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은 유튜브 속 1990년대의 양준일을 발굴해 곤궁한 삶을 살고 있던 2010년대의 양준일에게 제2의 삶을 선사했다. 그러나 그 시절스럽지 않은 패션 감각과 퍼포먼스, 고운 심성에 비해 노래는 화제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리베카’와 ‘Dance with me 아가씨’, ‘가나다라마바사’ 정도가 레퍼토리의 전부였다.
신곡 ‘Rocking roll again’은 과거에 머무르지만은 않겠다는 선언이다.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듯 꿈틀대는 기타와 베이스 리프가 곡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구성진 가락으로 “친구야 연락 좀 해 / 왜 나는 맨날 졸려”를 노래하며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또래 중년 세대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화려했던 과거는 사라졌고 젊음은 없더라도 예상치 못하게 날아오른 자신을 보며 힘을 내라는 응원이다.
과한 보컬 이펙트와 어색한 가사는 여전히 서툴지만 오히려 이것이 늦은 나이에도 기회를 얻어 최선을 다하는 아티스트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양준일을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꺼낸 젊은 층에게는 ‘리베카’만큼 와닿지 않을 수 있으나 뒤늦게 팬이 된 세대에게는 감동적일 곡이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