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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세라핌(LE SSERAFIM) ‘Fearless’ (2022)

★★☆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과거의 방식을 버리지 못했다.

평가: 2.5/5

자신을 사랑으로 구원해줄 이를 찾는 수동적인 소녀는 이제 없다. 대신 욕망에 솔직하고 목표를 야성적으로 쟁취하는 신여성상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 세라핌 역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을 따른다. 곡 전반에서 반복하는 가사이자 문자를 재조합하는 애너그램 방식을 적용한 팀 명의 원형 ‘I’m fearless’가 방향을 암시한다.

핵심 문구는 메리 셀리의 소설 < 프랑켄슈타인 >에서 가져왔다. 약자였던 괴물이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박사의 위에 올라서는 상징적인 문장 ‘Beware, for I am fearless and therefore powerful. (조심해라. 나는 두려움이 없고, 그러므로 강력하다.)’을 차용한 의도가 명확하다. 거대 기업은 은유적인 방식으로 주체적인 여성을 표현하여 시대를 매끈하게 앞서 나가려 한다.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과거의 방식을 버리지 못했다. 둔중한 베이스와 멤버들의 보컬로 구성된 곡은 극도의 절제미를 앞세우지만 메시지를 넘어서는 재미가 없다. 게다가 레이서, 스포츠 선수 등을 표현한 이미지에는 대상화가 남아있다. ‘I’m fearless’의 본질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않고 트렌드로서 차용한 결과 곡은 초점을 잃고 그룹의 정체성은 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