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고난 목소리와 진심어린 태도가 곧 무기가 되는 뮤지션이 있다. 김성규가 그렇다. 보이그룹 인피니트 시절 늘 핏대 세워 노래하며 최선을 다했고 솔로 활동에선 과격한 도발보다 안정적인 도전으로 보장된 퀄리티를 보여줬다.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울림을 떠나 새로운 소속사로 이적 후 내놓은 미니 앨범 < Savior >에서 서정적인 록과 발라드로 차분히 기반을 다졌던 그가 새로운 EP < 2023 S/S Collection >에선 한결 가볍고 유쾌해졌다. 그 무드를 대변한 타이틀 ‘Small talk’는 일전의 진중함을 덜어낸 만큼 그만의 장점을 부각한다.
맑은 전자 기타와 명랑한 드럼 비트, 약간의 코러스가 더해져 깔끔한 구성이다. 기본에만 집중하여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사운드를 쫄깃하게 만드는 건 보컬의 리드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듯 힘을 뺀 창법이 리드미컬하게 속도를 내고 특유의 ‘청량함’이 곡의 콘셉트와 계절에 알맞게 떨어져 무난한 곡에 환심을 불어 넣는다. 적당한 노래로도 평균 이상의 호감도를 자극하는 그는 음색도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