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스터들의 놀이터에서 출발한 레트로가 퍼지고 퍼져 보편적인 트렌드로 정착된 지도 꽤 오래되었다. 박문치는 이 현상의 발현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지만, 이 스타일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그의 답은 급한 변화가 아닌 일단 머무름이다. ‘J u s t f u n’은 어려운 주제를 내포하지 않고 본인이 간직하고 있는 복고 감성에 집중한다. 곡 제목이 말해주듯, 그저 즐긴다는 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해 이야기’에서 노스탤지어를 자아냈던 한 음씩 오르내리는 신시사이저와 탄탄한 베이스 라인은 미끄럼틀을 타듯 재밌는 포인트로써 작용한다. 레트로의 흐름을 함께해 온 죠지의 안정적인 보컬도 즐거운 멜로디를 타고 유려하게 흐른다. 놀이 자체의 흥미는 이전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재밌게 뛰어놀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