트로 외관을 꾸민 뮤직비디오 속 밴드의 모습은 곡의 의미를 깊게 하는 피에로 분장과 만나 한층 확대된 시선을 품는다.
다만 그 시선 속에 그때 ‘그’ 시절의 ‘나’는 잘 다가오지 않는다. 분명 좋은 호흡과 연주를 가지고 있지만 예전에 전해주던 청춘, 젊음 따위를 포용하는 ‘그’ 말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밴드의 포부. 그를 뒤받치는 적절한 연주 등이 있지만 이 회귀가 강렬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핵심이 희미하기 때문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