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스한 전자 피아노와 1980, 90년대 알앤비에 뿌리내리고 있는 얼개. 곡을 구성하는 재료가 그간의 나얼 음악과 다르지 않다. 아티스트가 고수하는 이 레트로는 익히 들어오긴 했어도 정교한 완성도만 뒷받침되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유효할 법한 문법. ‘같은 시간 속의 너’, ‘기억의 빈자리’에 이어 보다 초연한 노랫말로 ‘이별 3부작’을 완성하는 이 노래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쉽고 멜로디 감도가 높다. 후렴에서 그의 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Gone’이 겹쳐가기는 하나, 고풍스러운 사운드 디자인과 브릿지(Bridge)와 3절을 제외하면 과한 고음을 자제한 여유로운 곡조는 편하게 챙겨 듣기 좋을 흡인력을 담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