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의 유행은 혈기왕성한 20대 청년을 방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 고등래퍼 3 >와 미니앨범 < WWW. Ⅲ >로 주목받으며 한창 끼를 펼쳐 나가던 그에게 외부와의 단절은 ‘살인 충동(Murder mind)’이란 극단적 상황으로 이끈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제어할 수 없는 이 분노는 또 다른 자신을 향하고 특유의 산만함으로 표출한다.
둔탁한 드럼과 날이 서 있는 하이햇으로 출발하는 트랙은 스산한 멜로디와 리듬감 넘치는 싱잉 랩을 만나며 점점 빨라지더니 간주엔 브라스까지 등장한다. 박재범의 하이 톤 피처링은 제2의 자아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하고 선혈이 낭자한 뮤직비디오 역시 본인을 업무에 치여 사는 직장인에 비유하며 입체적인 해석을 보탠다. 복잡했던 내면의 세계를 잔인한 상상으로 풀어낸 소코도모는 이제 더 이상 풋풋했던 2년 전 양승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