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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Ravi) ‘범 (Feat. Chillin Homie, Kid Milli)’ (2021)

★★☆
국악과의 교감을 모색한다.

평가: 2.5/5

2005년 발매한 가리온의 ‘무투’부터 크루 불한당의 ‘불한당가’, 딥플로우의 ‘작두’ 등 국내 힙합은 꽤 오래전부터 샘플링 혹은 악기의 추가 등 다양한 작법을 통해 국악과의 교감을 모색했다. 라비의 ‘범’ 역시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 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곽재혁의 태평소 리드와 방수미 명창의 목소리로 한국적 색채를 더하며 선배들의 실험을 이어간다. 결과적으로 판소리의 구성진 창법으로 범을 반복하는 중독적인 후렴구는 곡의 중요한 지점에 있으며 그 높이가 모나지 않고 다른 소리와 조화롭게 섞여들기에 성공적이다.

다만 라비의 랩이 아쉽다. 안정적인 톤에 비해 부족한 가사 전달력과 의도를 알 수 없는 속사포 파트가 귀에 들어오지 않고 흘러가며, 준수하게 박자를 타는 칠린 호미와 실력을 증명한 키드 밀리에게 주인공 자리를 넘겨준다. 범 챌린지 등 공격적인 소셜 미디어 마케팅으로 성과를 얻고자 하는 ‘범’이지만, 내실 없는 주연 배우가 만드는 억지 흐름에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