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특한 비주얼을 가미한 콘셉트 앨범과 뮤직비디오로 이름을 알렸던 멜라니 마르티네즈가 신곡을 발표했다. 2015년 < Cry Baby >, 2019년 < K-12 >가 펼친 잔혹동화 세계의 주인공 ‘Cry Baby’에 죽음을 선포한 ‘Death’는 새 챕터 < Portals >를 여는 서막이다. ‘죽음에서 다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기괴한 판타지 차원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인간의 몸에서 기괴한 분홍빛 생명체로 재탄생한 뮤직비디오처럼 음악도 변화가 크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리듬을 뚝뚝 끊던 기존과 달리 공간감을 키우고 러닝타임도 5분대로 늘렸다. 누 메탈과 인더스트리얼 장르로 전환하는 후렴이 흥미로우나, 한편으로는 몇 년 전 발매된 파피(Poppy)의 ‘I disagree’나 그라임스(Grimes)의 ‘We appreciate power’ 등이 다소 겹쳐 보인다. 영상에 종속된 인트로 성격이 강하다 보니 개별 곡으로 듣는 재미는 덜한 편. 앨범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하기에는 화끈함이 조금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