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오방신과(OBSG) ‘얼씨구두른다’ (2022)

★★★☆
1년 만에 나타나 판을 벌인 무대는 장(場), 시장이다.

평가: 3.5/5

토속 문물을 재가공해 전하는 보부상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소리꾼 이희문을 중심으로 결성한 민요 프로젝트 오방신과가 1년 만에 나타나 판을 벌인 무대는 장(場), 시장이다. 먼 옛날 계급 사회의 하층인 상인들이 물건을 팔며 불렀던 장타령을 각색한 만큼 노랫말의 의미는 중요치 않다. 강원도 곳곳의 지명을 언급하며 재치를 더한 언어유희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방식으로 음절을 분하며 오로지 리듬감을 돋우기 위한 장치로 사용한다.

독특한 장단을 보조하는 건 북이나 장구가 아닌 외국 악기다. 밴드 허송세월의 베이시스트이자 오방신과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는 노선택은 퍼커션과 기타로 기초 비트를 만들고 트럼펫과 색소폰으로 빈 음역대를 채우며 다시 한번 전통 음악에 특유의 레게 스타일을 이식했다. 이국적인 질감이 강한 탓에 뽕끼를 극대화했던 ‘허송세월말어라’ 이상의 흥이 차오르진 않지만 여전히 장터 관객들의 소비욕을 자극하기 충분한 퍼포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